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엽(傘荷葉, 학명:Diphylleia grayi / 이명:Skeleton Flower)

                              6~7월에 산형(形) 꽃차례로 흰색 꽃이 핀다.   일본에 분포하며 꽃잎이 물에 젖으면 투명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창문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바닥의 따뜻한 온기로 데워진 방석 위의 두 요괴는 탁상위의 활짝 핀 달맞이꽃 화분을 사이에 두고 서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게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니?”

그렇습니다.”

노란 달맞이꽃 사이로 요우무의 입안 살을 계속 깨무는 듯한 오물거림이 여과 없이 유카리의 눈동자에 비춰줬다.

내가 수긍할지 아닐지를 떠나 일단 저지르고 보는 용기는 가상하구나.”

단도직입이니까요.”

그럼 내 대답이 듣고 싶겠지.”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현자님의 직언을 기다릴 뿐입니다.”

이제 아는 문자 좀 쓸 줄 아는구나.”

감사합니다.”

요우무가 고개를 숙임과 동시에 유카리의 한쪽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그렇게 아랫사람은 위의 평가에 반응하게 되어있지.”

그리고 그녀는 부채를 큰 소리로 폈다.

너에게는 그렇게 유유코의 평가가 신경 쓰이는 거니?”

그럼요!!”

벌떡 일어나 소리를 내지른 요우무는 아차 싶어 다시 무릎을 꿇고 헛기침을 했다.

물론입니다.”

너 얼굴 빨개졌는데.”

물론이라고요.”

그래그래. 뭐 오죽하면 여기까지 왔겠니.”

아랫사람으로서 위의 평가를 바랄 뿐입니다.”

너에게는 그게 보상 같은 거구나.”

부정하진 않지만 확신이 더 정확하겠지요.”

확신이라네 계획처럼 네가 내 식처럼 나를 섬기고 내가 아껴주는 모습을 대놓고 보여주는 헤프닝속에 유유코가 둘 중 누구에게 더 아쉬워하고 질투하나 반응을 보고 그걸 알 수 있다는 거 말이지?”

오랜 친우분이시니 자신과 호기심이 있으시다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유코의 애착의 종착이 가까이에 둔 벗이냐같이 사는 종이냐

유카리는 언짢은 표정으로 부채를 접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

요우무는 자신 있게 말했다.

어째서?”

왜냐하면 유유코 님은 반드시 둘이 짰다는 걸 눈치 챌게 분명 하거든요.”

호오. 계속해봐.”

눈치는 이미 귀신같은 분이시니 분명히 저희 의도를 눈치 채실 것이고, 유유코 님의 능청 상 분명 호감 있는 대상에게 역으로 말을 많이 거면서 재미로 떠보실 게 분명하니 그걸로 얼추 내심을 들어내실 겁니다.”

일부러 패를 보여주고 그걸 역 이용한다 라.”

기만이야 말로 허허실실. 방심을 유도하는 기습의 정석이니까요.”

확실히 오래 주인을 본 종이 할 만한 짓이구나.”

현자님의 말씀 감사합니다.”

주인급인 자가 할 만한 짓은 아니라는 소리야.”

유카리의 다그치는 말투에 요우무는 아쉬운 듯 읊조렸다.

제 아둔한 머리론 현명하신 유카리 님도 내심 궁금 하실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참 말이 많구나.”

죄송합니다.”

내 식은 그저 필요한 말과 답만 말한단다.”

유카리의 표독스러운 표정에 요우무는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유카리 님.”

더 숙이렴.”

요우무가 움찔하며 모은 손을 데었던 이마를 정수리로 오도록 숙였다.

그리고 쓸데없는 말은 네 검처럼 다 쳐내렴.”

.”

어차피 이런 제안을 꺼냈다는 거 자체가 나와 유유코의 사이가 이런 일을 장난으로 넘길 만큼 깊다고 네가 봤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경계에서 손을 넣어 요우무의 볼을 찔렀다.

그렇게 우리 사이가 질투가 났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네가 유유코를 종으로서 섬기는 건지 사모하는 건지 모르겠구나.”

그래서 확신이라고 말씀 드린 겁니다.”

그래, 자꾸 이야기하는 확신. 그거 한번 주인의 입장에서 들어보자.”

제가 노력하는 만큼 높으신 분으로서 그 노력과 마음을 알아준다는 믿음이요.”

인정받고 싶니?”

유카리의 보조개가 들어간 속삭임에 요우무도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우애도 인정 받으셔야죠.”

어머 얘는.”

유카리의 핀잔에 요우무가 자세를 다시 폈다.

나 일어서라고 안했다.”

죄송합니다.”

너나 굴릴 바보 같은 구상이라 나나 유유코나 재미는 있겠구나. 유유코가 질투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짜릿할 거 같단 말이지.”

그리고는 요우무의 반령을 잡고 강아지의 털을 쓸 듯 쓰다듬었다.

누가 더 소중한지 떠보는 건 동일선상으로 보는 듯해 건방지지만 심심하기도 하고 언젠가 한번 우리 둘 사이에서 너를 손봐줄 필요가 있었으니 잘 되었구나.”

수긍하신 걸로 알고 그때는 유유코 님처럼 식처럼 모시겠습니다.”

내 식에게 살가운 건 아니지만 노력해보도록 하마. 내숭 많은 유유코의 종을 잃은 표정으로 첫 단추를 꿰는 것도 오래 살면서 보기 힘든 별미 일 테니.”

희열감에 젖은 유카리의 손에서 벗어난 반령과 함께 인사를 하고 유카리의 집을 나선 요우무는 들고 있던 자신의 검집에 매달린 꽃을 아련하게 바라보았다.

 

 

산하엽(Diphylleia grayi/Skeleton Flower)이 서리가 서려 잎이 투명해져 있을 만큼 서늘한 백옥루의 부엌에서 따스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오는 와중에 구슬땀도 튀지 않게 머리를 천으로 싸맨 요우무가 부지런히 뜨거운 고슬 밥을 고봉으로 푸고 남은 밥은 오니기리를 빗었다.

뜨거운 기름에 튀긴 카라야케를 세어 나오는 기름이 티나도록 하얀 접시에 올리고 미소된장국과 야채볶음을 같이 올려서 상에 올린 요우무가 수증기를 뚫고 나온 반령과 함께 부엌을 나섰다.

유유코 님, 식사하세요!”

. 이것만 하고

방에서 쇼기 연습을 하던 유유코가 대답하자, 천을 벗고 손 부채질을 하던 요우무가 식사상에 앉았다.

유유코 님 식사하세요.”

알았다니까, .”

투덜거리며 방에서 나와 자리에 앉은 유유코가 만족한 표정으로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오늘도 잘 먹을게.”

. 맛있게 드세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요우무도 낮은 상에서 젓가락을 들자, 유유코는 자신의 상 반대편에 떠진 밥공기를 보며 말했다.

, 이게 요우무 네 밥 아니니?”

, 그거요?”

, 먹고 더 먹으라는 거구나.”

, 아니에요. 그런 건 옆에 둔 오니기리에요.”

그럼 이건 누구 밥이니? 설마 반령 밥?”

아뇨. 얘가 먹을 건 공기인데요.”

! 그럼 누구 제사 밥이니??!!”

그러자 해맑은 미소로 요우무가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유카리 님이요!”

어안이 벙벙해진 유유코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진짜에요. 그렇죠. 유카리 님!”

얘는 무슨, 유카리가 경계의 요괴라지만 명색이 대 요괴인데 네가 부르면 부른다고 나오는.”

유유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계가 열리며 익숙한 손이 젓가락을 들고 고슬고슬한 밥을 퍼서 경계로 가져가기 시작하자 무안해진 유유코가 말했다.

유카리 제사 밥이라니..’

오늘 온다는 말 없었잖아.”

? 네 종이 말을 안했나보네.”

다른 경계에서 유카리가 밥을 오물거리며 요우무를 비웃듯 말하자 요우무가 살짝 인상을 지었다.

그래? 뭐 밥하느라 잊었나보네.”

그러게. 너네 집 밥 되게 맛있네.”

공짜밥 이니까 그렇지.”

그런가? 푸핫. 유유코도 참. 내가 와서 신경써준 거 아니겠어?”

슬쩍 웃으며 말을 뜬 유카리의 바통을 요우무가 이어받았다.

그럼요. 누구보다 귀하신 분이 오셨는걸요.”

어머, 주인님 친구라고 귀하게 손님대접을 해주니 되게 아래교육 잘 시켰나 보다. 호호.”

내 친구이자 손님에게 당연히 해야 하는 예절인걸. 새삼스럽게.”

그래, 그러네.”

그 말과 함께 유카리의 밥에 카라야케를 손수 소스를 발라 야채에 싸서 요우무가 올려주자, 밥과 같이 집어 먹은 유카리가 미소를 지었다.

근데 내가 손님인데 되게 새삼스럽다.”

에이, 유카리 님도. 맛있게 드셔주시는 것도 기쁜데 이 백옥루에 기쁨만 가져가시게 잘 섬겨야죠!”

되게 예절 깍듯하구나. 귀엽네.”

기특한 듯이 요우무의 머리를 쓰다듬자 유유코도 밥상머리에서 부담스럽게 왜 저러냐는 듯한 표정을 짓으며 밥을 먹었다.

카라야케가 맛있구나.”

, 유카리 님 오신다고 더 신경 많이 썼어요!”

오구오구, 잘했어욤. 내가 먹고 싶다 흘린 말이었는데도 다해주고

젓가락을 놓고 요우무의 두 볼을 꼬집으며 흔들고는 등을 토닥이자, 유유코가 젓가락으로 밥그릇을 툭툭 치면서 말했다.

보기 좋네, 나 내 친구모습도 다 보고 싶으니까 몸 다 들어내서 먹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습을 다 드러낸 유카리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요우무에게 그것보라는 듯이 푸시를 주듯 말했다.

자 이제 만족해?”

당연하지. 아까처럼 먹으면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모르잖니.”

에이 그거야 경계로 넘어가는 거지.”

, 그런가?”

그럼. 아하핫.”

유카리와 유유코 둘이서 폭소를 터트리자 요우무는 준비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계속 유카리의 밥에 반찬을 올려주며 상황만을 살폈다.

유카리, 근데 왜 갑자기 카라야케야?”

따스한 밥에 따뜻한 카라야케면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아?”

거기에 미소국물까지 밥에 스며들면 금상첨화죠.”

그럼, 요우무. , 너 뭘 좀 아는구나.”

카라야케를 씹던 유카리가 맞장구에 감탄하자 요우무가 재빨리 미소 국물을 받쳐 들며 대령했다.

넵넵. 이제 국물과 드셔요.”

, 그래.”

유카리 님 체하시면 안 돼요, 아셨죠.”

그래그래. 착하다.”

유카리 님이 받아 주시는 건 좋은데 내가 뭔가 딸내미같이 오버하는 건가.’

유카리가 쟤네들 왜 저렇게 부산떠나 하는 유유코의 표정을 보며 슬슬 반응이 나올거 같다 싶은 마음에 들뜨면서도 한편으로 드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거이거 이래서는 내가 주인이 아니라 무슨 엄마나 식구가 된 느낌이잖아.’

, 유유코. 방에 못 보던 쇼기가 있던데?”

그거 봤어? 내가 이번에 심심해서 취재하러 오는 텐구들이랑 술내기 쇼기를 둘까 하고 연습하고 있었어.”

어느 쪽이든 술이 동은 나겠네.”

에이 참. 또 그런다.”

, 부인은 못하는거봨크크크킄.”

그럼, 결혼은 못했잖닣히힛.”

얔크크킄킄.”

무릎을 연달아치며 웃는 유유코와 함께 폭소하던 유카리의 옆에서 자신의 밥을 차분히 먹은 요우무는 유카리의 옆에서 무릎을 꿇고 조신조신 그녀의 밥그릇에 가지런히 반찬을 올렸다.

그래. 밥은 잘 먹었니?”

유카리가 목소리를 내려 깔자 요우무도 각을 잡았다.

. 황송합니다. 유카리 님.”
그래, 네 덕에 정말 맛있고 편안하구나.”

감사합니다!”

너 같은 식, 시종이 있어 유유코는 참. 편하겠어.”

그럼 물론이지.”

과분한 칭찬 정말 감사합니다.”

유유코가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절을 하며 감사해하는 요우무를 보며 무안해지자 유카리가 속으로 낄낄거리면서 표정에 힘을 주며 말했다.

얘는! 네 주인이 보고 있잖니.”

그래도 저는 유카리님이요. 저에게 어엄청 격려해주셔서 넘넘 좋아요.”

요우무가 팔까지 벌리며 격양하자, 유카리의 입에서도 유유코와 같이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유카리 님이 맛나게 드셔주시는 모습도 너무 도도하시는 걸요.”

아하핫, 얘는. 네 주인 다 보는데. 란 어릴 때 같네.”

유카리가 눈치 채라는 듯이 크게 팔꿈치로 요우무의 옆구리를 치자, 맞은 상대 쪽도 슬쩍 눈가를 찌뿌렸다.

요우무가 너희 집에서 술 좀 얻어 마신 것 같은데 맛있게 먹고 있는 걸.”

, 유유코님이야 뭐든 맛있게 드시잖아요.”

?”

그럼, 요우무가 뭐든 맛있게 해주니 유유코가 잘 먹겠지.”

격찬 감사드립니다.”

유유코는 이런 착실한 종을 둬서 참 편하겠어.”

아니아니, 잠깐.”

저도 백옥루에 몸이 계신동안 더 보살펴 드릴게요,”

어유, 이 예쁜 것.”

유카리나 요우무나 이제 눈치 챘을 거라 생각하고 서로 갖은 아양을 다 떨자, 유유코도 카라야케를 씹으며 말했다.

요우무, 그만 끼어들고 이제 유카리와 둘이서 이야기 좀 하도록 하마.”

, 좋았는데 그래야 되나?”

능청스럽게 아쉬운 듯이 유카리가 말하자 요우무도 유카리의 품에 파고들며 머리를 비비며 쳐다보았다.

유카리님 말씀이 너무 따스해서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건 내 몸에 붙어서 따스한 거고. 종자.. 아니 식아.”

, 실례했습니다. 식으로서... 아니 종자로서 죄를 지었습니다.”

죄는 니 주인에게 하는 거란다. 나는 식에게 하듯 애교로 봐줄게.”

넓으신 아량 감사드립니다.”

그 광경에 어이없는 표정으로 유유코가 물었다.

너 식에게 진짜 그렇게 해?”
예쁜 짓을 하면.”

, 그럼 요우무에게는 예쁜 짓을 해서 한다는 거지?”

우아아! 저를 그렇게 예쁘게 보시다니!”

요우무가 벌떡 일어나며 90도로 인사하고 유카리에게 술을 따르며 말했다.

날선 검 두 사이의 파란만장에서 이렇게 존중받은 몸, 계신동안 가호하며 충정을 다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유카리가 보란 듯이 따라준 술을 마셨다.

봐봐, 예쁜 짓을 하잖아.”

에이 부끄럽다고요.”

그리고 빈 술잔을 크게 내려놓았다.

캬아, 마셔서 그런지 밥도 맛나게 짓고 하는 짓이 더 예쁘네.”

아앙, 감사해요. 유카리 님.”

둘이 쿵짝이 맞는 모습에 야채를 파드득 씹은 유유코의 모습을 보며, 그녀의 다음 행동을 떠나서 유카리는 자기는 재밌게 놀고 이제 밥상을 엎고 쏟아질 리스크는 선 넘는 요우무쪽으로 갔다고 안도했고, 요우무는 유카리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얼추 보여줬다고 안도하는 그녀들만의 동상이몽이 밥상 위에 차려졌다.

야아, 종자.. . 대견하구나. 그치 유유코?”

반대야.”

, . 내 정신 좀 봐. 식 아니, 종자가 참 대견한 거 같아. 매력에 헤어 나오질 못했는데 너 밑에서 커서 그런지 충성도 곧고 애교도 많고.”

그래, 이제 슬슬 그럼 데리고 살아라는 말이 나올 때도 되었다고.’

응응 맞아. 요우무만한 종이 어딨겠어.”

그러자 요우무의 얼굴에 만족이 번졌다.

역시 모든 걸 꿰뚫어보시는 현명한 지휘자 유유코님!’

그치. 참 잘해주지.”

그러자 유유코가 카라야케를 야채와 같이 집어 유카리의 입에 넣어주면서 말했다.

하지만 너네 식은 이렇게 예쁜 짓을 못해서 안타까워.”

서로 짠 둘이서 사색이 되어 빙긋 웃는 유유코를 바라보자, 유유코가 당황한 유카리의 턱을 한손으로 집고 살짝 올렸다 내렸다 하며 말했다.

이렇게 꼭꼭 씹어 먹으라고.”

으응, 으응.”

옆에서는 육성으로 .’이라고 내뱉을 뻔한 요우무가 경악한 얼굴로 그것을 보며 아연실색할 뿐이었다.

, .. 부럽다.’

, 유유코 너도 좀 먹어,”

유카리가 다른 반찬을 집어 주자 유카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에이, 나는 그런 예쁜 짓 못해.”

그리고는 요우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식은 예쁜 짓 잘하자나.”

……

……

무안해진 둘은 유카리의 슬쩍 못마땅한 눈초리를 최대한 요우무가 의식하며 눈을 내리 깔았다.

.. 그래도 저기 유유코님.”

자자, 아까처럼 예쁜 짓.”

유카리가 유유코 눈치를 보며 능청스럽게 웃으며 손을 돌리자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며 최대한 반령이 몸서리치는 귀여움으로 받아먹었다.

, 진짜 예쁘게 먹는다. 유유코 말 그대로야.”

그럼. 그럼. 누구네 종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컵을 오물거리는 요우무에게 주며 말했다.

오물거리는 건 좋은데 체하겠다. .”

반인반령이 감사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컵을 받아들어 마시자마자 쓴맛에 기침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유령이 웃었다.

어머, 미안. 술이었네?”

어우, 놀랐겠다. .”

그치, 하사주가 되어버렸을 텐데 미안하네. 유카리도 등 좀 토닥여주자. 얘 반은 살아있어서 기도 막히면 유령 직행이라 염마님도 오고 귀찮단 말야.”

? . 그래.”

기침을 하는 요우무에게 둘이서 등을 토닥여주자 요우무가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안타까워했다.

으아아.. 유유코님 하사주 라니..’

유카리도 일부러 세게 등을 때리듯 토닥이며 되뇌었다.

유유코 장난이 참 심하네.’

, 괜찮아졌니?”

, 감사합니다.”

괜찮아. 주인이 잘 챙기겠지.”

유카리와 어깨동무를 한 유령주인이 배시시 웃자 요우무도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제가 챙겨드릴 거예요.”

네 몸도 좀 챙기렴.”

유카리가 거들자 요우무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숙이면서 말했다.

흐글흐긍윽, 위가 안전하다면 아래는 상관없지만 검을 보존하듯 언제나 몸도 보존하겠습니다.”

그래그래. 백옥루는 위나 아래나 정말 안전하겠지. 안 그래 유카리?”

물론이지. 맨몸으로 안심하고 오겠는 걸?”

그리고 밥그릇을 보이며 말했다.

밥도 맛있고 말야.”

유유코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요우무가 해준걸.”

그리고는 빈 자신의 밥그릇을 보이며 말했다.

매일 매일 말이야.”

으아아아앙.. 매일매일 해드릴게요 유유코니임.”

요우무가 도게자하듯 엎드려 절하자 유카리가 이제 연극할 필요 없나 싶어서 뒷짐을 졌고, 유유코가 젓가락을 다시며 말했다.

식이 귀엽지 유카리?”

어릴 땐 종자가 다 그렇지 뭐.”

크면?”

글쎄다. 내가 너무 계산기로만 굴렸나.”

아래는 단순한 거 같아.”

뼈있는 말에 유카리도 뼈있게 말했다.

아니 눈앞에만 봐도 복잡은거 같은데.”

그 말에 유유코가 웃음을 지으며 요우무에게 다가가 어깨를 짚고 일어서라고 부축하고 요우무가 울먹이며 격양된 얼굴로 올려보자, 눈물로 글썽이며 일렁거리는 눈가에 분홍색 유유코의 상이 들어왔다.

저기 요우무.”

, 유유코님! 유카리님 말고 유유코님!!”

카라야케 다 떨어졌어.”

?”

얼레, 유유코 너 언제 다 먹은 거야?”

다시 튀겨와.”

. 넵넵!”

아까 요우무가 더운데 힘들게 밥짓고 튀겨와서 더 맛있었단다.”

그녀가 빈 접시를 주며 젓가락으로 자신의 입꼬리를 찌르듯 흔들며 턱을 괴었다.

, 나도 튀겨올게.”

눈치껏 유카리가 경계에 손을 벋어 빈 접시를 들어주었다.

아네요. 종자인 제가 해야죠! 유카리 님은 앉아서 드시고 계세요. 사랑해요. 아니 유유코님을 더 사랑해요! 알았죠!!”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요우무가 유카리의 빈 접시를 뺏어서 부엌으로 달려나갔다.

!”

후훗.”

고함을 지른 유카리 옆에서 유유코가 웃자 유카리가 슬쩍 친구를 바라보았다.

사실 저런 모습이 더 귀엽다니까.”

그러자 유카리도 부엌과 유유코를 슬쩍 바라보며 탄식을 뱉으며 웃었다.

악취미야. .”

더 크기 전에 봐두는 거라고. 봐주지 그러니?”

그런 거라면 참견할 필요는 없지.”

나도 보고나서 더 큰 거 같거든.”

유유코의 흐뭇한 미소에 겸연쩍어진 유카리가 냉수를 들이켰다.

좋게 봐줘서 다행이네.”

후후. 참견해줘서 고마워.”

유유코의 악수 요청에 유카리도 웃으며 악수를 받아들였고 유유코가 잡은 손을 당기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종자가 뭘 원하는지 알았으니 한번만 더 참견해줘.”

그러자. 뭐 맛있었는데 이렇게 된 거 남의 식구 데리고 재미 좀 더 봐야겠어.”

부엌에서 닭고기를 썰던 요우무는 썰어놓은 고기가 밑의 경계로 떨어져 반죽 쟁반으로 굴러가 튀김옷이 되자, 슬쩍 놀랐다.

열심히 하는데 요우무?”

그치? 하루 종일 빗질 쓸 때처럼 열심히 한다니까? 기특하지.”

유유코가 요우무의 볼 살을 꼬집으며 말하자 요우무의 볼가가 붉어졌다.

우리 란이 계산할 때처럼 꾸준하네. 덕분에 손님주인도 더 거들어서 맛나게 먹겠어.”

저기 요우무, 우리는 네가 해준 게 맛있는데 어떻게 해야 맛이 있을까?”

! 유유코님! 제 특제 양념이고요. 무조건 기름이 끓었는지 확인해 봐야하고 뭐부터 말씀 드리자면.”

우리 첸처럼 씩씩하네. 검사야 검사.”

, 유카리님 손부터 씻고 오세요!”

손에 물 묻은 거 안보이니?”

유유코님은 제가 씻겨드릴게요! 여기 이 나무 그릇에

너는 요리법이나 알려줘. , 유유코 이 경계에 손을 넣어.”

아악! 거기서 유카리님이랑 유유코님이랑 손잡을 것 모를 줄 알아요?”

얌전히 닭이나 썰래?”

아악, 너무해,”

참 둘이 귀엽다니까.”

유유코가 공평하게 양손을 내밀면서 둘의 손을 잡어주면서 뜨거운 부엌과 분위기의 열기에 덥혀진 건지 모를 유유코의 손의 온기도 둘의 체온과 맞닿아 따스히 스며들고 있었다.

 

 

 

 

 

 

 

after

 

저기 유카리님.”

왜 그러니. ?”

요리하는 법 배워 오셨다면서요.”

그래, 참 맛있었지.”

그런데 왜 배워 오신 분이 저희에게 가르쳐주시는?”

……

유카리가 째려보는 란과 첸을 보며 우물쭈물 말했다.

이 대 현자 유카리는 너희가 손맛으로 해주는 게 맛있어서 그런단다.”

역시! 유카리 님!”

!”

그리고 둘은 동시에 노려보며 말했다.

거짓말쟁이.”

늘 차갑던 손이 따뜻한 걸 느꼈으니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줘.”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서는 유카리를 보며 기가 찬 란이 음식 앞이라 혀는 못 차겠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란님, 유카리 님이 뭐라고 씨부리.. 아니 대체 뭐래는 거예요?”

밥 먹기 싫으신덴다.”

그럼 우리끼리 먹는 거예요?”

란은 굳은 결심으로 유카리의 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 저 맛집이 해줄 거 얻어먹어야지.”

어머, 많이 컸구나. . 나보고 하는 말이니?”

그럼 그 두 손 못쓴다고 때 쓰실 거면 장갑이라도 끼고 제대로 좀 알려주세요.”

란님, 굳이 식사할 필요는 없다지만 그러다 겨울잠 주무실 때까지 뻐기시면 어쩌시려고요.”

, 그럼 같이 식사하면 되겠다. 이것 보렴. 그게 기름 끓는 거부터 중요한데 그 온도가..”

2.

! 요우무 빗질을 1001번 했어! 대단해!”

,, 감사합니다 유유코님..”

와 요우무 빗질을 1002번 했어! 대단해!”

, 감사드립니다. 유유코님..”

와 요우무 빗질을 1003번 했어! 대단해!”

감사드립니다. 유유코님..”

와 요우무 빗질을 1004번 했어! 대단해!”

그러자 요우무가 나사가 빠져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럼요! 대단하죠! 누구 종인데요!”

유카리네 식이잖니.”

흑흑, 너무해. 아니 죄송해요. 제가 너무할게 아니군요.”

유카리가 해주는 카라야케를 먹으러 곧 갈 텐데 왜 그러니? 진짜 주인을 시험하다니 못됐어.”

제가 못난 종입니다. 사죄드립니다.”

누가 죽게 놔둔데?”

?”

유유코가 작업한다고 한쪽에 두었던 요우무의 검에 달린 꽃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렇게 처음부터 열심히 증명하며 사는 애를 격려안한 내 잘못부터 인과가 아니니?”

저기 그건 유유코 님 업보나 잘못이 아니라 제가 유유코 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제 짧은.”

혹시라도 확인하고 싶다 거든 격려를 받고 싶다고 말을 하렴.”

유유코는 검에 달린 꽃을 풀어 요우무의 머리띠를 올려주고 흰 머리카락사이에 꽂아주었다.

천사같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단다.”

종자가 아무 말 못하고 팔뚝의 반팔 소매로 눈가를 감쌌다.

너처럼 나도 내 검에 달았으니 언제나 잘 보존하고 기억해주렴.”

!”

그때만큼은 반인만이 아닌 반령과 유령의 교감도 푸른 백옥루에 윤슬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후기: 산하엽은 물이 묻으면 투명해지는 꽃이라 뻔히 속내가 다 보이기 때문인 것과 해골화라는 별명이 흰색 요무와 유령 유유코와 백옥루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넣었습니다.

분명 저녁에 쓸 때는 각잡고 썼는데 밤새워서 탈고하니 다 풀어져 있네요. 모두 츄츄하는걸 보시면서 재밌게 봐주시길.

Posted by 라쿠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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