밖으로 나온 하타테가 토킨을 부여잡고 서둘러 인파 사이에서 날아가는 요우무를 보며 말했다.

"저기 잠깐만! 요우무!"
빨리 대령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날던 요우무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반령이 드리프트할 정도로 급하게 멈추고는 황급히 돌아보며 말했다.

"응? 누구?"

자신을 부르는 하타테를 향해 멀뚱멀뚱 바라보던 요우무가 기겁하며 말했다.

"저, 혹시 제가 거기서 지갑놓고 갔나요??"

얼굴까지 붉어지며 황급히 꾸러미를 확인하며 어수선한 모습의 요우무를 보며 표정없이 그녀를 탐구하던 하타테가 반령의 한기를 살갗 그대로 느끼고는 폰카를 찍으며 말했다.

"아니, 그건 아닌데."

"휴, 있다! 실수한 줄 알았네.. 그럼 용건이 뭐죠? 저 이거 빨리 유유코님에게 가져다 드려야 돼요."

"그거 화과자치고는 크지 않아?"

상자의 크기를 보고 당황하는 하타테를 보며 요우무가 상자끈을 잡은 손으로 박수를 치며 말했다.

"네, 일부러 그렇게 했어요! 이번에 린노스케씨가 꾸미기 전문인 화과자 명인이랑 주문 제작 및 대행판매를 시작하셔서 전단지보고 엄청 크고 예쁘게 해달라고 했거든요."

"와, 정말? 혹시 이거야?"

하타테가 자신의 폰을 돌려서 화면을 보여주자, 요우무가 주문한 화과자가 아름다운 색깔을 자랑하며 나비와 벚꽂등이 밤앙금, 팥앙금과 더불어 딸기등 여러 과일 조각과 함께 장인의 손에 꾸며져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와! 대박!! 이거 맞아요!! 어떻게 이걸.."

"네 능력이 염사잖아. 생각 그대로 찍을 수 있거든."

'오오'하는 소리와 함께 감격한 눈으로 하타테를 바라보는 요우무에게 하타테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어흠, 사실은 너에게 뭘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네, 역시 텐구시니까 딱 봐도 물어볼 게 많으실 것 같았어요."

한층 밝아진 모습의 요우무가 아량을 베풀듯 눈웃음과 함께 반령을 흔들면서 손짓하며 말하자, 하타테가 폰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기자라는 직업상 어쩔 수 없어. 저번 봄에 아야랑 같이 네 주인과 함께 붕붕마루 신문 봄 특집을 찍었지? "

"네, 정말 행복한 추억이었어요!"

그 때의 감휘에 도취되어 해맑은 미소를 짓고 추억하는 요우무를 보며 하타테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물었다.

"그 때 기사는 읽었는데 그때 현장은 어땠어?"

그 말에 슬쩍 당황한 요우무가 한 손을 누관검 손잡이에 대면서 말했다.

"그건 왜 물어보세요? 뭔가 잘못된 게 아니라면 백옥루의 일이라 사생활 침해인데요."

그러자 하타테가 피식 웃으며 핀잔주듯 언성을 높히며 말했다.

"왜 그래, 나도 기자라고. 다만 기자는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야 하잖아? 그런데 이 아야라는 애는 오히려 기사를 위해 사건을 만든다고. 얼마나 주객전도적인 일이야? 그래서 어떻게 사건을 꾸미고 다니는지 그 진상을 기자로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거든."

자신의 목 뒷덜미를 만지작 만지작거리며 곰곰히 생각하던 요우무가 생각만해도 기분 좋은지 입이 귀에 걸리며 붉어진 얼굴을 티내곤 털어놓았다.

"그럼 할 수 없네요. 당장 말해 드릴게요. 너무 좋은 기억이라 뭐부터 말해야하나.. 아! 아야 씨가 모미지 씨랑 같이와서 제가 무슨 용건인지 알아보려 갔었는데 무슨 취재를 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방문객 많아지는 거 싫다고 실랑이좀 하다가 유유코님이 오셔서 승낙하시곤 취재에 들어갔죠. 아, 그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보니 모미지 씨랑 졸라서라도 붙어볼걸. 두고두고 아쉽네요. 저보다 무예에 대해 더 많이 아실텐데."

대충 낀 팔짱으로 눈을 감으면서 한숨쉬며 안타까워하는 요우무를 보며 하타테가 열심히 버튼들을 눌러 속기했다.

"오호, 그래서?"

"그렇게 유유코님이랑 같이 서로 이야기하다가 저랑 유유코님이랑 같이 음식도 만들고요. 정말 맛있었어요. 유유코님도 그렇게 요리할줄 알면 좀 알려주시지. 그리고 또 같이 사진도 찍고, 또 함께 벚꽃잎 날리는 아래서 다 같이 식사도 하고요. 거기에 또 나들이도 갔어요. 아야씨랑 다 같이요. 거기서도 사진도 많이 찍었고 그리고 또.."

요우무의 두서없는 말에 폰의 자판으로 타이핑하던 하타테가 깔끔하게 포기하고 무덤덤하게 녹음기능을 작동시켰다.

"유유코님이랑 둘이서 오긋하게 시간보내다가 태양의 꽃밭에 가서 봄철 꽃들도 보면서 유카씨도 봤고요. 또.."

"아, 알았어! 알았어. 생각만해도 좋은 거 알겠으니까! 제발 그 '또' 좀 빼줘."

"어머, 제가 그랬나요. 죄송해요. 그러니까요. 유유코님이랑 저랑 엄청 다정하게.. 흐히힛, 너무 좋게 봄을 보냈거든요."

미안해서 겸연쩍게 웃으면서도 좋은 티를 열심히 내며 손까지 이리저리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요우무를 보며 하타테가 한숨과 함께 말했다.

"아냐.. 뭐 나중에 녹음한 거 들으면 되겠지. 어쨌든 아야가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먼저 꼬드겼다는 거지?"

"꼬드겼다기보단 음.. 제안에 가까우셨던거 같아요. 어쨌거나 유유코님이 오히려 좋게 보며 승낙해주셨으니까요."

화기애애하게 웃는 요우무의 얼굴을 보던 하타테가 불만족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미간을 찌뿌렸다.

"그럼 어쨌든 사건 자체를 자기가 기획하고 만들었다는 거네. 그게 신문이야? 잡지지. "

"어.. 뭐 문제가 있나요? 신문 진짜 사진 예쁘게 뽑혀서 나머지도 제 방에 스크랩해 놨거든요. 흐흐흐."

얼굴에 홍조를 가득 띄우고 웃는 요우무를 보며 하타테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니까 말야. 나나 아야나 기자야. 보아하니 검을 쓰는 것 같은데 검을 쓸 때도 뭐 검을 함부로 꺼내고 다루면 안된다거나 살생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던지 같은 무예도(武藝圖)나 윤리라는게 있잖아. 우리는 보고 기록하고 알리는 역할이지 그걸 만들어내는 역할이 아냐. 아야는 그걸 어겼고."

하타테의 말에 슬쩍 뜨끔한 요우무가 표정이 굳으며 어색한 웃음으로 두 집게 손가락을 맞대고 비비면서 눈을 못 마주치자 하타테가 빌빌꼬는 반령을 보면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응? 왜 그래."

"이, 아네요. 아네요. 헤헤." 요우무가 일부러 손사래를 더 치면서 어색함을 무마했다.

"그런데 저기 성함이 예전에 들었는데 하타테 씨였나.. 맞죠? 아야 씨야 이때까지 그래왔잖아요. 그렇다고 사실을 안 알린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기획기사라고 알려줬고요.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만족하면 된 거 아닐까요?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요우무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상자를 들면서 말하자 하타테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 이건 '기자'라는 직업정신에 어긋나는 거야.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개입은 순리에 어긋나는 왜곡이라고."

"아, 그런가요? 마치 '이변'같네요. 이변도 순리에 어긋나는 거지만요."

사실 이변으로 찔린 구석이 있는 요우무가 여전히 붉은 얼굴로 솔직하게 흔들리는 반령과 함께 목소리를 흐리면서 말했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이런 작태를 알리기 위해 사실에 근거한 증거를 모으는 중이야."

하타테가 무덤덤하게 녹음기능 중인 폰을 보여주며 말했다.

"그래서 요우무, 음성증거 고마워."

다른 손으로 볼을 만지며 생각하던 요우무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네, 뭐, 옳은 게 옳은 거겠죠. 그래도 저는 그것이 그르다해도 무척 좋았는걸요. 정말 많은 게 바뀌었어요."

"응? 뭐가?"

"제가 유유코님의 종자(從者)로 봉사하면서. 솔직히 일의 연속이었거든요. 시종이 하는 일이라지만 솔직히 저도 아직 어리잖아요. 제가 뭐 제대로 된 휴가가 있나 쉬어보길 하나, 검 쓰는 일 아니면 집안일에 유유코님은 신경은 쓰시는 것 같긴 한데 거의 장난치시는 거 아니면 시키시는 거니까 슬슬 마음도 몸도 지치고 짜증도 나고 일상도 무덤덤하고 스트레스받고 정작 쌓인 심적 불만은 풀 여유도 없고 그러다보니 그동안 내색을 안했는데 저도 모르게 말투가 까칠해진다던가 그냥 티낼 정도로 못 견뎠었어요."

한숨을 깊게 쉬며 심호흡한 요우무가 눈 가장자리에 고인 물방울을 손가락으로 털며 말했다.

"어후.. 아우.. 죄송해요. 하.. 감정 좀 올라오네요. 근데 봄날에 아야 씨랑 모미지 씨랑 와서 유유코님과 같이 취재 참여 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었어요. 제가 혼자 해드리던 요리도 같이 하고, 저를 위해 도시락도 싸주시고 사진도 찍고 나들이도 가고.. 또 앨범이나 같이 찍은 사진이 든 액자도 집 안에 걸어놓고.. 유유코님이 표현은 잘 안하셨지만 절 얼마나 따뜻하고 생각하시는지를요."

물방울이 많이 고여 손등으로 눈을 훔치는 요우무를 보며 하타테는 생각에 잠기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저 힘든 것만 생각하고 저야말로 표현도 잘 못하고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 또 얼마나 저를 한 식구로써 여기고 계시는지.. 그래서 정말 보람차게 모시고 헌신하고 있어요. 저도 유유코님을 아끼고 사랑하니까요."

요우무가 뭉클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며 다른 팔로 반령을 인형처렴 끼고서 자연스럽게 웃자, 하타테도 그러한 감정이 공감되었는지 떨리는 손으로 녹음기능중인 폰을 슬쩍 쳐다보고는 고개를 들어 요우무의 반짝반짝 글썽이는 눈동자를 보며 안타까운 표정에서 어렵사리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휴, 주책맞게 남앞에서. 죄송해요. 부끄러운 모습 보였네요. 요즘 긍정적으로 살다보니 예전보다 너무 감정이 풍부해져버려서."

"아냐, 괜찮아. 반령의 차가움만 있는 것 보단 낫겠지."

하타테가 요우무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하자 요우무도 '하아아'하고 숨을 고르며 등에 맨 두 검들을 만지면서 감정을 추스렸다.

"그럼.. 좀 도움이 되셨나요?"

복잡한 심경을 손과 같이 떨리는 폰으로 보여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요우무가 상자를 보이며 말했다.

"네, 만나서 반가웠어요. 다음에 또 뵈요. 이거 유유코님이 엄청 기다리시거든요."

"나도 반가웠어. 예쁜 걸로 잘 가져가,"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유유코님 웃는 모습 보러 갈게요. 살펴가세요."

요우무가 말을 마치고 반령까지 고개숙여 인사하고는 허겁지겁 날아가자, 녹음기능이 작동중인 폰을 힐끗 쳐다본 하타테가 토킨을 고쳐쓰며 난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어휴.. 쳇.. 이거 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돌아서며 머리를 쎄게 긁적이던 하타테가 '아차'하고 놀라며 외쳤다.

"아, 녹음기능 안 껐어!"

황급히 폰으로 정지후 저장을 누르고 재생한 하타테가 인상을 찌부리며 말했다.

"하.. 마지막에 했던 말도 녹음 되었잖아. 짜증나. 이 바보."

폰을 집어넣고 다시 향림당으로 발걸음을 옮긴 하타테가 다시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발로 뛰니 증거가 나오네. 이게 바깥에서의 취재하는 거구나. 그럼 좀 더 캐볼까."


한편 향림당에서 여유롭게 찻잔에 몇 번 우려낸 차를 따라 마시는 레이무를 보며 아주 작은 실리카겔 구슬을 집어 손 안에서 굴리던 마리사가 말했다.

"레이무는 날도 더운데 그 뜨거운 걸 잘 마시네."

"차는 몸에 좋으니까. 나름 이열치열이란 말야."

"어.. 알겠는데. 보는 사람도 더워."

린노스케가 파리가 붙은 끈끈이를 떼서 버리고 먼지털이로 주위의 먼지를 털자, 마리사가 '판매 대행'이라고 붙여진 진열장을 보며 말했다.

"코우린도 치르노에게 얼음판매 대행 하면 안 돼?"

그러자 한심한 질문이라는 표정으로 린노스케가 대답했다.

"얼음은 이 날씨에 금방 녹아서 무리다."

"아깝네. 요즘 치르노가 제일 바쁘고 잘 나가던데. 돈도 많이 벌고."

"뭐, 이 가게를 하는 게 굳이 돈 버는게 목적은 아니니까 상관은 없다만."

"어? 그럼 나 이거 하나 더 먹어도 되지?"

"아니." 린노스케가 칼같이 대답했다.

"치. 언행불일치야. 코우린. 요즘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단게 많이 땡긴단 말야."

"복잡한 일이 환상향에 한 둘은 아니지."

린노스케가 무심하게 말하며 무연총에서 주어온 물건들을 정리하자 마리사가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에이, 예전의 이변같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라니까. 답답한 건 지금 레이무도 마찬가지일걸."

레이무가 대답대신 차를 마시자, 인상을 찌뿌리는 마리사의 표정을 본 린노스케가 그녀들을 바라보며 만쥬 몇 개를 집어 탁자에 놓고 말했다.

"그래도 너희들이 그 나이에 산전수전 다 겪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꽤 큰일들이 잦은가 보군."

레이무와 마리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만쥬를 집어 먹는 사이, 누군가가 들어오는 기척을 느낀 린노스케가 시선을 돌렸다.

"여어, 주인장 계시는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에 두 소녀가 시선을 돌리자, 인사하는 린노스케의 앞에 곰방대를 들고 변신한 마미조가 꼬리를 살랑 흔들며 서있었다.

"뭐야?"

"여긴 뭐하러 온 거지?"

낌새를 파악하고 경계하는 레이무와 마리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진정시키는 린노스케가 차분하게 말했다.

"뭐긴 고객이 가게에 물건 사러 오셨겠지. 어서 오십시오."

"주인장이 참으로 자상하시구만. 허헛."

"찾는 물건이라도 있으십니까."

"린노스케 씨. 저런 요괴는 조심해야 돼요.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 모른다고요."

레이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외치자 무안해하는 린노스케에게 마미조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혀, 내는 그저 물건좀 사고 좀 알아볼게 있어서 그런거제."

"결국 목적은 있었다는 거네." 마리사가 만쥬를 오물오물 씹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떤 걸 찾으시죠."

"부채랑 요즘 무슨 일이 일어나능가 알아보려 그러제."

린노스케가 고개를 끄덕이며 진열대에서 부채를 찾아 주자, 부채를 흔들어본 마미조가 레이무를 보며 말했다.

"그려, 거기 얼라들은 근황이 어떤가 궁금하구마이."

"요괴에게 무슨 할 말이 있다고."

레이무가 혀를 차며 말하자, 마리사가 입가의 만쥬가루를 털면서 말했다.

"그래도 요번에 오니 퇴치건 있었잖아."

"그거 말도 꺼내지마. 짜증 올라오니까."

레이무가 한 쪽 머리를 부여 잡으며 인상을 쓰자 흥미롭게 본 마미조가 돈을 지불하고 물었다.

"호오, 무슨 일이 있었능가."

"믿을 수 없는 상대한테는 말 안해, 더구나 요사스러운 너구리면 더욱."

"경계심이 심하구마, 요괴가 이변을 일으킨다면 요괴가 이변을 해결할 수도 있는 게 이치거늘."

"그러게, 레이무, 생각해보니 어차피 믿어야 본전이잖아."

깊은 한숨과 함께 못마땅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는 레이무를 신경쓰면서 마리사가 말했다.

"요즘 레이무 신경이 날카로울 수 밖에 없어서. 이해해 달라제."

"호오." 마미조가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말하자면 긴데. 오니들이 인간마을에서 납치등 온갖 소란을 벌이니까 사나에랑 같이 한 번 혼쭐을 내줬거든. 그런데 자기들은 한 거 아니라고 똑같은 짓을 더 하고 말야. 이미 오니가 납치하는 걸 봤다는 것도 많이 목격되었고. 또 응징을 해도 다시 복수로 돌아오니까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서 말야."

"그럼 사람들을 지키느라 한창 바쁠텐데 여기서 꽤 여유롭게 있구마이."

마미조의 말에 레이무가 '쯥' 소리와 함께 혀를 차며 불제봉으로 자신의 다리를 툭툭 건드렸다.

"어차피 사나에가 먼저 있을텐데 뭐하러 귀찮게."

특유의 낙천적인 모습이기 보단 체념에 가까운 모습에 당황한 마미조가 황당해하며 물었다.

"으음? 자넨 무녀가 아니던가?"

"맞는데."

"그럼 요괴가 일으키는 사건을 해결하려 다니는게 그대가 아니던가?"

"아니, 그러니까. 내가 나서기도 전에 사나에가 다 해결한다고!"

언성을 높히며 짜증나는 레이무를 지켜보던 린노스케와 마리사가 다독이며 말했다.

"야, 야. 진정해. 레이무. 요즘 사나에가 요즘 이변이나 사건이나 귀신같이 알아채고 먼저 해결해버리니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그러다보니 레이무나 나나 거의 뒤처리를 맡고 있고."

"그 무녀는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겐가?"

"내 말이!" 레이무가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며 팔짱을 꼈다.

"낸들 아나제... 본인 말로는 요즘 신기(神技)를 잘 받아서 그렇다던데. 그래서 다들 사나에만 찾다보니 레이무가 신앙심 얻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할일 하면 요괴들은 요괴들대로 분노에 차서 말썽부리고. 참, 요즘 신사에서 스이카랑은 어때?"

"걔 이야기 꺼내지마."

"왜?" 눈치를 보며 차를 마시는 레이무에게 마리사가 침을 삼키며 물었다.

"걔도 어지간히 스트레스 받았는지 오니 습격과 관련해서 자기에게 한 번만 더 그 이야기하면 뿔로 조샤버린다고 하더라. 그렇게 비겁한건 오니도 아닌데 오니 전체가 욕먹는다고."

"참, 뭐 스이카같은 오니 입장에서도 빡칠만 하지. 근데 우리도 인간을 습격하니 빡칠만 하잖아."

두 소녀들의 말을 듣던 마미조가 진지한 눈빛으로 고심하자 마리사가 모자를 살짝 올리면서 다시 물었다.

"신묘마루는?"

"걔 요즘 내 눈치보면서 격려 많이 해주기는 해. 식사할 때도, 인간이랑 요괴랑 분위기가 안 좋으니까 나나 걔나 서로 눈치밥이지 뭐."

"쩝, 여러모로 골치 아프고 피곤하다제."

"일단 사나에가 한번 더 화력시위로 크게 경고를 줄 생각이라는데 잘 해결될지는 모르겠군."

린노스케가 차가운 물을 떠와서 레이무와 마리사의 옆에 놔두자, 레이무가 바로 들이키며 말했다.

"글쎄요. 혼자 다 해먹으니 저도 부를지는 모르겠네요. 여러가지로 귀찮으니까 하나라도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어요, 린노스케 씨."

"그래도 인간마을에서 불만과 혼란은 진정될테니 좋게 생각하렴. 레이무"

"코우린 말이 맞는 것 같아." 마리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대화중에 끼어서 미안허구만. 내가 붕붕마루 신문중에 지금 사건에 대해서 기사가 난 걸 찾고 있는디 혹시 모아놓은 안 쓰는 폐지중에 그 신문들이 있는감?"

소녀들의 넋두리를 감상하던 마미조가 차분히 말하자 린노스케도 콧등의 땀으로 내려간 안경을 쓱 올리며 말했다.

"네, 제가 구독자라 많이 모아두었죠."

"오오, 다행이구마이, 내가 그 신문이 좀 필요했당께."

"아하하, 네. 저기 보이세요?"

린노스케가 손가락으로 한쪽 벽을 가리키자, 기름에 적셔진 채로 액자에 포장된 신문이 고리에 걸려서 장식되어 있었다.

"저게 뭐당까?"

"아야가 준 붕붕마루 신문 애독자들에게만 주는 최고화력 붕붕마루 신문 기름함유 한정판입니다. 불쏘시개로 그만이라는군요."

"참, 둘 다 저런 쓸데없는 것에 애착을 둬." 레이무가 핀잔을 주며 말하자 린노스케가 레이무를 바라본 마미조를 살피며 말했다.

"레이무, 해괴..아니 희귀한 물건은 나름대로 소장가치가 있는거야. 궁금하면 살펴보시죠."

이미 오랫동안 적셔있어서 글씨도 알아보기 힘든 신문을 유심히 보자 린노스케가 마미조를 안내하며 말했다.

"여기로 오시죠. 요즘 종이가 귀해져서 손님 한꺼번에 모으고나서 재생종이로 만들어 아큐에게 주려고 놔두었거든요."

탐스럽고 복슬복슬한 꼬리를 들고 마미조가 따라나서자, 마리사가 슬쩍 쳐다보며 말했다.

"와 저거 엄청 더워보인다."

"아, 마리사 너 요즘도 마법 공부하고 있어?"

"응, 요즘 그냥 순수 마법 외에도 마법시약이나 도구등 다양하게 응용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지. 재료값이 많이 드는게 문제지만."

'책값은 안 드는 건가?'라고 물어보고 싶었던 레이무가 꾹 참으며 차가 내뿜는 증기로 코에 스물스물 깃든 물기를 닦고는 다시 물었다.

"혼자 익히려면 많이 힘들겠네." 

"응? 혼자가 아닌데. 파츄리랑 앨리스랑 같이 익히고 있어. 마법사들끼리의 조별과제라고."

"걔네랑?" 레이무의 눈이 마리사의 동공에 고정되며 빠르게 깜빡였다.

"응, 기계나 도구에 응용하기 위한 마법원리와 재료등 여러 방법들을 시연하려면 기존의 책으로는 힘들거든, 그걸 통해서 코우린의 도움없이 이 팔괘로를 엄청 강하게 개조해서 엄청 강해질거야."

"대단하네, 잘 해봐."

별로 탐탁지 않은지 영혼없는 말과 함께 고개를 돌리는 레이무를 눈치챈 마리사가 금발의 머리를 쓸어넘기면서 언성을 높히며 물었다.

"왜 그래? 뭐 마음에 안 드는 거라도 있어?"

"뭐가?"

"아니 말의 억양이 좀 이상하잖아. 불만있는 것처럼.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이야기 해!"

그러자 레이무가 찻잔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더니 붉은 끈으로 묶은 양 옆의 흑발을 흔들면서 목청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웬만하면 걔네들이랑 너무 마음 터놓고 어울려 다니진 마. 안 된다면 심리적인 거리감이라도 둬."

"왜?" 마리사가 황당해서 언성을 높히며 두 옆구리에 손을 데며 외쳤다.

"걔네도 엄연히 인간과 다른 종족인 마법사. 요괴나 마찬가지인 애들이잖아."

"응, 맞아.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모자가 흔들릴 정도로 따지는 마리사에게 앞머리를 쓰윽 내린 레이무가 무서운 눈빛으로 하타테의 들어오는 발 걸음과 함께 박자를 맞추며 자신의 의사를 입 밖으로 털어놓었다.

"요괴는 믿을 게 못 돼."

부적만 안 들었지 불제봉으로 당장이라도 요괴를 퇴치할 눈빛으로 말하는 레이무의 말을 듣고 마리사나 하타테나 당황하며 굳었다.

"아니, 레이무. 네가 요괴 퇴치전문이라서 그런 마음 드는 건 알겠는데. 걔들은 같은 전공이란 말야."

"어쨌든 안 돼, 특히 요즘은 진짜 안 돼. 하늘뿐만 아니라 머리가 두 쪽나도 안 돼. 다 널 위한 소리야."

레이무의 단호하면서도 울먹이는 듯한 얼굴과 말투를 본 마리사는 들어오다가 얼굴이 굳은 하타테와 눈이 마주치고는 신경 쓰이는지 흰 리본이 달린 검은 모자를 벗고 장발의 머리를 긁적이면서 한숨을 털어놓으며 말했다.

"하, 그래. 뭐 너야 언제나 쓸데없는 소리는 안 했으니까. 그럼 그 이유나 들어보자."

조심히 레이무의 눈치를 보며 휴대폰을 꺼내든 하타테를 보지도 않은 레이무가 더운지 붉은 리본을 다시 매고는 마리사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걔네들은 목적을 위해선 수단을 가리지 않아. 그게 왜 잘못된지 모르고 잘못된 걸 알아도 주저없이 하는 애들이라고. 도덕도 윤리도 없는 애들이니 네가 그 수단이 될 수도 있어."

레이무의 충고를 들은 마리사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헝클어진 뒷머리를 정돈하며 말했다.

"뭐, 나도 요괴들의 잦은 이변을 봐왔고 요괴퇴치는 수도 없이 해봤지만 어느 정도 이성 박힌 애들은 그래도 이야기가 된단 말야. 유카리에, 스이카에, 신묘마루에 반요인 코우린까지 요괴들과 살고있는 네가 오히려 너무 다 싸잡아서 요괴를 나쁘게 보는 거 아냐?"

"살아봤고 잘 아니까 그러는 거야. 오히려 마리사 네가 더 요괴를 좋게 보는 거 아냐?"

한숨을 길게 내쉰 마리사가 자리에 앉아서 남은 냉수를 들이키자, 하타테가 정말 조심조심 마리사와 레이무의 사진을 찍고 녹음을 하며 구석에 앉아 눈치를 보며 살폈다.

"그럼 말야. 마리사, 너는 '인간'같은 '요괴'하면 느낌이 어때?"

"음.. 뭔가 요괴라 생각자체가 괴상할 것 같지만 좀 친숙하고 어딘가는 좀 따뜻한 구석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와 생긴것도 비슷할 것 같고."

"그래?" 레이무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럼 너 '요괴'같은 '인간'하면 느낌이 어때."

"인성하나는 끝내주게 망가져있을것 같은 느낌인데.. 좀 부정적인?"

마리사가 대답하고 멀뚱멀뚱 레이무를 쳐다보자, 그 차이라는 듯이 레이무가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머릿속에 의도가 정리된 마리사는 한숨을 쉬었다.

"어휴, 더운데 소모전은 그만 하자. 레이무 혹시 너 코우린 빼고 내가 말한 셋중 누구랑 싸웠니?"

"아냐. 아무튼 기억해. 내가 더 이상 자세히 말해줄 순 없어. 하지만 이것도 그나마 자세히 알려준 거야. 진짜로."

"뭔 소리야. 아까부터 진짜. 너 혹시 요즘 요괴퇴치 사나에게 뺏겨서 겪는 스트레스 나에게 푸니?"

"충고야. 충고. 너에게 도움될."

언성을 높히며 화를 내는 마리사에게 레이무는 마리사를 향한 안쓰러운 눈빛과 달관한 표정으로 남은 차를 들이켰고 하타테가 질문하면 척결당할 것 같아 조심조심 눈치를 살피며 마리사에게 물었다.

"저기 무슨 일이야..아니, 에요?" 

"아 몰라. 레이무가 뜨거운 것만 마시더니 더위 먹었나봐."

투덜거리는 마리사를 보며 주위를 살핀 하타테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물었다.

"주인장은요?"

"더위먹은 거 아니야. 그렇게 우습게 흘려 보내지마."

"그러든지 말든지, 네가 뭐라고 하든 간에 나중에 걔네랑 연구하러 갈거야."

"후, 좋을대로 해. 하지만 참고로 요즘 벌어지는 사건 외에도 큰 이변들 중에는 네가 말한 이성 박힌 요괴들도 더 복잡하게 잘만 했어."

"그런 애들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아, 코우린은 너구리 요괴랑 저기로 들어갔어."

"너구리 요괴?"

레이무랑 실랑이를 벌이던 마리사의 말에 의아해한 하타테가 감사의 뜻으로 인사하고는 레이무 심기에 안 건드리도록 허리를 숙여 조신히 들어갔다.


여러 쓰지 않거나 파는 종이를 모아놓은 진열대에서 주위를 살피던 마미조는 린노스케가 한 구석에 모아놓은 신문들을 꺼내는 동안, 눈에보이는 딱 봐도 환상들이 한 것 같은 색이 바래고 헤진 다른 신문들을 하나하나 살폈다.



'1973年 5月 2日 워터게이트 事件(사건) FBI 本格搜査(본격수사) 착수

 상원 선 특별조사단 구성 결의 [워싱턴-로이터 합동]


그녀가 흥미롭게 보며 또 다른 신문을 살펴보자, 헤진 헤드라인에 날짜가 다른 다른 기사도 쓰여 있었다.


 
'1989年 11月 10日 東獨(동독) 國境(국경) 전면 開防(개방)

자유왕래 보장 사실상 베를린 장벽 와해, 해외 체류기간 제한 철폐 - 1961년 베를린 장벽 설치후 가장 극적인 대서방 개방조치 단행, 정치국원 권터 샤보프스키 대변인은..'



"자, 여기 있습니다. 손님. 아무도 안 반기는 신문이었지만 그래도 만든 정성이 있으니 년도 별로 묶어 놓았죠."

린노스케가 잡동사니를 치운 식탁에 붕붕마루 신문들을 놓자, 주변의 햇빛 사이로 미세하고 무수한 먼지들이 만개하였고 안경에 달라붙은 먼지를 린노스케와 마미조가 동시에 안경을 벗으며 입을 열었다.

"저 혹시 안경닦이 있습니까?"

"혹시 주인장 안경닦이 가지고 있능가?"

술쩍 머뭇거린 린노스케가 한숨을 쉬며 다른 손으로 안경닦는 천을 쥐고 건네주자, 받아든 마미조가 안경을 먼저 닦은 뒤, 돌려주었다.

"안 가지고 다니시나 봅니다. 나름 필수품인데."

"아니, 꺼내기 귀찮아서 그려."

그 말에 자신의 안경을 닦던 린노스케가 멈칫하며 한숨을 쉬고는 악력을 쌔게 주면서 닦눈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다시 안경을 썼다.

"그나저나 이거 다 가져가시려는 겁니까?"

"아녀, 그저 정보를 원하는 것 뿐이여, 작년에 달에서 벌인 사건 이후로 내용들이 필요하제."

그렇게 말하며 린노스케의 도움과 함께 신문들을 정리하며 작년의 신문들을 뒤지던 마미조가 헤드라인에 집중하며 페이지들을 넘겼다.

"근디 자네는 이 신문들을 많이 읽었는 것 같은디 뭐 달라진거 없었는가?"

"어떤 점에서 말씀하시는지요?"

"뭐, 느낌이나 뉘양스 같은 거 말이제."

곰곰이 생각해보던 린노스케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네, 확실히 느낌이 좀 달라지긴 했죠. 정확히 작년부터요."

"어떤 점에서 말여?"

"음.. 예전에는 기사에 사실이 들긴 했는데 자기 사견이나 사심이 섞인 약간 찌라시스러운 느낌이 강했다면 요금은.. 사건에 대한 기사가 굉장히 세밀하고 정확해졌다고 하면 되겠군요."

린노스케의 말을 듣고 살랑살랑 흔들던 꼬리를 멈춘 마미조가 이해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많은 신문들 중 하나를 찾아 꺼내서는 빛이드는 자리에 놓고 살펴보았다.


'요괴의 산이 공격받다'
-공격주체 파악 불명으로 초기대처 실패, 금일 '요괴의 산'에 대한 규명되지 않은 세력의 침공으로 벌어진 자연 대파괴에 전 소속요괴 복구요력 파견해 막심한 피해복구 들어가.. 이변 진상 파악 및 대처를 위해 모리야 신사와 하쿠레이 신사쪽에서 움직임 보여,'


마치 무언가가 지나가면서 쓸어버린 것 같은 황폐해진 땅의 사진들과 공중에 날아다니는 텐구들의 사진들로 장식된 사진들, 대서특필된 기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마미조가 말했다.

"그려. 일단 이걸 시작점으로 보믄.."

"어? 안녕하세요."

하타테가 조심조심 들어와서 마미조의 기운은 느끼고 정중히 인사하자 마미조도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죄송하지만 장사하는 입장이라 원래 자리로 돌아가보죠. 정리는 제가 하겠습니다."

린노스케가 돌아가자, 마미조가 정식으로 인사하며 말했다. 

"어, 반갑네. 처자는 텐구로 보이는디. 내는 이 마을 근처에 사는 무명의 요괴 기자제."

"아, 저는 카라스텐구인 히메카이도 하타테에요. 저도 기자인데 실례지만 지금 어떤 걸 하시는가 취재해도 되나요? 너구리 기자씨."

하타테가 겸연쩍게 웃으면서 주위를 살피다 붕붕마루 신문들이 펼쳐 있는것을 보고 슬쩍 놀랐다.

"아, 그려그려. 하타테 양이 잘 왔구마이. 혹시 텐구인 하타테 양은 아야를 아능가?"

"알긴 한데.. 친하진 않아요. 아야에 대해서 조사중이신가요?"

마미조가 인자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하타테도 방방 뛰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와! 저도요. 역시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아니었어! 도저히 기자로서 다닐 수 없는 애의 내막을 밝히려고 저도 취재중이라고요!"

마미조의 두 손까지 맞잡으며 좋아하는 하타테를 보며 당황한 마미조가 마냥 미소짓자 들뜬 하타테가 신문들을 보며 말했다.

"이건 붕붕마루 신문.. 이걸로 증거들을 모으고 계셨군요."

폰으로 염사하는 하타테를 보며 마미조가 차분히 다가와 말했다.

"하타테 양도 내도 같이 취재하는 대상이 같은 것 같은디 지금 이걸 조사해 보겠능가?"

"네, 좋아요!"



Posted by 라쿠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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