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가 끝나고 난 후,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수많은 쥐떼와 함께 다우징으로 주변을 철저히 살피며 쥐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나즈린이 운잔을 대동한 이치린과 함께 마미조, 누에가 알려준 방으로 찾아갔다.

"응?"

처음보는 사람 모습을 한 자가 방문을 열고 나오며 그들 사이를 지나가자, 나즈린과 이치린이 의아해하다가 방문 너머로 보이는 누에와 마미조를 보고 인사한 뒤, 주위를 살피며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는 입을 열었다.

"방금 그건 누구.."

"이따가 설명해 준당께. 걔말고 주위에 다른 요괴는 없었으이?"

"응, 지금 주변에는 우리외엔 아무도 없어."

바닥에 한쪽 무릎을 들고 그 위에 팔꿈치를 기대어 손에 쥔 담뱃대를 입에 문 마미조가 그 둘을 보고는 허리를 피면서 담뱃대를 내려놓고서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다들 하루종일 노고가 많았구마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누에에게 두건을 벗은 이치린이 입을 열었다.

"네, 운잔을 보내놔서 그 백랑텐구 고개를 산쪽으로 안 돌리게 하려고 무진장 신경 썼죠."

"내 말이. 땅 밑도 못보게 하려고 계속 눈치보며 말 거느라 힘들었다고."

하소연하듯 한숨을 뱉은 나즈린이 바구니가 달린 꼬리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이치린의 말에 공감하자, 손을 부채처럼 흔들며 바람에 더위를 식히던 이치린이 누에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늘 사토리 요괴를 만난 사항은 어떻게 됐죠?"

누에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나즈린이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

"응? 어째서?"

"자기가 싫다는데 뭐 어쩌겠어. 남의 마음을 읽는 걸로 쫓겨났는데 또 읽는 것으로 미움사고 싶진 않데."

담배를 물고 있던 마미조가 입에서 담뱃대를 뗀 후, 후하고 연기를 뱉으면서 입을 열었다.

"마음을 닫은 이상 권유는 어려울듯 싶으이."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짜 꿍꿍이가 있는지 없는지 감별한 확실한 카드였는데 말이죠."

여전히 더운지 작은 끈으로 머리를 묶으면서 손바람을 쐬던 이치린이 답답한 눈초리로 물었다.

"근데, 거미요괴한테 들은 정보도 있고 그 언니는 비협조적이긴 해도 그 사토리요괴 동생이 뭔가 알려주긴 했어."

팔짱을 낀 누에의 말에 마미조가 '호오.'라는 말과 함께 웃으면서 콧등에서 살짝 내려간 안경을 올렸다.

"사토리 요괴 동생이면..." 

"하여튼 들 다 뭐라고 했길래?" 나즈린도 목덜미를 긁으며 답답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지저의 거미요괴가 부업으로 투명한 기계에게 공격당해 황폐화된 요괴의 산에 거대한 토목공사와 건물들 설계를 담당했다고 했어 산을 복구하는 대신 엄청난 보수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

"투명한 기계에 산이 공격당한거라면 작년에 달이 일으켰던 이변을 말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이치린이 턱을 괴며 반응하자 마미조도 다시 담뱃대를 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는 텐구들이 돈을 더 주고 설계를 함부로 바꿨다고 할만큼 엄청 큰 구조물을 만들었다고 들었어. 설계도도 텐구들이 다 사가서 남아있는게 없데."

"엄청 큰 구조물?" 나즈린이 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에 대면서 체온을 조절하며 물었다.

"아무튼 그리고 요괴의 산 녀석들이 박살난 자연을 복구하려고 흙이랑 돌등 지저에서 많은 원료들을 사가면서 거래했다고 했었어. 무엇보다 그 텐구도 신문을 뿌리러 지저에 들른다고 했었고. "

"지저에 들른다라."

"지저가 요괴의 산이랑 거래하고 있다믄 지저를 다스리고 있는 사토리가 아야 뒤를 캐는 일에 비협조적이라는건 당연한거제."

마미조가 담뱃대에서 입을 때면서 연기와 함께 말하자 나즈린이 푹푹찌는 습기에 쥐들을 방에서 나가게 한 후, 불편한 표정으로 귀를 팔랑거리며 말했다.

"게다가 산에 자연을 복구하면서 건물들도 새로 지었다면 거기에 무언가 정보가 더 있을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게다가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면서 거미요괴가 만든 설계를 텐구들이 강제로 바꾸기까지 했다고 하던데 뭔가 강력하게 보안이 필요한 거지 않을까 싶어."

누에도 3쌍의 날개를 접었다 피면서 말하자 이치린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잔이 이야기해줬던 요괴의 산의 경계가 매우 강화된 점도 근거가 되네요."

"변신술로 둔갑한 자도 어떻게든 잡으려고 하는 걸 보면 하나라도 들락날락거릴 쥐구멍이 나선 안 된다는 거제."

마미조도 경험에서 우러난 말로 대답하자, 나즈린이 무언가 생각이 들었는지 의아해하며 누에에게 말했다.

"어? 잠깐 그런데 지저랑 요괴의 산이 한패라면서 어떻게 그 한패인 거미요괴랑 지저의 지도자인 동생이 너에게 언니에게 불리할 정보를 줘?"

"아, 그거? 자매가 별로 사이가 안 좋나봐. 언니가 좀 쏘다니는 동생을 자기 눈에 담아 두려는 것 때문에 갈등이 좀 있는 것 같아. 그 동생의 무의식 능력으로 거미요괴가 술술 분 거고."

"진짜 둘이 싸웠나보네." 놀란 눈으로 쳐다보던 이치린이 나즈린에게 손 부채질을 하며 토로했다.

"갸 동생이 누에 네를 도왔다는 말이제?"

누에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미조가 자신의 옆머리를 쓸어넘기며 말했다.

"갸가 능력 쓴거 말고 자신이 직접 누에 네게 알려준 정보도 있당가?"

"아니, 무척 조심하는 모습이었어. 맞다! 그러고보니 이와 관련해서 텐구의 무의식을 읽어달라는 요청을 사정상 거절하긴 했는데, 여기서 좀 찜찜한게... 이와 관련되면 무서운 언니들이 달려들어 몸 사려야 한다나."

"에?"

나즈린과 이치린이 당황하며 누에를 쳐다보자, 그녀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리고?"

마미조가 담뱃대를 내려놓고 팔짱을 끼고는 고개를 누에쪽으로 내밀며 물었다.

"더 말하지 않고 언니의 추적을 받을 수 있다면서 바로 사라졌어. 눈과 귀가 많다나."

"일단 그 말을 들으면 지저랑 텐구일당이랑 한패인건 염두해 둬야겠네."

"응, 오니들도 만났는데 말야. 술자리에 껴서 들으니 텐구들이 1년전 사건 후에 요즘은 오니랑 관계도 개선하고 잘 지내자고 하는 사이래. 오니들은 자신들이 안 그러고 대놓고 집 부셔서 들어갈텐데 왜 그러냐고 따지더라고. 근데 이미 낙인 찍히고 모리야 신사에서도 무녀가 와서 이 건으로 터니까 이왕 이렇게 비난받게 된 거 거리낌 없이 진짜 습격하는 오니들도 생겼데."

"와. 오니가 먼저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오니가 하긴 한다는 거네. 하지만 텐구들이 오니랑 서로 사이가 안 좋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나오는 것도 이상하고." 나즈린이 혀를 차며 말했다.

"잠깐, 그 때 나즈린이 했던 말에는 인간에 대한 습격이 몇 달전이라고 했었는데요."

"응, 텐구들이 오니랑 화해하자고 한것도 몇 달 전이랬어." 누에도 이치린의 말에 대답했다.

"가만 있어봐, 산과 텐구들이 달라지기 시작한 요괴의 산이 달에게 습격받은 날짜가."

"1년 전이었제." 나즈린의 말에 마미조가 대답했다.

모두가 서로를 쳐다보자, 마미조가 다시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오니들이랑 잘 지내자고 한다는 걸 보믄 이미 지저에도 텐구들이 돌아다니믄서 손 써놨겠구마이."

"음, 확실히 이건 텐구들이랑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운잔도 지저에서 요괴들이 가져온 화물이 요괴의 산으로 들낙거리는 걸 자주 봤데요."

운잔이 말해주는 것을 들은 이치린이 외치자 나즈린이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근데 텐구들이 오니들 습격을 가만히 나둔다는게 좀 이상한데. 더 대서특필하고 그래야하는거 아냐? 사방에서 오니들에게 집중포화를 날릴 기회일텐데 말야."

"오히려 오니들이랑 한패라서 쉬쉬하는거 아닐까? 얘네가 얼마나 발이 넓은 애들인데 모를리는 없고, 아하하아암." 이치린이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그건 한번 그짝 신문들을 다 알아봐야쓰것쓰으이." 마미조도 대답했다.

"그것 때문에 오니들 사이에도 말이 많더라고.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오니답지 않은 방법에 이미 낙인찍힌으니 갈수록 거리낌없이 따라하는 오니들이 늘어나서 오니들이 인간과 다투게 됨을 경계하던데."  

누에가 손을 들어보이며 답답한 표정을 짓자, 마미조가 접혀있던 꼬리를 피면서 답했다.

"아마도 그럴테지. 내도 산에서 본게 있으니께 말이여. 솔직히 내는 그냥 내막을 좀 알고 싶을 분이었는데 무언가 갈등을 부추긴다는 느낌이 드는 구마이. 그래도 확실한 물증은 없으니께. 말은 아껴야겠지마이, 근데 말여, 나는 누에 이야기중에서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당께."

"응? 어떤거?"

"이번 일에 대해 뻥긋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운 언니들이 입막음을 하러 온다캐는 거 말이제. 과연 그 무서운 언니라는 글마들이 한 두 마리가 아니라는 긴데,"

"어디보자, 생각해봐도 짐작가는게 언니인 사토리, 눈치빠를 텐구 두 명 뿐인데."  

누에가 답하자 마미조가 다소 심각해진 모두의 눈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말했다.

"무의식의 요괴가 겁날만큼 그렇게 확실히 입막음이 가능하다카믄 텐구들 뒤에 더 쎈 요괴가 배후에 있을지 모르제."

"배후요?"

"음, 그러니까 말하자면 저 텐구들이 실은 주도하는 게 아니라 중간의 다리라는 건가요?" 당황하는 누에와 같이 이치린이 커진 동공으로 물었다.

"아직은 추측이랑께.  그저 우리가 확실히 알고 유추할 수 있는 건 이번 오니 습격사건의 피해자 입에서 '관리자'이야기가 나오고 지저를 다스리고 '꿍꿍이가 있다면 바로 마음을 읽어 알수 있는 사토리와 수상한 텐구들이 한 패로 추정에 사토리 자매의 사이가 좋지 못한디 이 일과 관련해서 간접정보를 아는 것만으로도 텐구들이 즉각 들쑤시고 해코지할 만한 뒷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거제." 

"수상하긴 한데. 이런 이야기 하면 지금 당장 경계에서 튀어나와 우리 앞에 따질 유카리랑 엮는 건 말야. 용의자들이 그냥 핑계대는 것일 수도 있어. 의심은 하지만 좀더 물증이 있어야할것 같아." 나즈린이 턱을 괴며 고심하는 얼굴로 말했다.

"근데 솔직히 추측이 아니라 맞 아떨어지는 유력한 배후가 있어봤자 텐구들이 직접 밝힌 모리야 신사잖아요?"

갑자기 생각난듯 손가락을 튕기면서 외친 이치린을 보며 나즈린도 수긍하며 말했다.

"하긴 모리야 신사의 사나에라면 오니도 털었다고 하는 거 봐서 들쑤시는 정도로 끝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모리야 신사에게 위임까지 받은 텐구들과 관련되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해코치가 간다는건 걔들이 꿍꿍이가 있거나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되잖아."

"확실히 이번 일을 이끄는 텐구들은 모리야 신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니까 지원도 받고 있겠지."

누에의 말에 대답하며 깍지를 껴서 머리를 집고 생각에 잠긴 이치린과 귀를 팔랑거리며 떨리는 손으로 고심하는 나즈린의 사이에서 마미조도 자신의 꼬리를 쓰다듬으며 낄낄 거리면서 말했다.

"뭔가 정황만 보면 텐구들이 관계를 보험처럼 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니께 말여. 허헛."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누에 옆에서 고심하던 이치린이 박수를 한번 치며 외쳤다.

"아! 그럼. 내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을 내일 알아올게. 오늘은 너무 늦었으니까."

"응? 그런 방법이 있어?"

누에가 놀라서 묻자,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이치린이 손수건으로 쓰윽 닦아냈다.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라니 또 뭘.." 나즈린이 한숨쉬듯 숨을 뱉으며 황당하게 쳐다보았다.

"내일 시비곡직청에 갈 거야."

해맑은 표정으로 기세등등하게 말한 이치린을 보고 옆에 있던 눈이 희동그레진 운잔까지 기겁한 외마디가 그녀에게 돌아왔다.

"뭐?!"

"그렇고만." 마미조가 팔짱을 낀 채로 넌지시 대답했다. 

"시키에이키라면 흑백 하나는 잘 가르니까 정파리를 쓰든 뭘 하든 텐구들이 깨끗한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 어차피 옳은 일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당성은 원래하는 일이니까 내일 청탁하러 가려고."

"세상에.. 그렇게까지..?" 나즈린이 기겁해서 딱 열린 입을 다물지 못하며 흔들리는 동공에 비친 그녀를 쳐다보았다.

"효과가 있을까?" 회의적인 표정으로 누에가 바라보자 마미조가 콧등에서 내려간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이 일이 과연 정당한가 아닌가, 옳으냐 그르냐는 확실히 판별할 수 있것제."

"맞아! 그리고 이게 지금은 조용히 있지만 시키에이키에게도 들어가면 주위에도 더 크게 알려질거고 점점 판이 커지게되면 분명 텐구들이든 모리야 신사든, 저 너머 도교든 뭔가 알기 쉽게 인과적인 반응이 나오겠지."

누에가 주먹쥔 손으로 의기양양하게 외치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마미조를 보았다. 

"하아, 뭐 맞는 말이긴 한데.. 근데 우리 쥐들이 여전히 전멸되거나 산 근처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의혹투성이에 수상하긴 하지만 우리 활동이 너무 커지면 주위, 특히 텐구들이나 도교쪽에 걸릴수도 있으니까, 그냥 원초적으로 건수 하나 만들어서 슬슬 이 교육을 중단 시키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나즈린이 길게 한숨을 쉬며 묻자 마미조가 차분히 입을 열었다.

"종교간 화합을 위해서 하는 이번 일이 좋은 선례로 남아야 종교분쟁의 대화의 창구가 계속 열리고 코코로라는 한 요괴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다시없는 기회이자 필요한 일이라 그건 좀 어렵제. 적어도 반박 불가한 증거가 나온다면 텐구들이 이 모든 자리에 초를 쳤다는 쪽으로 도교나 신사쪽도 수긍할 수 있게 나와야 체면과 평판이 살제."

"하긴 가짜 증거나 불확실한 증거로 그냥 함부로 몰아가면 기회랍시고 도교 쪽이 절은 도와주는 요괴들도 함부로 모함한다고 우릴 물고 뜯을 테니까."

"어휴, 제약이 많아서 복잡하네." 누에가 답답함에 머리를 긁듯 털어내다가 재빨리 머리를 빗어내듯 쓸어내며 말했다.

"일단 운잔이 말하길 산의 경비가 어제보다 느슨해졌다고 했어요. 경비서는 애들 무장과 복장도 단순해졌고요. 요즘 산은 입구에서부터 참배객이 붐비고 장이 들어서거나 다른 요괴들이랑 교류가 엄청 많았데요."

이치린이 구름같은 손으로 바람을 일으키던 운잔이 하는 말을 동시통역하자, 나즈린도 이어 말했다.

"아까 쥐들에게 들었는데 텐구들이 환상향 지역 여기저기에서 그 전보다 자주 보인다고 했어. 특히 아야와 모미지 두 일당에게 감시를 붙였는데 쥐들은 여전히 산에 들어가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모미지는 산에서 잘 안 나오고 아야는 인간마을등 각지에 취재를 위해 여기저기 들쑤신다던데 너무 빨라서 쫓진 못하고 목격담만 들었어." 

"그리고 요즘 뭔가 터지는 굉음이나 화염, 날아다니는 불덩이나 산불이 일부지역에서 나는 것을 산에서 봤데요. 텐구나 갓파들 같은 산의 요괴들이 지역에 투입되는걸 보면 운잔은 지진이나 화산 징후가 아닐까 의심된데요."

"알겠네. 수고 많았구마이. 경비를 담당하는 텐구가 요기 와있는디 오히려 경계가 풀어졌단 말이제? 거기에 화산 징후인데도 불구하고 이틀 후에 마치 대처하는 것처럼 산을 개방하는 행사까지 여는 건 우리가 의심한것 치곤 뭔가 빠른 대처 같으이."

"그러게, 마미조. 산에 쉽게 들어가면 거미요괴가 말한 엄청 큰 건물에 대한 정보도 얻기 쉬워질텐데 말이지. 그렇게 꽁꽁 싸매다가 그걸 감수한다고." 

마미조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차분히 입을 열었다. 

"방금 문 밖에 나선 내 너구리 수하에 의하면 요즘 곳곳에서 인간으로 변장한 요괴들이 많아졌는데 우리같은 너구리요괴나 여우요괴는 아닌것 같다 캐서 내가 뒤를 좀 캐보라고 했제."

"아, 아까 우리가 봤었던."

"글제.  아미래도 저번에 텐구 고넘야들이 아마노자쿠를 찾는다고 돌아다닌다 캤던 것이 마음에 결려서 말이제."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누에가 흥미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내가 직접 나서는 건 눈치빠른 텐구가 바로 알테니께. 그래가꼬 애들 풀어서 소문도 듣고 미행도 하고 냄새도 맡아가며 살펴봤었제. 확실히 가장 인간답게 생긴 카라스텐구들이 부쩍 많아졌당께. 아마노자쿠뿐만 아니라 오니들의 습격등도 물어보고 다닌다고 한디 주위 사건에 상당히 신경쓰고 있는 모양새여그래."

"인간마을이야 요괴들로 넘치는 곳이지만.. 텐구 얘네들은 중요하게 둬야할 내부경계는 풀고 외부에 신경쓰는 걸 더 강화했다는 건 살짝 이해가 안 가네요. 들어올테면 들어오라는 듯이 자신있다는 건지. 정말 상관이 없다는건지."

이치린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골몰히 생각에 잠겼고 마미조가 차분하게 말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오니들에게 신경쓰면서 반응을 살핀다는 건 살짝 의심해봐도 되는 사항아닐까 싶으이."

"무슨 의미죠?" 나즈린과 이치린이 살짝 놀라며 마미조를 쳐다보았다.

"전에 이야기를 들을때 오니들이 인간을 잡아갈때 자신들의 정체를 못보도록 눈을 가려놓고 오니라고 강조하는 점이 좀 걸려서 말이제. 더구나 조금만 나와도 야단법석인 오니들이 그렇게 은밀하게 집단으로 작업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텐구와 오니와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봐야겠지만 텐구들이 단순히 신문기사로 쓰려고 인간으로 위장하면서 까지 반응을 쓰는건 과한가 아닌가 싶으이."

"흠.. 일리는 있는 가설이지만 증거는 없잖아."

"확신이 아닌 의심이니까 증거는 없어도 할 수 있잖아. 이제 찾아봐야지. 안 그래? 마미조."

 나즈린의 말에 누에가 마미조를 비호하며 대답했고 마미조는 '허허' 하는 웃음 소리와 함께 누에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런가.'하며 손 부채질과 함께 꼬리로 머리를 긁으며 이치린처럼 골몰히 생각에 잠긴 나즈린은 '산에 쉽게 들어가는'이라는 말과 '엄청 큰 구조물' 이라는 누에의 말이 계속 생각나 머리를 굴리다가 순간적으로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입 밖에 꺼냈다.

"아! 굳이 내가 쥐들을 계속 동원하지 않아도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나중에 알아올게."

"올, 멋진데? 수고해!" 누에가 손바닥으로 주먹을 치며 빛나는 눈초리로 쳐다보는 나즈린을 보며 따라 웃어주었다.

"둘이 수고가 많당께. 의혹만이 쏟아지니 내랑 누에도 변신을 하던 뒤를 캐던 하면서 좀더 확실한 증거를 모아야하겠제. 오늘은 방안이 더웅께 이만하고 마치장께."

"네, 후우우 여름이다보니 바람이 안통해서 찌네요. 벌써 땀 때문에 소매랑 등이 붙었어요."

"그럼 이만 나가볼께." 이치린과 나즈린이 문을 열고 복도 주변을 살피며 조심히 닫으며 나가자, 앉아있던 누에는 일부러 앉은 모습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면서 마미조의 꼬리를 베개처럼 벴다.

"가면 갈수록 뭔가 연관있는 것 같고 수상하네. 걔네들 정체애 대해 궁금해지는걸."

"계속 알아보고 있으니 갸들이 깨끗하다면 밝혀지겠제. 다만 알아가는 과정에 얼굴 붉히거나 불리한일이 없도록 조용히 가야하는게 참으로 복잡은 것이여."

"뭐 딱 봐도 수상한데 뭘. 난 사실 도교나 신사쪽도 믿음이 잘 안가. 걔네들도 알아볼 필요가 있겠어."

"그래봐야제. 내도." 마미조가 담뱃대를 품안에 집어놓고는 누에에게 손 부채질을 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마미조, 오니들 술 맛있더라. 나중에 같이 마셔봐."

"허허허, 누에도 참, 오냐, 내가 얘기하면 함 가봐야제."

같이 복도를 거닐며 눈치로 주위를 살피던 나즈린과 이치린, 운잔은 조심조심 밖을 향해 걸어가면서 말을 나눴다.

"내일 바로 갈 거야?"

"그래야겠지. 근데 내일 텐구 애들이랑 코코로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사시(巳時: 오전 9시~11시)에 미리 가봐야겠어. 그러면 공무집행으로 대기할 필요도 없을테니까."

 나즈린이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이치린이 뭔가 갑자기 생각났는지 턱을 괴면서 말했다.

"근데 아까 깜빡하고 말 안했지만 살짝 걸리는게 있어."

"뭔데?"

"아야랑 모미지 얘네 텐구들끼리 뭉쳐다니고 있긴 하잖아. 우리가 한패라고 보고 있고."

"응, 근데?" 나즈린이 무심하게 쳐다보며 대답했다.

"내가 걔네 데려올때 탄막도 뿌려가며 싸워대는 걸 봤거든. 뭔가 억지로 하는 듯이 사이가 무척 안 좋은 것 같던데."

"뭐, 확실히 지들끼리 티격태격하는 것 같긴 한 것 같지만."

나즈린도 생각이 났는지 옆머리를 만지작만지각 꼬면서 말했다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에이, 우리를 속이려고 지들끼리 연기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

"그런가?"

아닌 것 같다는 표정의 운잔을 슬쩍 쳐다보며 겸연쩍게 웃은 이치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즈린이 헛웃음을 지으며 다우징 봉을 들고 말했다.

"그런거 신경쓰지 말고 잘 다녀오기나 하세요."

"네. 네. 쥐 아가씨. 쥐 아가씨는 어떻게 하실려나요?"

깍지를 쥐고 뒷머리에 데면서 어깨를 쭉 핀 이치린이 밖으로 따라나와 그나마 부는 후덥지근한 밤바람을 맞으며 나즈린의 뒤를 따라가자, 나즈린이 어깨에 자신의 볼을 대고 비비면서 말했다.

"나도 알아볼 방법이 있어서 알아보러 가야지. 좋은 방법이든 나쁜 방법이든 간에."

"하긴, 산에서 쥐를 잡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니 좋은 감정 있기도 힘들겠다."

이치린의 말에 짜증섞인 표정으로 미간을 찌뿌리며 입바람으로 앞머리를 날린 나즈린은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면서 고개를 돌렸다.

"응?"

"왜?"

"잠깐만."

나즈린의 태도에 의아하며 어두워진 주변을 살피던 이치린의 눈에근처의 건물 마루에서 수북히 쌓인 불경서적과 함께 종이에 먹 뭇은 붓으로 써내려가며 불경을 읽고 있던 쇼가 들어오자 마자 그녀의 목소리가 나른나른 들리기 시작했다.

"세존[각주:1]께서 이르시되, 모든 유위법[각주:2]은 모두 무상(無常)으로 귀결(歸結)하나니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은 반드시 이별하기 마련이네."'

'대반열반경[각주:3]'이라고 써진 경전을 읽으며 따라 써보던 쇼가 책을 덮고서 모기를 쫓기위해 쑥을 태우던 접시 옆에서 차분하게 따라 쓰며 말했다.

"세존깨서 이르시되, 모든 유위법은  모두 무상(無常)으로 귀결(歸結)하나니은혜와 사랑으로 만난 것은 반드시 이별하기 마련이네."'

보지 않고 그대로 따라 읽어지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경전을 빠르게 핀 쇼가 호롱불에 의지해 다시 따라 적으면서 말했다.

"모든 행()과 존재[]가 이와 같으니, 근심도 괴로움도 일으키지 말아야 하네. 좋아! 이 부분은 다 외웠고, 다시 해보자."

다시 빈 종이가 먹지가 되도록 따라적으며 외운 쇼가 다른 손에는 염주를 돌리면서 암기한 내용을 암송하는 모습이 둘의 시야에 비춰지자 이치린이 감탄하며 말했다.

"와, 비사문천도 무척 열심히인걸." 

"주인도 요즘 노력 많이 하는 편이야."

살짝 흐뭇해진 마음이 얼굴에 다 들어나 입꼬리가 올라간 나즈린이 말투만은 담담하게 말하면서 방해되지 않도록 마당으로 들어섰다.

"요즘 신경 많이 쓰는 것 같아."

"이 세상이 신경 안 쓰고 살아는 지냐?"

나즈린이 피식거리며 말하자 물끄러미 바라보는 운잔과 손을 잡은 이치린이 말했다.

"아니 쇼 말야. 여태 봐왔던 것 치곤 요즘 본업에 정말 충실하거든."

"주인이 주인일 하는 게 무슨. 원래 해야되는 거잖아."

나즈린이 한숨을 푹 쉬면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이치린을 바라보자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듯이 눈을 감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이치린이 입술을 열었다.

"아냐, 됐다. 직속부하한테 이 정도라도 말해줬으면 됬지."

"너 자꾸 더운데 시덥잖은 소리할래."

"네네. 더운데 쥐 아가씨 침 마를까 말 많이 시키지 말아야죠."

나즈린과 이치린이 티격태격하며 주변을 지나던 사이, 대웅전 밖에서 우렁찬 쿄코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중생은 늘 경계[界]와 함께 하며 경계와 화합한다! "

빗자루로 길가를 쓸다가 윙윙거리는 모기를 잡으며 따라 외치는 쿄코를 본 나즈린이 대웅전 쪽을 바라보자, 등불이 밝히는 쪽에서 뱌쿠렌이 목탁을 쥔 모습으로 앉은 채, 잡아함경[각주:4]을 낭독하고 있었다.

"어떤 것이 중생이 늘 경계와 함께 하는 것인가? 이른바 중생은 착하지 않은 마음을 쓸 때는 좋지 않은 경계와 함께 하고, 착한 마음을 가질 때는 좋은 경계와 함께 하며, 훌륭한 마음을 가질 때는 훌륭한 경계와 함께 하고, 비천(卑賤)한 마음을 가질 때는 비천한 경계와 함께 하느니라.[각주:5]"

주변을 빗질하다 모기를 잡으려고 바둥바둥 손뼉을 치는 와중에도 주위 소리를 따라읽는 쿄코의 목소리와 함께 경건한 모습으로 목탁을 두드리는 뱌쿠렌의 모습에 이치린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역시, 언니는 절의 주지승답다니까."

"뭐 이 절에 가르침이야 뱌쿠렌에게 집중되니까."

나즈린이 아까 공부하던 쇼가 생각나 탐탁지 않게 말하자 이치린이 슬슬 달려드는 모기를 손을 저어 쫓으면서 목등에서 흐르는 땀을 닦고서 말했다.

"그치. 종교적으로 우리 절을 이끄는 주지승이다보니 가르침을 받으려고 불제자와 중생들이 모셔가는게 우리 절이니까."

"아잇, 근데 따지고 보면 우리 절에서 제일 높은 비사문천이 우리 주인인데." 나즈린이 자신의 큰 귀 쥐변을 날라다니는 모기의 날개소리에 눈가를 찌뿌리며 나름 자신과 주인에 대한 자존심이 걸려 툭하고 던졌다.

"야아~ 역시 직속 부하답네. 그래도 우리 언니에게는 말야. 우리처럼 세속에 빠져있다보니 고기나 술등으로 감정적으로 행동해 사건도 많고 덕망과 깊이가 부족한 쇼보단 뭔가 모두를 끌어당기는 두터운 신망과 놀라운 능력에 경건한 카리스마가 있잖니."

"허어 참." 나즈린이 속으로도 부정하지 못하고 그냥 다우징 봉을 꽉 잡으며 기가 찬 표정으로 응했다.

슬쩍 쇼 쪽을 쳐다본 나즈린은 아무래도 마음이 걸려 미간을 찌부리면서 방방 뛰며 말했다.

"아잇! 이 놈의 모기들은 왜 귓가에서 알짱거리는 거야?"

"아, 그거 완전 짜증나지? 물리기 전에 들어가든가 하자."

그 둘의 눈치를 보던 운잔이 옆으로 다가가 이치린에게 귀속말을 하자, 당황스러운지 나즈린을 슬쩍 쳐다본 이치린을 보고 나즈린이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야? 이 구름아재가 뭐라고 한 건데?"

무척 궁금한 표정의 운잔을 보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슬쩍 닦은 이치린이 머뭇거리다 물었다.

"아니 그냥.. 그게 그 조그만 모기에게 물리는게 뭐 어떤거냐고 물어보네."

"아주 그냥 간지러 죽을 맛이지 그럼!!!"

나즈린이 폭발하자 무척 궁금한 표정의 운잔 옆에서 이치린이 집게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을 문지르며 답했다.

"뭐, 모기들이 운잔을 물 수가 없으니까..."

"후, 더운데 이런 시덥잖은 말장난이라니."

"어이, 둘 여깄었구나!"

"얼마나 찾았다고!"

둘의 큰 소리에 반대편 건물에서 조심스럽게 다가온 무라사와 우산을 든 코가사가 인사하자 이치린이 쳐다보며 물었다.

"응? 무슨 일인데."

"아니, 뭐긴. 일요일 저녁인데 술이나 하자고 머릿수 모으고 있지. 고기도 준비 되었거든."

무라사가 뱌쿠렌 쪽 눈치를 보면서 조용히 말하자 코가사도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들이키고 먹으면 별일 없을 거야!"

"안주까지 있으면 상관 없지. 난 참여."

이치린도 뱌쿠렌쪽 눈치를 보며 말하자 무라사가 박수를 쳤다.

"좋아! 좋아! 나즈린은?"

"에이, 모르겠다. 나도 그냥 갈래. 근데 고기랑 술은 어디서 구한거야?"

"무라사랑 같이 돈 주고 샀어!"

코가사가 빙긋 웃으며 말하자 무라사가 나즈린과 어깨동무 하면서 말했다.

"자, 가자. 뱌쿠렌 모르게 밤 보내야지."

"야, 더워. 떨어져. 이젠 큰 모기가 달려들어."

"내가 왜 모기야!"

무라사와 나즈린이 서로 농담을 주고받자 이치린도 운잔의 손 부채질을 받으며 말했다.

"그래도 몇 잔씩 하면 시원해질테니 나도 마음에 들어."

"그럼, 편하게 모이는 편한 자리인걸. 술 좋아하는 본존님도 부를까?"

"아니. 비사문천님은 좀 바빠서."

나즈린이 열심히 불성에 열중하는 쇼를 생각해 말하자 코가사가 우산을 숙이며 아쉬워하고 무라사도 모자를 들어서 바깥바람에 머리의 열기를 식히며 말했다.

"아쉽네. 쇼가 있으면 술자리가 재밌는데. 그럼 우리끼리라도 가서 놀자."

"그럼 쿄코는?"

"아, 불제자들 새벽 염불이 있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청소 해야한다고 안 되겠데."

이치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같이 일주문을 나서자, 문득 생각이 난 나즈린이 말했다.

"맞다. 내일 거길 가야되는데 술 마셔도 괜찮은 거야..?"

"아이 그럼그럼, 걱정 붙들여매셔."

"뱌쿠렌 모르는 곳으로 갈테니까 소문 걱정 안해도 돼."

"와! 신난다!" 무라사의 흐뭇한 미소와 맺음말에 코가사가 우산을 흔들며 기쁨을 표현했고, 그 모습을 본 나즈린이 무라사에게 슬며시 다가가 말했다.

"술 조금만 챙겨줘. 나중에 주인에게 수고했다고 주게."

"크흐흐. 알았어. 근데 들통나니까 절 안에선 주지마."

"그럼, 그럼."

"그럼 누에랑 마미조 씨는요?"

이치린이 물어보자 코가사도 우산을 흔들면서 고민에 찬 표정으로 우물쭈물 말했다.

"나도 도움 받을 것도 있어서 좋긴 하지만. 실은 무라사랑 이야기 했는데."

나즈린이 고개를 들어 생각에 잠기고 말을 들은 무라사도 코가사 대신 난색을 표하면서 말했다.

"어음, 실은 그 둘은 정말 따로 놀아서 불러도 참여를 잘 안하는 데다가 불러도 뭔가 억지로 부른 느낌이라 서로 터놓고 즐기기엔 좀 그래. 그리 익숙한 것도 아니고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며 놀려해도 누에는 놀다가도 말나누다 보면 나중에 심적으로 벽부터 쳐버리고 마미조도 뭔가 있으면 우리 위에있는 느낌에 같이 모여도 너구리 패거리나 둘끼리만 있어버리니. 서로 불편해져버리거든."

"그래서 우리의 마음은 받되 둘이 즐기라고 우리 이름으로 따로 술과 안주를 사주기로 했어요."

"좀 다른 방식으로 우리가 끌고와서 귀찮게 느끼지 않게 둘만 있도록 해주면서 둘을 신경써주고 있는거야."

무라사와 코가사의 말에 이치린과 나즈린이 슬쩍 서로를 쳐다보며 방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모습을 회상해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쩝, 뭐 어느 정도 이해는 가네."

"어쩔 수 없죠. 머릿수가 적으면 많이 먹고 마실수 있긴 하지만요,"

"자자, 물주가 우리니까 걱정은 마."

"날도 더운데 씻 내려가는 물결처럼 시원하게 털어버리자."

자연스럽게 걸리던 마음을 말 하나로 한 번에 털어버린 둘이 다른 둘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운잔과 함께 서로 절을 벗어나자. 이미 한참 전에 절을 벗어났던 셋은 한 명을 기다리고 있던 셋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1. 석가모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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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석가모니의 열반을 중점으로 가르침을 둔 불교경전 [본문으로]
  4. 구나발타라가 한역한 팔정도, 무상등 불교사상의 원초를 담은 초기 불교경전 [본문으로]
  5. 잡아함경(雜阿含經) 16권, 비심경(鄙心經) [본문으로]
Posted by 라쿠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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