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 월요일 AM 7시 25분 (교육 4일차) 몽전대사묘
다음 날, 이부자리를 개고 일어난 토지코는 머리를 감고 용모를 단정히 하고는 식사준비를 위해 마당으로 나섰다.
문을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자, 토지코가 다시 문을 두드리자마자 문이 벌컥 열렸다.
"어흠, 어허어? 토지코 자네 아닌가?"
"아이, 깜짝야. 야. 후토 니가 왜 태자님 방에서 나와?"
그러자 후토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다른 곳을 바라보며 말햇다.
"아, 그건 말일세. 태자님과 긴히 의론할게 있어 들렀다네."
"뭐?"
기가 막혀하는 토지코에게 방석에 앉은 미코가 홀을 손에다 두드리며 반갑게 말했다.
"토지코여. 좋은 아침이지 않은가. 후토는 내가 불렀었다네. 걱정하지 말게나?"
"네? 아아, 네."
뭔가 의아함을 느낀 토지코가 방의 내부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사이, 후토가 헛기침을 하고는 미코에게 인사하고 터벅터벅 자리에서 벗어났다.
"한데 멘레이키는 어디에.. 같이 있으셨던거 아니었습니까?"
"아침 일찍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옆방에 있다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상도 거하게 차려오도록 하겠습니다."
몸을 돌려 걸어가려는 토지코의 발목을 미코의 다음 말이 잡아세웠다.
"음, 알겠네. 근데 자네 곽청아를 보지 못했는가?"
"네?"
당황한 토지코가 동공을 흔들리면서 어설프게 두 손을 모으고 묻자 미코가 다른 손으로 헤드셋을 만지작거리며 눈웃음으로 말했다.
"요새 통 보이지 않아서 말이지. 후토는 못 봤다하니 자네가 알 수 있지 않을까해서."
토지코는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 잡생각을 없에고 고개숙여 말했다.
"저도 통..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가. 알겠네."
"네. 그럼 시장하시기 전에 차려오도록.."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니까 말이야. 후후."
"아아, 네. 그럼요. 저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 그래주겠나. 알겠네. "
미코가 능글맞게 웃자 토지코도 어설프게 웃으며 손가락을 떨며 말했다.
"군신의 걱정을 더는 것이 신하된 자의 도리임을요."
"알겠네, 알겠네. 얼른 같이 식사하고 시장기만 아니라 토지코의 긴장기도 풀도록 하세. 하하핫."
토지코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해주는 미코와는 달리 토지코는 목덜미에 더위때문인지 모를 땀을 한 방울 흘리며 바로 자리를 벗어나 옆방을 두드렸고, 기척이 있자 문을 열었다.
"멘레이키, 나오렴. 같이 식사하자."
토지코의 눈에 수많은 화선지, 종이들과 먹, 색이 있는 염료로 그려지고 칠해진 그림들이 수북히 말라가고 있는것을 본 토지코는 그림마다 수많은 가면들과 자신의 얼굴들이 가득한 것을 보고 기겁했다.
"지금까지 다 그린거야?"
"응, 그리고 웬만하면 코코로라고 불러주겠어? 내 이름 코코로야."
"으음, 알았어. 코코로, 지금까지 다 그린거니?"
"응, 이거 저어어언부우우우 다 나다. "
두 팔을 벌려 천장을 향해 올리며 몸짓언어로 표현하며 웃을때 쓰는 방화범 가면을 꺼내든 코코로를 보며 기분이 좋아진 토지코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그거 정말 대단한데."
"그치. 이것도 그렸어."
코코로가 꺼내든 화선지에 토지코와 미코, 자신과 코코로가 그려지고 살짝 떨어져서 곽청아와 요시코가 그려져 있는 그림을 본 토지코는 감탄하며 손으로 환해진 입을 가렸다.
"와.. 대박인데. 잠깐만. 자세히 볼께."
"응."
코코로에게 그림을 받아든 토지코가 바로 옆방으로 가서 미코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태자님. 멘레..아니 코코로가 그린 것 좀 보세요."
"오호, 이게 난가? 토지코와 후토도 있고."
그리고 슬쩍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곽청아도 자주 못 볼 텐데 그렸구만. 대단한 걸."
"그렇습니다. 태자님. 아주 잘 묘사하였사옵니다."
토지코가 가면의 영향으로 살짝 분위기 파악을 못했음에도 미코가 여전히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나 말일세. 관찰력이 매우 뛰어나고 묘사 능력이 크니 코코로의 복일세."
대견하다며 옆구리를 두드려주는 미코에게 기분이 좋아졌는지 춤을 한번 추고는 다른 그림들을 보여주자, 여러 가면들의 그림과 시장 풍경등, 자신이 봤거나 경험한 것을 그대로 그려놓은 것에 미코와 토지코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태자님, 토지코와 여기서 뭐하시는지요?"
주위를 살피다 방에 들어와 살피는 후토에게 토지코와 미코가 동시에 보라고 손짓하자, 영문을 모르는 후토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에 들어왔다가 코코로의 그림을 보며 말했다.
"응? 이게 난가?"
코코로가 고개를 끄덕이자 후토가 집중해서 보며 말했다.
"진짜 이 나를 그린겐가? 멘레이키여?"
"얌마, 코코로. 코코로!"
토지코가 면박을 주자 후토가 실수했다는듯 급하게 자신의 입을 몇번 치면서 코코로를 보며 말했다.
"어 음, ㅁ,오..코. 코코로여! 정말 고마우이!"
표정없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코코로의 시크해보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있어보이자 후토가 '오오.'하고 감탄하며 그림을 계속 쳐다보았다.
"뭘, 후토 언니나 토지코 언니나 머리가 조금 하얘서 안 칠해도 되니까 좋았어."
후토가 코코로의 말이 너무나 쿨하게 들려 감탄하고 토지코가 슬쩍 위를 보았다가 방화면 가면을 눈치채고 '아~'하고 상황을 인식하자 미코가 슬쩍 당황하며 말했다.
"그럼 저기 코코로여, 그럼 나는 그릴때 어때었는가?"
"어, 그 표현 저번에 마미조 씨가 아무도 몰래 가르쳐 줬는데."
잠시 생각하던 코코로가 집게 손가락으로 한 쪽의 눈꺼풀 아래를 광대뼈까지 잡아 당기고 혀를 내밀며 말했다.
"딥따 어려워!"
그 모습에 살짝 굳은 미코를 보고 웃긴데 웃으면 큰일날 것 같아 후토와 토지코가 서로 급하게 눈치를 보자, 미코는 '허허' 실없이 웃으며 천천히 물었다.
"이 너구리가 진짜. 왜? 인가? 코코로여?"
"너무 꾸밀게 많아!"
코코로가 자신이 그린 미코 그림의 헤드셋, 머리, 홀, 높은 옷깃, 허리띠등을 하나하나 가리키자 당황한 미코가 하소연하듯 말했다.
"그.. 그래도 난.. 아니 과인 모자는 안 썼는데..."
"아하핫, 이 코코로가 농도 참."
"그러게 말입니다. 귀여우니 너그럽게 봐옵서서."
토지코와 후토가 달래듯 진정시키자 아쉬운지 '쯥.'소리를 낸 미코가 다른 그림에 눈이 가서 말했다.
"명련사 쪽도 그렸군그래. 하긴 조금 있으면 절에 보낼 시간이겠지."
후토나 토지코나 '절에 보낼 시간'이라는 말이 도교의 태자 입에서 나오는게 영 적응이 안 되서 신기하게 보자. 코코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근데 이 그림은 뭔가?"
미코가 흘깃 보다가 든 그림에 살기 가득한 붉은 눈의 백랑텐구가 검을 들고 노려보고 마찬가지로 노란 눈으로 노려보는 카라스 텐구가 부채와 카메라로 서로를 겨누듯 바라보는 사이에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의 가면이 놓여져 있었으며 그 주위를 수많은 가지각색 원들이 채워진 모습에 당황하며 물었다.
"응? 그거. 그 맨날 오고 보는 텐구언니들이랑 나."
"그럼 이 중앙에 있는 가면이.."
"나야."
슬쩍 의미를 파악한 그녀들이 계속 쳐다보다가 미코가 배경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이 원들은 설마."
"당연히 이거야."
코코로가 열려진 방문을 향해 탄막 몇 개를 쏘며 그대로 보여주였다.
"태자님. 정말 고려하옵건데 아무래도 불교놈들의 이단성과 텐구의 폭력성을 배워오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토지코와 동감이옵니다. 태자님. 사고라도 쳤다간 무녀들이 가만있지 않을겁니다."
미코가 잠깐 생각하다가 자신의 무릎을 치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괜찮다네. 이런 요괴 저런 요괴 있다는거 경험하며 배우는거지. 그리고 대처하는 법을 터득하는게 사회생활 아닌가."
"네에?"
그리고는 당황하는 토지코 옆의 후토를 가리켜 핀잔을 주었다.
"그리고 말야. 사고는 너가 치지. 내가 교육 기간중에 아무것도 하지 말랬더니 바로 불 지르러 가?"
"아. 송구하옵니다. 태자님."
"귀공이 그럴 때마다 내 속이 탄다네. 그리고 토지코!"
"넵! 태자님!"
바싹 긴장한 토지코에게 미코가 정말 진지하고 근엄하게 명령을 하달했다.
"코코로에게 높임말 가르치도록,"
"...."
"...."
"높임법?"
코코로가 당황하자 토지코와 후토는 어이없는 표정을 어떻게든 숨기려고 절을 하며 팔 사이로 얼굴을 가렸다.
"왜 대답이 없나?"
"네, 알겠습니다."
"알겠사옵니다. 태자님."
"많이 배울수록 생각이 깊어지는 법이니 기회를 잘 잡도록 하게. 코코로여."
"응, 알았어. 언제가?"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보낼걸세. 토지코나 후토나 준비 맞추고 보내도록 하게."
"그럼 나 저 그림들 자랑하게 몇 장 챙겨가도 돼?"
"그러도록 하게나. 나는 도사들과 호흡수련을 하고 가르침을 주려 하니 이만 행차 하도록 하겠네."
"조심히 다녀오시옵서서."
토지코가 방문을 벗어나는 미코를 바라보고 나서 미코가 있던 자리를 보았다가 코코로가 그린 그림중에 만다라 2가 있는 것을 보고 슬쩍 불안한 눈초리로 후토와 같이 붓과 염료, 먹을 정리하는 코로로를 쳐다보았다.
"아으.. 이거 뭐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모르겠네."
대놓고 본심이 나온 토지코의 말에 후토와 코코로가 동시에 그녀를 쳐다보자, 무안해져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개를 저은 토지코가 답답한지 밖에 나왔다가 신령묘 바닥에 박혀있는 신문 문텅이를 발견하고는 힘을 주어 빼고는 끈을 풀었다.
"이 텐구는 벌써 아침밥 볼쏘시개를 쓸 신문을.."
신문 1면에 [文々。新聞(ぶんぶんまるしんぶん 붕붕마루 신문)]이라고 전혀 적혀있지 않아 당황한 토지코가 듣도 보도 못한 신문이름에 헤드라인이 '7/25 특보, 불교-도교간 회동 입수.' 라고 쓰이며 코코로와 뱌쿠렌, 미코가포함된 사진들이 실려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
"뭐야? 텐구가 기사 아직 안 낸다더니?"
그 외에 만남에 관해 여러 추측기사들과 사진들이 가득한 2,3면 기사를 본 토지코가 침을 삼키며 시선을 고정하자, 후토가 다가와 물었다.
"토지코, 내가 불 올려놨다네. 여기서 가만히 서서 뭐하는가?"
"이거 봐."
토지코가 건네준 신문을 보고 동공이 커져서 굳은 후토를 보며 들어와서 이야기 하자는 듯이 그녀의 팔을 잡고 들어간 토지코는 코코로와 마주한 식사자리에서도 서로 밥을 깨작깨작 먹으며 냉수를 들이켰다.
"..."
'왜들 저러지?' 하며 젓가락 물면서 눈치를 보던 코코로는 그릇이 젓가락에 부딪히는 소리도 내지 않는 둘을 보며 계란말이를 집고 소리나지 않게 씹었다.
답답한지 냉수를 다시 들이킨 토지코가 입을 열었다.
"이건 이미 약속을 저 버린게 아닌가 싶은데 후토 생각은 어때?"
"이건 아니라고 보네만 내가 알기로는 그 텐구의 신문은 아니네."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 일이 주목 받으면 정말 복잡 해진다고."
"보는 눈도, 들쑤시고 다닐 자들도 많아질 거라고 보네."
"이건 태자님에게 말씀드려야지."
"아무렴."
둘이 뭔 얘기를 하는건지 모르는 코코로가 미소된장으로 양념한 가지새우 볶음을 집어 오물오물 씹고 스물스물 김이 올라오는 하얀 쌀밥 한 움쿰을 떠서 후후 불며 입에 넣자. 밖에서 무언가 요란한 소리가 났다.
재빨리 방문을 연 토지코의 눈에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 아야와 지겨운지 미간을 찌뿌리며 배낭과 검, 방패를 맨 모미지가 그녀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토지코가 대답대신 신문을 던져주자, 모미지가 움직이기도 전에 받아든 아야가 천진난만하게 토지코에게 장난치시는 거냐고 말하며 1면을 보고는 손부터 시작해 몸을 떨면서 입술을 깨물며 눈가를 심하게 찌뿌렸다.
"이, 이게 뭐얏!!"
"그거 우리가 할말이라네." 토지코가 소리를 지른 아야에게 표정의 미동도 없이 냉소적으로 따졌다.
"이건.. 그래요! 알겠네. 다른 텐구기자가 눈치채고 터트린거예요. 기자란 특종에 혈안이 있으니까요."
'자아비판 쩌네.' 라고 생각한 모미지가 너무도 꼬신 광경에 가만히 있자, 아야가 고개를 들리며 주먹을 쥐듯 신문을 구기며 말했다.
"아잇.. 옆집 꽃이 붉어보인다 3고 내 특종에 감히 다리를 뻗어? 신경 쓰여서 짜증나네."
"그럼 자네랑 관계 없다는 건가?"
"네? 이거 제 신문도 아니잖아요. 봐봐요. 붕붕마루라고 써져있나."
"하지만 지금 자네가 요괴의 산을 대표하고 있잖나. 이걸 주도하는 것도 자네고."
그러자 아야가 헛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명치를 주먹으로 툭툭치면서 한숨을 쉬었다.
"어휴, 어휴우~ 요괴의 산에 기자가 한 둘도 아니고.. 저도 이거 남에게 지금 선수 뺏긴라고요. 기사의 양과 질로 경쟁하는 기자의 사회에서 제 타격이 얼마나 큰지 알아요?"
'기자'라는 말에 혹시 하타테가 썼나하고 신문을 슬쩍 보았지만 '화과자염보'라고 쓰여있지 않아 슬쩍 아쉬운지 황당해하는 토지코와 후토, 열심히 밥 공기를 비우는 코코로를 바라보았다.
"요즘 좀 자주 돌아다녔더니 미리 요청한 엠바고를 무시해.. 찌라시들 아니랄까봐! 당장 가서 따져야지."
"우히히히힣"
갑자기 빵 터지 모미지를 보며 "쟨도 왜 저러냐'는 듯이 토지코와 후토룰 의식해 아야가 따졌다.
"넌 또 왜 웃어?"
"아후훗, 커흨, 아니, 참, 찌라시가 찌라시라고 하니까."
"인정."
"나도."
순식간에 세 명의 마음이 통하자 짜증이 복받친 아야가 신문을 심하게 구기며 말했다.
"아잇, 몰라요! 너도 그만해! 진짜 그만해! 코코로양 데리고 가기전에 이 신문들 다 처리하고 올 게요."
"이미 퍼질대로 퍼졌을 텐데.크크킄"
모미지가 웃으며 아야를 보았다가 온데간데 없이 순식간에 사라진 모습을 보며 후련한지 코웃음을 쳤다.
"잔상도 없는거 보니 급하게 주으러 갔나보네."
"뭐야. 근데 자네는 왜 안 가나?"
후토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는 모미지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그녀를 멀뚱멀뚱 바라보자, 후토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자네도 저 카라스텐구와 한패 아닌가?"
"아닌데요."
"그럼 왜 같이 다니나. 같은 소속이라서 그런게 아니었나?"
"아니, 그러니까 말하자면 실습 연수 강제계약이라.."
볼을 긁적이며 한숨을 쉬는 모미지를 보며 두 명이 미간을 찌뿌리며 잠시 시선을 돌려 조심조심 속삭였다.
"생각보다 텐구들도 콩가루인거 같은데."
"위계질서도 헤이한거 같다네. 지들끼리도 믿음이 없잖나."
헛기침을 한 토지코가 밥그릇을 비운 코코로의 손을 잡고 모미지의 옆으로 보내며 말했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이 일이 지금도 제대로 굴러가는 길이길 바라네."
"에이, 난 모르죠. 그 망할 까마귀가 지 알아서 다 들쑤시고 다니는데 어떻게 알아요."
"그건 또 무슨 소린가."
"난 그냥 짐꾼에 필름 가는 역할이라 잘 몰라요."
"아, 알겠네. 아무튼 코코로여 잘 다녀오게나."
"네, 코코로도 인사하자."
황급히 정리한 후토에게 모미지가 무사답게 깍듯이 인사예절을 보이고 코코로도 인사하며 둘이 멀어지자, 혼령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영문을 모르겠다는듯이 두 손을 올린 토지코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후토가 혀를 끌끌찼다.
"사회성이 높다는 텐구들도 저 지경이라니."
"최근에 산 쪽에 위계질서가 자유로워졌다는 걸 들었는데 질서의 방임이자 방종의 광경이로군."
AM 8시 50분 명련사
절간에 도착한 모미지와 코코로가 서로 두 손을 잡고 흔들면서 다정하게 일주문에 들어서자, 쿄코가 큰소리로 인사하며 반겼고 오전 법회를 준비하던 이치린과 나즈린, 쇼, 무라사가 다가와 인사했다.
"쿄코 목소리를 듣고 알았네요. 좋은 월요일 아침이죠?"
"네. 그럼요. 흐흐."
"모미지 씨 안색이 밝아 보이시는데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가봐요."
해맑게 웃는 모미지를 보고 뱌쿠렌이 말하자 나즈린이 슬쩍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응? 아야는 어디있어."
"신문 주으러 갔어."
코코로가 대신 대답하자 무라사가 귓가를 긁적이며 물었다.
"무슨 신문?"
"아아, 혹시 이거요?"
쿄코가 구석에 있던 신문을 꺼내들어 뱌쿠렌에게 건네자 다들 몰려들어 신문 1면을 읽기 시작했다.
"그 까마귀가 아직 여긴 안 왔나보네요. 누가 터트렸다고 빡쳐서 수거하러 다닌다던데. 푸훕"
통쾌함에 입이 귀에 걸려서 웃음을 참기 힘들어하는 모미지를 살핀 코코로가 의아해하건 말건 명련사 쪽도 수근수근 이야기가 오갔다.
"음.. 이런 관심이 어쩌면 곤란해질 수도 있을까요."
"에이 근데 아야가 터트린것도 아닌데. 뭘. 이렇게 자주 만나니까 관심받는 것도 당연한거고."
뱌쿠렌과 무라사가 서로 말을 나누자, 이치린이 모미지의 태도를 유심히 보며 손가락으로 그녀를 가리키곤 말했다.
"근데 넌 왜 같이 안 갔어?"
"네? 제가 왜요?"
'한패잖아.'라고 말이 나올뻔한 이치린대신 나즈린이 흘기며 말했다.
"같은 산 쪽이잖아."
"같은 산 쪽이잖아아아요오오!!."
"그래서요? 그 까마귀는 고생 좀 해 봐야해요."
깨소금이라도 씹었는지 희열감을 느끼는 모미지를 보며 다들 의아한 태도를 보였고 나즈린이 어이가 없어서 물었다.
"그럼 그 까마귀는 어디갔어?"
"제가 왜 알아야 하죠? 다 주으면 나중에 오겠죠."
"아니. 그래도 항상 같이 왔었잖아?"
무라사도 황당해서 묻자, 모미지가 한숨을 길게 뱉고는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끌려오는 겁니다. 그 까마귀 이야기 짜증나니까 그만 좀 하시죠. 가뜩이나 요즘 할 일도 생각도 많아서 스트레스 받는데."
"뭐 스스로가 싫다면야 그만 해야죠."
불편한 기색을 대놓고 들어낸 모미지를 보며 쇼가 달래는 사이, 마미조와 누에가 같이 들어왔다.
"오, 코코로 양 아닌가? 좋은 아침이구마이."
"좋은 아침이구마이이잇!!!!!!!"
복잡한 심경이 묻어나오는 뱌쿠렌을 보며 의구심이 든 누에가 총총걸음으로 뱌쿠렌에게 다가가 물었다.
"주지승 님도 무슨 일 있어?"
"아뇨. 누에씨 조금 생각해봐야 할 게 있어서."
뱌쿠렌이 쥐었던 신문을 받은 누에가 마미조와 같이 보자, 마찬가지로 복잡한 심경으로 신문을 보는 둘과 모미지를 번갈아 바라보는 이치린과 나즈린도 그녀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흠, 일단 아야의 신문은 아니구마. 엠바고도 무시했으니 다른 기자 텐구들이 눈치를 본 모양이제."
"일단 다행히 나는 모자이크네. 아야 걘 어딨는데."
"어딨는데에에에요오옷!!!!"
"빡쳐서 그 신문 전부 수거해서 없에려 돌아다니는 중입니다. 한심하긴."
모미지의 고소하다는 심경이 묻어나오는 말에 여럿이 공감하며 말했다.
"과연. 근데 자기도 아무렇게나 기사 썼던 거 보면 겪어봤어야 해."
"나무에게 사과하는 것보다 이런 일이 빨리 일어나서 다행이네요."
주위를 살피던 코코로는 박수를 몇 번 쳐서 자신에게로 집중시키며 말했다.
"그 언니는 지금 없으니까. 지금 있는 나 좀 봐줘봐."
자신이 그린 그림 몇장을 꺼내 자랑하듯 보여주자, 쿄코나 다른 요괴들도 그림을 보며 감탄하고 덕담을 나누었다.
"와. 예쁘게 잘 그렸네요 선이 너무 곱고 본질에 다가가는 만다라까지 있으니 성찰을 많이 하였군요."
"그리느라 정말 고생 많았겠어요. 색도 여러색이라 손이 많이 갔을텐데 정말 열심히 노력했네요."
뱌쿠렌과 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하는 코코로를 보며 모미지도 자신이 그려진 그림을 보며 웃으면서 코코로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색도 앙증맞고 귀엽네.."
"내 두건과 운잔의 명암까지 묘사하다니 대단한 걸."
"한 둘이 아닌데 그리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진짜 힘들었겠다!!! 그리고 예뻐!!!!"
무라사, 이치린과 옆에 있던 나즈린 및 쿄코도 싱글벙글 웃으며 감탄하자 코코로도 기분좋은 표정의 가면으로 의기양양하게 어깨에 힘을 주며 화답했다.
"으흐흐. 누에도 여기 있구마이."
"아.. 근데 난 정체 밝혀지면 안 되어서."
자신이 그려졌다는 그림을 살펴본 누에는 마치 다시마를 방물케하는 검은 줄 몇 개로 잘 안보이게 번져있는것을 보며 당황했으나 이내 의미를 알고 한쪽 입꼬리에 미소가 번졌다.
"당연히 그릴 때 감안했지."
대견한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해해준 것에 감사를 표한 누에 옆에서 마미조가 수많은 가면 그림들을 보며 말했다.
"그려, 이제 자신을 이해하니 남도 이해할 줄 아는 구마이. 이토록 빠르게 성장하믄 참으로 신명난당께."
"고마워."
코코로가 칭찬에 두 손으로 볼을 눌러 입꼬리를 강제로 올리면서 표현하고는 여전히 웃은 가면으로 다음 그림도 보였다.
"이것도 내가 관찰한 거다."
아야와 모미지, 자신이 그려진 그 그림을 보고 마미조가 살짝 얼어붙어서 실없이 미소로 모면하려 하고 주위에서는 의심가득한 표정으로 모미지를 바라보았다.
"지금 교육환경에 외부적으로 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모미지 씨."
"잠깐, 그림이 뭘 표현한건지 들어봅시다. 설명해줄 수 있어요? 코코로 양."
그러자 코코로가 침도 삼키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
"두 텐구 언니가 탄막까지 뿌리면서 댑따 싸우는데 그걸 내가 봤어."
"아~" 하고 자신의 이마를 탁 치며 그 때 아야와 싸웠던 그 일이 떠오른 모미지가 한숨을 길게 쉬고는 해명하려 입을 열였다.
"아니,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이미 수습하기 힘든 주위 눈초리에 사면초가가 된 모미지는 너풀거리는 소매자락과 손으로 입을 가리곤 웅성웅성거리는 무라사와 쇼등을 바라보며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해명했다.
"아니 그건 아야가 먼저 시비를 걸어서. 암튼 죄송합니다."
그렇게 해명을 보던 이치린은 '아야'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마미조에게 슬쩍 눈치를 주고는 정신 없을 때 사라지려고 바쿠렌을 향해 말헸다.
"아! 맞다! 깜빡했네. 저 공양간 양식좀 채우게 장좀 보고 올게요."
"네, 알겠어요. 이치린도 수고하시길. 나무삼."
서로 합장하고 대기하고 있던 운잔과 함께 급하게 활공하여 사라지자 뱌쿠렌이 웃으면서 말했다.
"아아. 저기 아무리봐도 그 쪽은 인간마을 방향은 아닌 거 같은데.."
"주지승께 미안하구마이. 내도 우리 아그들이랑 잠시 볼있이 있어가 좀만 보고 와도 될랑가?"
"아, 네. 그러세요."
모미지가 이탈조짐인 분위기에서 슬쩍 눈치를 보며 하타테에게서 받은 필름을 빈 필름과 교체하자, 뱌쿠렌이 코코로에게 다가갔다.
"자, 참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괄목상대하고 있어 대견스럽네요. 오늘도 절에서 많이 행하고 배워가도록 해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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