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전에 확실히 해둬야 할 것이 있지."

그렇게 말한 나즈린이 다우징 봉으로 방안 곳곳을 수색하고 쥐들도 이리저리 살피면서 코를 킁킁거리며 수상한 것을 찾아내려고 여기저기 뒤지고 다니다가 펜듈럼으로 마지막 확인까지 끝내자 얌전해졌다.

"수상한 것은 없군. 오늘 내가 여러 방면에서 알아보려고 노력은 해봤지만, 요괴의 산 쪽은 경비가 삼엄해져서 쥐들도 들어가질 못해."

"뭐? 저 조그맣고 무수한 쥐가 들어가질 못해?"

이치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들어가려고 했는데 다 들켜서 쫓겨나거나 고양이, 쥐덫, 쥐약과 같은 함정에 희생을 치렀어. 마치 이미 대비라도 해둔 것처럼 다녀온 애들이 하나같이 말하더라."

"뭐라고 했는데?"

누에의 물음에 그녀가 쥐 한 마리를 안고 쓰다듬으면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거긴 지옥이라고."

그 말에 마미조가 담뱃대를 내려놓으면서 입을 열었다.

"땅을 파고갈 수 있지 않겠쓰으이?"

"당연히 그래 봤다는데 감전되는 줄에 물 흐르는 관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까지는 봤다는데 침입을 막기 위한 격벽들과 함정이 잔뜩 있어서 땅 파고도 들어가기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하더군."

'음..' 하는 소리와 함께 다들 생각하기 시작하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뭐, 들어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주변에서 많은 정보를 모았다고, 아야가 신문에 혈안이 돼 있다는 것과 들은 소문으론 텐구들이 모리야 신사에게 굴복하고 복종하면서 산의 문호도 개방했다고 해, 요즘은 텐구들이 아마노자쿠를 찾으러 다니나 봐."

"앵? 게네가 아마노자쿠를 찾는다고?" 이치린이 당황하며 물었다.

"응, 그랬어. 인간 마을의 인간들에게도 물어보나 봐. 그리고 그보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사건이 있는데."

"어떤 사건?"

"인간 마을에서 밤중에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하더군. 오니가 강력한 용의자로 뽑히고 있어."

"오니가? 어째서?" 누에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목격자 중 살아남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뿔이 달렸고 오니들 목소리였데."

"더 자세히 말해줬으면 좋겠구마이." 마미조도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무튼, 오니들이 사람을 납치한 다음에 눈을 가리게 하고 그 사람의 죄를 털어놓는데. 자세히 말하자면 환상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거라고 한 말이나 요괴를 욕하거나, 또, 결계에 대한 내용을 캤는지에 대해 말야. 이미 그랬던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상대의 눈을 가리고 지들이 오니라고 밝히는 것도 애매하구마이, 게다가 이미 조사를 마치고 잡아왔다는 말이제?"

"응. 자기네 오니들은 미움을 받기 때문에 환상향을 미워하는 자를 잡아먹으면 뒤탈이 없어서 좋데. 다만 반성하고 사죄하고 다신 안 하겠다고 약속하고 입 닫으면 살려준다고 해서 살려줬데."

"그래? 그래도 너에겐 다 말해줬네?"

누에의 물음에 나즈린이 품에서 금을 꺼내며 말했다.

"당연히 매수했지. 솔직히 사람좀 없어지든 말든 상관없지만 금좀 쥐여주고 신변을 보호해 주겠다고 했어, 인간은 지들 안전과 물욕은 끔찍히 추구하는 욕심의 동물이니까. 아무튼,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분명히 오니들이 무녀나 관리자인 유카리에게 털릴 것이 뻔하니 입을 연 인간을 족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다신 안 그러겠다는 조건으로 풀어줬데. 습격은 많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몇 개월 안 되었고 세간에는 오니들이 핑계 대 사람을 먹으려고 잡아가는 걸로 보고 있고 이미 모리야 신사에서 직접 오니들을 털었다더군."

"흐음.." 마미조가 골몰히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상한걸. 오니들이 뭐하러 그런 복잡한 짓을 해? 인간을 잡아먹고 싶으면 그냥 집 부시고 들어와 잡아먹었겠지."

"그러니까, 내가 아는 오니들은 그렇게 머리 못 굴려. 혹시나싶어 그 인간을 누군가가 감시하는 조짐이 있는지 다른 쥐들을 붙여서 역으로 감시중이야."

이치린도 더운지 두건을 벗고 누에의 말에 동조하며 말했다.

"어찌 되었건 몇 개월 안 됬을뿐더러 그자들이 관리자의 핑계를 대었고 환상향과 경계에 신경 쓰고 질서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풀어줬단 말이제. 입막음을 했다 캤지만 이 실종사건에 대해서이 소문은 퍼질 대로 퍼졌썼고. 관리자의 뒷배가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술수를 쓰거나 무언가 경각심을 주려는 것처럼 보이는 구마이."

"응? 술수라면?"

"말을 들으면 관리자나 무녀들이 쳐들어오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으인디, 누가봐도 관리자가 좋아할 만한 일을 하고 있응께 잘보이면서 처벌을 피해가려고 하는 거겠제. 물론 진짜 관리자의 사주를 받았을 가능성도 있겄지마는."

"확실히 경각심을 주려고 한 거 같긴 해. 인간으로서는 상당히 두렵고 무서울 것인 데다가 자신이 저지른 것이 있으니까 말야." 나즈린이 소매를 접어 반팔을 만들고서는 달래주던 쥐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고것보다 더 의문스러운 건 말여, 오니들이 어떻게 그런 정보들을 알았냐는 것이제."

"마미조 네 말대로 그 우둔한 것들이 정보를 다룰 리 없으니 환상향의 관리자가 몰래 엿듣고 알아서 하라고 정보를 쥐여줘서 자기 수발처럼 쓰는 게 아닐까? 솔직히 누가 봐도 관리자에게 좋을 일이고 어디든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경계를 다루는 능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야 쉽겠지."

"유카리가 껴있을 수 있다는 건가요.."

누에의 말에 이치린이 고심에 찬 표정으로 외마디를 뱉었고 마미조가 팔짱을 끼면서 대답했다.

"음, 그럴 수도 있겄제. 아직 말밖엔 증거가 없으니께. 아무튼 수고가 많았구마이, 내는 직접 산에 들어가 봤더니만 쥐 아가씨 말대로 보안이 철저하고 요새처럼 꽁꽁 싸매고 있었제."

운잔이 그 말을 듣고 이치린에게 말을 하자, 이치린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저도 운잔이랑 같이 요새처럼 되어 있는 걸 봤어요. 운잔이 멀리서 더 자세히 살펴본 산 전경이 수많은 초소와 곳곳의 철조망, 경비를 도는 텐구와 갓파, 커다란 건물들로 마치 군사기지를 방불케 했다고 하네요."

하소연하듯 술술 털어놓는 운잔의 말을 끄덕끄덕 듣던 이치린이 당황하며 되물었다.

"응? 걸리자마자 바로 무장한 텐구들이 쏟아져 나와 쫓아다닌 걸 보면 입자에 대한 대처도 빨랐다고?"

"그건 내가 직접 봤당께. 애당초 입구부터 철저하게 가려서 들여 보내더구마이. 이제 내가 겪은 일들을 말할 차례인것 같은디."

"오오, 어떻게 들어갔어?"

누에가 배시시 웃으면서 묻자 마미조가 내려간 안경을 손으로 슬쩍 올리면서 웃었다.

"다 나름의 방법이 있제. 텐구 글마들이 작년에 달에게 배후를 공격당한 이후에 외부에 대한 초 긴장상태가 되어버려서 경계가 삼엄해진 데다가 아예 지네 전통을 바꿔서 산안에 사는 주민을 단결시키고 관리하는 법을 만들어 놓았다고 하더랑께. 수많은 경보장치를 깔아둔 것만 해도 침입에 대해서 아주 노이로제가 걸려버렸쓰응께. 변신을 해도 알아차리고 잡으려 병력을 끌고 온 걸 봐선 말여."

"흠, 작년이라면 그때 달에서 천도니 뭐니 하며 이변을 말하는 거죠?"

"그러제." 마미조가 웃으며 이치린에게 대답했다.

"그 이변, 무녀들이랑 마리사랑 영원정의 레이센이 해결했다고 들었는데."

나즈린이 펜듈럼을 만지작거리며 말하자,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갇힌 방인지라 땀을 슬슬 흘리는 마미조에게 손 부채질을 하는 누에를 보고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어쩌면 텐구들이 자신들이 받은 '침략'을 산의 무녀가 응징해줬다고 여겨부러서 더 고마워하고 충성할 수도 있겄제. 시설을 확충해서 참배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걸 보면 말여, 걸려서 산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어도 내 부하들이 들고 온 정보에 의하면 봄에도 텐구가 비슷한 기사를 썼었는데 평범했었고 텐구고 캇파고 산의 신들을 깍듯이 대한다고 하더랑께, 텐구가 쓰고 있는 붕붕마루 신문도 듣자하니 거의 그 사건을 보도해서 재미를 봤고 산 쪽에서는 위의 지침에 충실한 관영매체로 위상을 떨치고 있다든디 그 말인 즉슨, 산의 윗 요괴들의 의사를 아야 그 텐구가 매우 충실히 반영하고 있고 더 잘보이려 할 수 있다는 거제."

"음, 그렇다면 대충 추슬려서 달이 먼저 산을 침공했고, 그것에 대해 열 받은 텐구들이 문단속을 강화하면서도 달을 응징해준 산의 무녀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모리야 신사에게 보답을 해주기 위하여 산의 위임도 받아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가설이 만들어지는데?"

누에의 말에 운잔이 뭔가 떠올라서 놀란 눈빛으로 이치린에게 말하자, 이치린이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운잔도 산 쪽에서 신사로 가는 길이 생겼고 텐구들이 잘 닦아놔서 참배객들로 붐빈다고 말하네요."

"음, 그래도 걸리는 건 말이여, 이게 정말 모리야 신사나 텐구네 윗 요괴같은 위에서 시켜부러서 그 텐구들이 벌이는 것인지, 그냥 텐구들이 일을 벌여놓고 윗선에도 잘 보이려 하고 있는 건지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보니께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랑 산의 민심은 달에 대한 반감이 심하믄서도 달 출신이자 이번 이변을 해결했다는 달토끼가 있는 영원정과는 협상을 위한 대화창이자 의약품 거래를 하고 있다고 직접 들었으니께 그렇게 계속 친하고 있다는 것이 내는 걸리는구마이."

"일단 영원정이랑은 친할 만 하지. 인간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소문으로 들었는데 그 토끼가 달에서는 배신자로 통한다더라, 그리고 달에서 내려온 것들이랑 싸우기까지 했다며, 적의 적은 동지이지 않겠어?"

이마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한 누에의 말에 마미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또 수상한 것으로 말이제, 산에 사는 선인한디 물어보니까네 산에서 큰 소음이 울린다고 하더구마잉."

"소음?" 누에가 자신의 날개들을 빙빙 돌리면서 바람을 일으키며 되묻자 마미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 같은 것들이네.." 이치린이 따뜻한 방 온기에 목덜미에서 스미는 땀을 닦았다.

"확실히 산 쪽이 수상한 게 많고 지금까지 나눠본 이야기랑 정해본 가설이 일리는 있지만, 거기까지는 그냥 산이 이상하게 변했다는 것과 사건을 지 신문에 넣는 데 혈안이 된 텐구가 다른 텐구랑 한패를 이루어 이 일을 꾸미는 동기까지만 설명되고 뱌쿠렌과 도교대빵이 저번 가면 요괴의 이변 때문에 아무리 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싸웠는데, 대표라는 자격만으로 모두와 상의도 없이 서로 정식적으로 합의까지 간 건 설명은 잘 안 되는데." 나즈린이 의아해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흠, 역시 그 부분까지는 어떻게 안 되나. 아! 맞다. 걔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누구 말이여?"

"마미조. 걔 있잖아. 생각을 읽는 요괴!"

"설마 사토리 씨요?" 이치린이 경악하며 누에에게 물었다.

"그래, 걔한테 셋 다 생각 읽어달라고 하면 그냥 해결되는 거 아냐."

"허, 뭐 말은 되네." 나즈린이 기가 찬 듯이 말했다.

"뭐, 능력으로는 확실하긴 하겠구마이."

"그치? 지저까지 가야 하는 건 내키지 않지만,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아쉬운 듯한 표정의 누에가 기운 빠지는지 몸이 푹 쳐지면서 날갯짓과 손 부채질을 멈추며 말했다.

"그래도 내가 이야기를 꺼냈으니 내가 사토리와 이야기해 보도록 할게."

마미조가 역으로 큰 꼬리를 흔들며 누에에게 바람을 일으켜주자 나즈린도 귀를 펄럭거리며 바람이 나도록 하면서 말했다.

"뭐, 그럼 나도 다른 요괴나 사람에게 수소문해보도록 하지, 최대한 의심받지 않게끔 말야. 수상쩍긴 해도 정말 단순한 취재인데 우리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보는 눈이 많으니 꼬투리는 잡히지 말아야지."

"뭐, 그건 그렇고 오니들이 환상향 또는 요괴를 깠다거나 결계 이야기를 대며 인가를 습격했다는 건 야쿠모 유카리가 배후에 개입되어 있지 않을까 싶은데? 텐구들은 예전에 이변을 일으킨 아마노자쿠를 찾아다니는 것도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이치린이 턱을 괴며 말하자 마미조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겄제. 둘 다 하나같이 관리자에게 잘 보이려 하는 행동이기도 하니께 말여."

"흠, 뭐야. 생각보다 진짜 더 복잡하잖아."

골치 아픈 표정으로 누에가 머리를 긁자 마미조가 웃으며 누에의 등을 토닥거렸고 이치린과 나즈린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종교 지도자 차원을 넘어 관리자의 영역이라.. 어쩌면 진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관리자에게 트집 잡히기 싫으니 관리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허울일 수도 있겠죠."

"그래도 생각해 보니 아마노자쿠는 본래 누구나 다 잡으려 했었잖아. 잡히지 않았으니 찾아다니는 것도 일리는 있어. 연관이 없는 확대해석일 수도 있다고. 솔직히 잡히면 그만한 특종이 어딨겠어?"

나즈린이 그렇게 말하고는 더운지 긴 소매를 접어 반팔을 만들고 케이프를 벗어서 갠 뒤, 꼬리로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안 그래도 기사에 미친 텐구들인데. 에후, 푹푹 찐다. 쪄."

이치린도 흐르는 땀을 소매로 닦은 후, 운잔의 부채질을 받으며 자신의 옷의 배 부분을 잡고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시원해지라고 바람을 일으키는 와중에도 진지하게 듣는 자세를 취했고 누에도 마미조도 각각 서로를 쳐다보다가 마미조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이여. 사건들이 한꺼번에 일어난다는 점에서이 연관성에 대한 의심을 배제할 순 없는 노릇이제."

그리고는 땀이 묻은 안경을 닦으며 말을 이었다.

"무엇보다 자세히 알 권리 정도는 우리에게 있지 안 겄어? 하나같이 의심스러운 부분투성이들이니께, 그중 하나로 도교의 귀에 뭘 낀 그 지도자가 마음속의 욕망 정도는 가볍게 읽는다고 들었는디 그랬다면 히지리와 텐구들의 생각쯤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을 거라는 거제."

"뭔가 있었으면 이미 알면서도 그것을 감수하고 받아들였다?"

"그럴 만큼 충분히 얻어 가는 게 더 있을 수 있다?"

이치린이 그렇게 말하고는 투덜거리며 같이 대답한 나즈린에게 따졌다.

"야, 쥐들 좀 나가라 그래, 방 안이 너무 더워."

"알았어. 솔직히 나도 더워. 치르노나 아야가 있었을 땐 시원했는데 둘 다 가니까 푹푹찌고 더워 미치겠네."

나즈린의 손짓 한 번에 많은 쥐가 숨겨진 구멍이나 문을 열고 사라지자, 마미조가 계속 이야기했다.

"그러제. 그 부분도 좀 걸리는구마잉. 정말 평화와 화합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교 측도 일부러 눈감아주고 히지리도 자신의 의사가 간파당하든 말든 확실히 무언가 확실하게 얻어갈 건덕지가 있으니께 서로 조건이 좋든 나쁘든 합의상 침묵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말여."

"뭐, 확실히 그건 그러네. 사실 도교 입장에서도 멘레이키를 자기들이 만들었는데 우리에게 교육을 맡긴다는 건 정말 싫어하는 애들이 자기 작품에 덧칠하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 그걸 감수하는 건데."

"정말 말씀대로군요. 정말 이해하기 힘든 것 투성이라서.." 이치린이 누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일단 텐구들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어. 비록 오늘도 그렇고 계속 다우징해봐도 찾아낸 건 아무것도 없긴 했지만. 내 다우징 능력이라면 찾아낼 수 있을 거야." 나즈린이 다우징 봉을 잡으며 말했다 .

"히지리랑 미코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하겠지?" 누에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살짝 떨면서 묻자 마미조가 대답했다.

"그건 내가 할러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말여."

"응, 솔직히 히지리에 대해서 캐는 건 좀 그래. 그럼 나는 지저에 다녀오지."

"저도 다른 분들에게서 정보를 모아보죠. 아직 너무 불확실한 추측이나 의혹만 많고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까요. 운잔에게 부탁해서 산의 동태를 계속 주시하도록 하죠. 특히 그 소음 부분이 걸리니까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이치린도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며 말했다.

"그럼 텐구들의 배후가 더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확실히 정보를 더 모아야겠네요. 히지리 님이나 도교 측의 의도에 대해서 도요. 지금은 그저 확실하지 않은 의혹뿐이니까요."

"그러제. 텐구들이 산 안을 샅샅이 감시하고 지들을 꽁꽁 사매는 것도 무언가 과민반응처럼 과도한 측면이 있응께, 뭔가 들키면 안 되는 듯이 말이제."

"그럼 이야기는 서로 다 꺼낸 것 같은데? 너무 강제적으로 진행되긴 해도 교육이라는 명분이 명확해서 꿍꿍이가 있다면 텐구들이나 우리랑 도교 같은 양측이 부인 못할 증거가 필요한데, 아무리 알아봐도 이걸 파면 팔수록 수상하잖아."

나즈린의 말에 이치린도 덜 식혀진 땀을 닦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튼, 다들 언니나 텐구, 도교 측등 다른 요괴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꼬투리 잡혔다간 더 시끄러워질 테니까요. 운잔한테도 텐구들이나 산을 잘 감시하라고 다시 한 번 말해두죠. 그럼, 더워서... 아니 말이 잘못 나왔네, 이제 물러나도록 하죠. 여기서 너무 시간 오래 끄는 것도 의심을 살 수 있으니까요." 이치린이 허겁지겁 일어서려다 당황하자 나즈린도 타이밍이라는 듯이 황급히 일어섰다.

"그러게, 일단 쥐들도 풀어보고 인간 마을 쪽에서 사건이나 소문들도 연관이 있나 알아볼게. 텐구든 도교든 음.. 히지리든지 간에 말야. 내 다우징 능력이면 수상한 건 바로 물증으로 찾아낼 수 있으니까."

"수고 좀 해주어야겠구마잉. 우리야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멘레이키의 교육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의혹이 생기는 부분을 마땅히 증명해보자는 걸 알자는 것잉께 진실에 다가가는데 능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겄제"

"그럼, 나도 내 능력으로 지저에 다녀오도록 할게. 정말로 그리 내키진 않지만." 누에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팔짱을 끼고 긴 한숨을 쉬면서 그렇게 말하고 마미조가 고생한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누에의 등을 토닥거려주자, 이치린과 나즈린은 자신들의 두건과 케이프를 챙기면서 방문을 열고 고개를 한 번 숙여 인사한 뒤, 복도로 나왔다.

"아우, 쪄 죽는 줄 알았네. 땀으로 옷이 살에 붙어서 후덥지근해, 왜 이렇게 덥지."

"여름인 데다가 방안에 체온 높은 요괴는 많은데 바람이 안 통하니까... 잠깐인데도 이렇게 땀으로 젖다니."

"아까 너네 쥐떼 때문 아냐?"

"아니거든!"

나즈린이 자신의 넓은 귀를 펄럭이고 불편한 표정으로 얼굴에 열심히 손부채를 쳤다.

"누에씨처럼 옷을 짧고 얇게 입고 다녀야 하나. 항상 이렇게 입고 다녔는데."

"이치린은 딱 봐도 옷이 두꺼우니까. 내가 지금 같은 열대야에 평소 그 모습으로 입고 다녔단 땀띠 걸릴걸."

그녀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복도에서 걸어가다 흩어지자. 방에서 나온 누에와 마미조도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흩어졌다.

나즈린이 이치린과 헤어지고 자신이 짐을 푼 방으로 들어서려다 불경을 들고 들어서는 쇼를 보고 말했다.

"주인, 내 방 앞쪽에서 봐서 놀랬네. 공부하고 들어오는 거야?"

"아, 그럼요. 나즈린. 실은 밖에 생각보다 모기가 많거든요. 아무래도 묘지 쪽에 아직도 비오고 남은 물웅덩이가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내일이라도 다른 요괴들 보고 메우러 가자고 해야겠는데, 주인."

"그래야겠어요, 밖에는 좀 시원할 것 같아서 나갔었더니 생각을 워낙 내가 짧게 해버렸네, 하핫. 뭐, 방안은 덥겠지만 팔이라도 걷으면 괜찮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나즈린처럼 소매를 각 잡아서 걷었거든요. 예쁘게 접어서 딱!"

"으음, 주인. 확실히 예쁘게 접었네요."

"그쵸? 신경 써서 접은 거라서 그래요. 저도 지금 복장이 땀으로 탈진할 위험이 있어서 이제 나즈린처럼 짧은 치마로 입으려고 준비중이에요. 무척 더워지면 법회하기 전 평소에는 누에 씨처럼 원피스로 맞춰서 반팔차림으로도 다녀보죠. 뭐, 흐흐."

웃으면서 호탕하게 말하는 쇼에게 나즈린이 웃으면서도 살짝 귀찮은 말투로 말했다.

"모기랑 더위로 고생하네. 주인, 얼굴이라도 찬물로 씻고 자고 쑥이라도 태워봐. 극성맞은 모기지만 쫓는데 어느 정도 도움은 될 터이니."

"도움이 될 터이니!!!"

난데없는 큰 소리에 깜짝 놀란 나즈린이 귀를 쫑긋 세우고 흠칫하자, 쇼의 뒤에서 우산이 안 보이게끔 뒤집어서 내려놓은 코가사가 슬쩍 모습을 비춰주면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혀를 내밀며 웃었다.

"아이, 깜짝이야! 뭐하는 거야!" 

"헤, 쿄코인줄 알았지? 이것이 예상을 뒤엎고 허를 찌르는 놀래키기다!!! 어때?"

"지금 뭐래는 거야." 나즈린은 혀를 차면서도 놀란 게 창피했는지 얼굴을 붉혔다. 

"아, 들어와서 방 찾다가 다시 만났어요. 사실 남을 놀래켜 주는데 너무 고민이 많다고 하길래 제가 좀 도와줬거든요. 수고했어요. 나즈린."

"본존(本尊[각주:1])님 말씀대로네! 고마워!"

"후훗! 잊지 말고 나중에 반야탕[각주:2] 몇 잔 걸치면서 갚는 겁니다!" 쇼도 기분좋게 기뻐하는 코가사와 하이파이브로 답했다.

그런 코가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팔을 안긴 쇼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으로 달래듯이 나즈린의 팔을 두드려주었고, 나즈린이 얼굴이 붉어지며 눈을 감고 싫증 난 표정으로 외쳤다.

"하아, 주인이 내가 겁 많고 잘 놀란다는 걸 알면서 일부러 그랬구나. 짜증은 나지만 할 수 없지 뭐."

"그래도 다행이네요. 무지 겁먹은 것처럼 보였는데."

"주인! 갑자기 큰소리로 튀어나오는데 안 놀라겠어. 적어도 내 방앞에선 그러지 마, 스트레스받으니까."

방문을 크게 열어젖힌 나즈린이 한숨을 한번 쉬면서 그들을 바라보자 둘 다 그런 나즈린에게 미소를 지었다.

"네, 수고했어요. 들어가 쉬어요."

"미안, 나즈린! 고맙고 들어가 쉬어!!"

큰소리와 함께 방문이 닫히자, 코가사가 우산을 들고 쇼에게 해맑은 미소로 답했다.

"쇼!! 고마워!!"

"하하, 저보다 나즈린에게 더 고마워해 주세요."

미소로 답한 쇼가 더운지 손 부채질을 하며 코가사와 같이 복도로 걸어가자, 그들이 지나가는 소리를 큰 귀를 기울이며 세심하게 파악한 나즈린은 불만족스러운 표정과 불안감이 가득한 눈으로 한숨을 길게 쉬고 머리를 긁적이면서 쥐고 있던 땀 묻은 케이프와 등에 멘 다우징 봉을 빈 구석에 놓은 뒤, 책상 위에 올려진 호롱불을 피웠다.

흘린 땀으로 씻으러 다녀온 그녀가 한구석에 수건을 널어 놓고 파자마 잠옷으로 갈아입자, 이부자리를 편 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코를 킁킁거리다 눈치껏 나즈린의 앞에 집합했고, 그중 제법 큰 쥐를 그녀가 손으로 들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 화영총에 살던 집의 배치돼있던 그대로 다 잘 가지고 온 거지? 배열이나 토씨 하나 틀리면 안 돼."

쥐가 고개를 끄덕이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나즈린은 방에 배치된 책장의 책들과 화장품 등 잡동사니가 올려진 책상, 붓과 벼루 같은 도구나 옷이 든 옷장 등 물건들을 보면서 만족스러운 듯이 말했다.

"좋아. 잘했어, 오늘 정말 수고 많았어. 너희들. "

쥐를 내려놓고 책상에 있던 항아리의 뚜껑을 열어 가득 담긴 곡식을 한가득 뿌리자, 쥐떼가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허겁지겁 곡식들을 먹기 시작했고, 나즈린의 옷을 빨래통에 넣던 쥐들도 냄새를 감지하고 순식간에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천천히 먹어. 더 있으니까, 숫자가 아무리 많다지만 이 상태 그대로 가져오기 정말 어려웠을 테니까. ."

그리고 슬픈 눈으로 측은하게 곡식을 한구석에 뿌리며 말했다.

"죽은 애들도 정말 미안하고 명복을 빌어주면서, 윤회에서 더 나은 입장으로 태어나 깨달음을 얻어 극락에 가길."

애도를 표한 나즈린은 항아리에서 곡식 한 줌을 쥐고 쥔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이건 오늘 수고한 나의 몫,"

손안에 있던 한 톨의 곡식까지 입안에 털어놓은 나즈린은 오물오물 씹으면서 펜듈럼과 다우징 봉을 옆에 둔 뒤, 큰 방문을 열어 밖을 살피고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긴장된 손으로 여닫이 문을 닫았다.

코를 킁킁거리는 쥐들이 이빨로 갈고 씹는 소리에 소란스러워진 방에서 책상의 서랍을 열어 물건들을 내려놓은 다음 어떤 두꺼운 케이스로 된 수첩같은 물건에 펜듈럼을 꽂으며 입안의 음식물을 다 씹어 삼키고 입을 열었다.

"확실히 내 방앞에 있으면 곤란하단 말이야."

수첩과 꽂은 펜듈럼에서 잠깐 빛이 나면서 '철컥'하는 소리가 나자, 수첩 같이 생긴 부분을 잡고 서랍 바닥을 들어낸 나즈린은 마법진과 함께 그 안에 든 편지와 비슷한 찢어진 불경 몇 장을 보면서 꺼내 들었다.

'비사문천님이 주신 주인에 대한 이번 달 감시 지령.'

그것을 바라본 쥐들이 슬그머니 눈치를 채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철통같이 자리를 잡고 코를 킁킁거리면서 이리저리 살피다가 가장 큰 쥐가 몇몇 쥐와 울음소리를 내자, 나즈린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바람을 '훗' 하고 불면서 앞머리를 날리며 말했다.

"야근할 시간이군."


  1. 법당에서 모시고 숭배하는 불상 및 부처 [본문으로]
  2. 般若湯 절에서 술을 일컫는 말 [본문으로]
Posted by 라쿠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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