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조그만 빛 사이로 어둠만이 가득한 심연의 통로에 주저앉아서 부채를 살살 흔들며 바람을 쐬는 쿠로다니 야마메를 만난 누에는 그늘이 선사하는 축축하고 서늘한 공기를 맞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까 우리가 쫓던 그 괴생명체의 주인공인가 봐?"

소매를 접어 반팔인 상태로 슬며시 고개를 돌린 야마메에게 누에가 웃음을 보였다.

"아무도 오기 싫어하는 지저에 이렇게 대놓고 찾아오는 건 목적이 있다는 거겠지?"

야마메도 웃으면서 부채를 던진 뒤, 펑퍼짐한 치마를 짚고 일어서며 말했다.

"응, 뭔가 우리끼린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네."

만족스러운 얼굴로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려던 누에에게 결의에 찬 야마메가 바로 답했다. 

"그래, 그럼 바로 탄막 승부다!  민부「캡처 (罠符「キャプチャー).."

스펠카드를 꺼내 든 야마메에게 한숨을 쉰 누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탄막장난 하러 온 거 아니거든."

"에에? 그럼?"

휘동그레진 눈으로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에게 누에가 차분히 말했다.

"물어볼 게 있는데. 혹시 요괴의 산에 일하러 간 적 있어? 건축처럼 뭘 만든 것 같은."

"음, 뭐, 내가 건물 짓는 설계도 하고 토목공사도 지상에서 하기는 하는데 그걸 일일이 다 기억하는 편이 아니라서."

스펠카드를 주섬주섬 집어넣고 리본을 주섬주섬 만지며 누에를 쳐다보던 야마메가 그렇게 대답하자, 누에가 다시 차분하게 물었다.

"높은 곳이거나 텐구들이랑 같이 일했던 적이 있는지 정말 기억 안 나?"

야마메가 천장을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가 '아!' 소리와 함께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텐구들이라면,그냥 게네 주변에 농업용수용 저수지랑 배수로를 공사 설계해주고 야밤에 주거용 건물 몇 개 짓는 걸 설계에 감독한 게 다야. "

"게네들에게 들은 거 없어? 아님 왜 그런 게 필요한 다던지 말야."

"나야 그냥 주문 받는 대로 만들어주고 내려온 거지만 산이 어디서 내려온 투명한 무언가에 당해 좀 황무지처럼 된 적이 있어서 복구하려고 그랬겠지, 아마도?"

그리곤 두 손바닥을 들어 보이며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내가 아는 건 그게 다야."

'산에 내려온 투명한 무언가라.. 저번 그 사건을 말하는 건가.'

"그래? 그 외에 정말 뭐 별다른 건 없는 거야? 앞으로 무엇을 시키겠다나 어떻게 하겠다 하는 것 말야."

"에이, 그런 고객 사항은 제 3자에게 말 안 하지. 사실 그러고 싶어도 이미 4~6개월 전에 끝난 일이라 없지만."

손사래를 치며 웃는 야마메에게 누에가 흥미롭다는 듯이 흔들던 날개를 접으며 물었다.

"4~6개월 전?"

"그래. 그때 즘이었을 거야. 그 외에 추가 주문을 받거나 본 적은 없어. 어차피 나야 올라가면 방역 해야 한다고 배척받으니까 오래 못 있는단 말야. 일하기 버겨운 환경이라고."

"그럼 텐구, 특히 까마귀가 여기 지저로 내려온 건 본 적 없어?"

"뭐, 우츠호를 빼면 신문 뿌리는 까마귀가 여기저기 들쑤시는 게 취미니까 오고 간 적은 있겠지. 내가 본 적은 없지만."

'오기는 한다는 말인데...'

생각을 계속 정리해 나가는 누에에게 천진난만하게 대답하던 야마메의 눈가가 살짝 경련이 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응? 어? 어엇! 어으으엇. 어허험!"

"야! 너 갑자기 왜 그래? 괜찮아??"

말투부터 경직되며 잠을 자듯 눈을 감았지만, 입맛을 다시며 입을 움직이기 시작한 야마메의 모습에 기겁한 누에가 날개를 곤두세우며 묻자 그녀가 말들을 꺼냈다.

"그 텐구들이 올라가서 뭘 시켰느냐면 말야. 내가 처음 가봤을 때 산의 자연이 순식간에 없어져서 좀 엉망으로 된 곳을 포함해 아예 갈아엎겠다고 텐구들이 말했었어. 히히. 그러면서 엄청난 보수를 약속했지. 쩝쩝"

"뭐?"

눈을 크게 뜨며 귀를 쫑긋 세운 누에가 놀라며 묻자 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야마메가 여전히 눈을 감은 상태로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나에게 엄청나게 큰 여러 가지 건물들을 만들어 달라고 했지. 무엇에 쓸 건지는 묻지 않았어. 그리고 텐구들이 우리 지저에서 구매해 퍼온 흙을 부어만든 땅에 풀부터 다시 자라도록 물을 주고 직접 쓸 수 있는 수도관이랑 저수지, 그 외 건물들이랑 하수 처리시설까지 내가 설계해주고 캇파들이 설비를 담당하고 텐구들이 일하면서 큰 공사에 들어갔었지."

'여기서 흙을 구매해?'

"건물이라고?"

"응, 무척 거대한 건물이었는데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했어. 뭐 하나하나가 보안사항이었는데. 나중에 공사된 곳을 가봤는데 나에게 들어가기 전에 먼저 위약금을 좀 세게 주는 거야. 알고 봤더니 텐구 식대로 리모델링을 좀 해놨더군. 감히 이 몸이 그렇게 잘 설계해놨더니 과학기술이 필요한 부분이라 배전부터 바꿨다고 하는데 무슨 헛소리인지. 아, 나가시소멘[각주:1] 먹고 싶다. 아무튼, 나무도 새로 심고 산을 통째로 바꾸는 역대 최대의 대규모 공사였어. 다시 마감 지휘하느라 땀 뻘뻘 흘린 거 생각하면 심장에서 열이나! 머리 굴리느라 되게 아팠다구, 아 왜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건물이나 기반 시설을 공사하는데 참여했지.전문가가 필요하다는데 내가 이런데 전문가였거든! 캬햐, 멋지지 않아? 멋지지?"

그리고는 누에가 어이없어하든 말든 입가에서 배시시 웃으며 집게손가락으로 누에를 가리키고 말했다.

"무엇보다 보수를 정말 잘 줬어! 텐구들이 이 전문가 대접할 줄 안다니까! 술이랑 고기도 잘 주고. 으힛! 다 끝내고 모든 관련 자료는 다 소각으로 폐기하는 작업까지 끝내니 진짜 푸짐하게 차려줬어!"

"그래? 그럼 혹시 그 설계도좀 볼 수 있어?"

그러자 야마메가 머뭇거리며 볼을 만지작만지작하다 손바닥으로 머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 이젠 없어. 그것마저 텐구들이 돈 주고 다 사갔거든. 아주 그것도 짭짤하게. 나한테 남은게 하! 나! 도! 없다는 거지. 어차피 설계도 지들이 알아서 수정해놔서 쓸모없어."

누에가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짜증의 한숨을 뱉었다 숨을 몰아쉬고 말했다.

"그럼 아까 흙을 여기서 텐구들이 구매해갔다고 하는데 지저랑 산이랑 어떤 관계인 거지?"

"관계? 아, 관계라고 할 것도 없는 거지. 그냥 주인이랑 손님, 아냐, 좀 유식하게 말해서 고용자와 노동자 같은 필요에 의한 보수가 오가는 사이 같은 거라고. 우린 널린 게 암석과 흙이거든. 파괴된 자연을 먼저 복구시키는 데 필요한 텐구들이 찾는 것이기도 했고.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지 뭘. 아아, 나도 나도 피서 갈거야."

누에가 '얘 왜 이러냐?'라는 생각보다는 쏟아내는 정보를 주워담느라 머릿속이 바빠져서 질문을 정리하고 대답을 기억하는데 치중하며 고삐를 당겼다.

"그럼 아야라는 텐구가 여기 왔었어? 사토리랑 아야와의 관계도 혹시 알아?"

"으흐힉, 까마귀 보는 게 장마철 수족구병처럼 보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신문 뿌리러 오는 것밖에 나는 모르는데, 그 까마귀 엄청 성가시게 하던데. 내가 진짜 말은 안했어도 피곤해서 정말."

"아니 아니, 그럼 사토리와 그 까마귀 텐구랑 관계가 어때?"

"에이 그거야 난 모르지, 아, 너무 습하고 축축하다 여기, 그거야 사토리가 틀어박힌 지령전 일인데. 근데 다들 성가시게 하는 거 싫어하지 않나? 막 이렇게 들이대고 성가시게 하고 말이야. 그런건 짜증나. 기분나빠."

그렇게 말한 야마메는 갑자기 일어서더니 계속 생각하는 누에에게 가까이 다가가 들이대며 말했다.

"거 열심히 물어보느라 애쓰는데 말야. 정말 확실한 건 어떤 까마귀든 건들지 않는 게 좋아. 이곳 환상향에서는."

그리고 더 가까이 다가가 나지막이 누에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정말로 큰 난리 나는 수가 있으니까 말야."

그 말을 마치고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서 있는 야마에 옆에서 누에는 아무 말 못하고 놀란 눈으로 믿기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분명히 방금 속삭일 때 훨씬 어린 여자애 목소리였는데...'

그리고 발소리가 나며 한 소녀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야마메 옆에 서서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쉽지만, 이 언니가 아는 건 이게 다네, 여기까지 밖에 도움이 안 되겠는걸."

"넌 대체?"

소녀는 활짝 웃는 미소로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는 지그시 눈을 감은 서드아이와 함께 둥근 모자의 그늘 속에서 비추는 초점 없는 눈으로 새침하게 뒷짐을 지며 살랑살랑 다가갔다.

'얜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설마 지금까지 계속??'

"안녕! 난 코이시야! 꽤 유익하고 재밌는 광경이었지?"

"뭐?!"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놀란 눈초리로 경악하는 누에에게 마음속까지 칠판에 손톱을 긁듯 소름 끼치는 느낌으로 귀여운 목소리가 귓가를 통해 파고들었다.

"난 무의식의 요괴라 언니가 이 언니한테 얻어 먹을 게 없나 애쓰는 것 같아서 내 능력을 좀 써줬지. 무의식은 원초적 욕망이 기반이라 엄청 솔직하거든."

"무의식을 다뤘다니, 너 말은 지금 얘가 한 말이 전부 무의식적으로 나왔다는 거야?"

코이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에이, 전부는 아냐, 무의식을 방출시켰다간 정말 온갖 말들이 다 튀어나오거든. 배고파서 먹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거나 싫어하는 거에 대한 태도, 지금 하고 싶은 행동 같은 기본 욕구뿐만 아니라 밖으로는 못 내뱉고 마음속에 항상 억압해 뒀던 말까지 나올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까지 다 나오게 했다간 언니가 가장 듣고싶고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어느 세월에 듣겠어?"

누에의 옆에 서서 여전히 환한 미소로 야마메를 바라보는 코이시가 신이 나서 말을 이었다.

"있지, 무의식을 담당하는 원초아(id) 위에는 자아(ego)라는 현실을 살아갈 때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이 담긴 의식 같은 성격을 집행하는 통제적 부분이 있다는 걸 난 본능적으로 알거든. 그 위에 가치 있게 살게 도와주는 양심적 도덕과 관련된 초자아(super ego)라는 게 있다는 것도[각주:2], 그래서 내가 요괴의 산이나 건축토목업과 관련된 무의식을 좀 많이 건드려주면 자아도 어쩔 수 없이 막으려 움직이게 된단 말야. 그럼 내 능력으로 자연스럽게 무의식에서 감춰뒀던 비밀스러운 사실들이 아무 생각과 함께 입 밖으로 나오는 것과 동시에 무조건 통제하려고 과로하는 자아가 급격히 지치게된다구. 그럼 자신이 계획하에 꽁꽁 숨겨놨던 경험이나 사실들의 보안을 유지하는데 허점이 생기면서 다 내뱉게 되고 관련 정보가 술술 나오게 되지. 지금 언니가 보듯이 말이야."

아연실색하며 경이롭게 쳐다보는 누에에게 코이시가 노란 옷의 청록소매를 너풀거리며 강조했다.

"뭐, 이렇게 술술 분 이야기를 믿느냐 마느냐는 언니의 자유고. 이 언니 무의식 속에는 텐구들이 자기가 설계한 작품에 손댄 게 정말로 자존심 상하고 분했었나 봐."

자신의 중심에 눈꺼풀이 닫힌 제3의 눈처럼 눈을 감은 그녀는 '쯧쯧'하고 혀를 차며 말했다.

"그리고 아야라는 텐구언니가 정말로 기사 쓴다고 귀찮게 한 게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무의식까지 왔나 보네."

누에가 날개의 떨림을 애써 멈추려고 노력하면서 야마메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이 요괴는 어떻게 된 거지?" 

"아, 이 언니는 지금 내가 무의식이 방출되도록 건드림과 동시에 아무 말이나 막 나오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신중히 통제하고 있거든. 곧 자아가 왜곡되지 않고 본래대로 움직이게 되면서 정신 차릴 테니 조금만 기다리면 돼."

"일단 고마운데, 이렇게 나를 도와주는 이유가 뭐야."

"아, 그거. 난 마음을 닫아버린 무의식의 요괴라서 남들 눈에 잘 띄지 않거든. 누군지 잘 못 알아보기도 하고. 그런데 방금 소동 난 거 보니까 언니도 나랑 비슷한 거 같아서 말야. 잘못 알아보는 게 당연한 정체불명의 요괴니까 은근히 내 모습과 와 닿아서 말이지."

살짝 측은해진 누에가 고개를 살짝 숙이자 코이시가 한숨을 한번 쉬며 말했다.

"그리고 귀찮은 친언니 때문에 말야. 언니라면 친언니의 심기를 잔뜩 건드려줄 수 있을 것 같거든."

"뭐?!"

어안이 벙벙해진 누에가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자,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듯이 돌아서서 뒷짐을 지고 주변을 빙빙 돌아가며 걸었다.

"어차피 언니에게도 내 친언니 능력이 최악의 카운터잖아. 언니 입맛에도 맞지 않아?"

"아니, 하지만... 혹시 자매끼리 싸웠었니?"

'그래도 사토리 요괴는 착해 보이던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누에가 묻자 코이시가 계속 걸었다.

"으흠, 말하자면 언니는 말야. 사토리 요괴라서 남들 마음 정도는 다 꿰고 있거든. 세상에서 친동생인 나만 빼고 말야. 그래서 남들이랑 살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왜 그 행동을 하는지 언니는 뻔히 다 알고 있고 그걸로 남을 대하는 데, 나는 그게 안 된단 말야. 한마디로 난 거의 유일하게 언니의 혈육가족이자 언니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거야."

코이시는 뒷짐 진 손을 등에 붙이고 어깨와 머리를 리듬타듯 좌우로 흔들면서 감긴 제3의 눈을 앞으로 내밀었다.

"언니는 마음을 읽고 대처하니까 남이 자신에게 보이는 두려움과 공포를 잘 알아서 자신을 잘 따르도록 만들거든. 왜 언니 주변에 애완동물들 밖에 없냐면 남들이 미워해서 아무도 다가가지 않고 지령전에서 잘 안 나온 것도 있지만 자신에게 마음 속까지 따를 애들이고 자신도 그걸 알거든. 딴 마음 품으면 바로 알 수 있으니까. 난 솔직히 언니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언니에게 곁에 둔다는 건 그렇게 불안을 기반으로 둔 일방적인 거야. 남으로 하여금 읽힐 거라는 두려움에 딴 맘이 생기지 않도록 마음을 자기 스스로 억압하게 만드는."

그리고는 다시 돌아서서 누에를 쳐다보며 소름끼치게 희쭉 웃었다.

"다만 나는 지금처럼 마음 닫고 살아갈 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거든. 미움받든 말든 신경 안 쓰고 말야. 이게 내가 사는 방식이거든. 하지만 언니는 지령전에서 같이 살면서 나를 통제하기만을 원해. 나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않고 답답하고 불안하니 자신의 주관만을 나에게 집어넣으려고 말야. 말로는 나의 행복을 바란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내가 얌전히 말 듣고 언니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거라 언니의 행복이거든. 나도 내 마음이 있는데 내가 하고싶은게 있지 존중이라곤 결코 없어. 가족이니 자매니 하면서 묶어두려고만 하지 난 지금 이대로 슬퍼 보여도 내 방식대로 충분히 여러 가지 경험을 얻으며 살고 있는데 말야."

그리고 팔짱을 끼며 '핏'소리와 함께 못마땅한 표정을 짓자 누에가 목소리 톤을 낮추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바깥에 쏘다니면 얼마나 재밌는게 많은데. 아주 속상했겠구나."

"맞아. 얼마나 속상했다고. 나는 내 맘에 들게 살고싶지 친언니 마음에 들게 살고싶지는 않거든."

"그럼 내가 앞으로 어떻게 네 언니를 신경 쓰이게 하면 될까?"

"어? 이미 언니 충분히 하고 있어.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의아해진 누에는 굳이 이해하지 않고 바로 기회다 싶어 물었다.

"그럼 네 능력으로 아야라는 텐구의 입 좀 열게 건드려줄 수 있어?"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건 무척 힘들어. 언니"

"어째서?"

"일 자체는 쉽지만 말야. 내가 건드리는 무의식은 그 자체로도 사방팔방 연결되어 있어서 과거속에 묻혀있던 기억만 건드리는게 아니라 잘못하면 과거의 상처와 아픔이나 잊고있던 창피했던 사건등 아픈 트라우마마저 건드릴 수 있거든. 개를 보았을 때[각주:3] 누구나 그렇듯 쓰다듬어주는[각주:4] 요괴도 있겠지만 동물이 물린 기억이 있거나 또는 으르렁거리는 무서운 소리, 무서운 모습[각주:5]을 보고 겁을 먹어서 개를 보여주기만 해도[각주:6] 두려워 할[각주:7] 뿐만 아니라[각주:8] 이빨있는 동물자체를 전부 무서워하는[각주:9] 요괴가 있다면[각주:10] 내가 무의식을 건드릴시 무의식 속에 있던 그 물린 기억이 중폭되면서 잊혀지지 않을정도로 의식에 상기되어 더 괴롭게 될지도 몰라."

코이시는 진지하고 무서울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만약 그 트라우마 정도가 생명에 위협을 느꼈거나 두려움이 휩싸일 정도로 심각하다면 자기 의사와 다르게 일상에서 그런 경험이 계속 반복되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이고 이루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겠지[각주:11]. 난 그런 아픔을 잘 알아서 남의 마음속 아픔을 건드리는 일과도 같은 걸 별로 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그럴 일 없게 지금처럼 목표만 조심조심 살살 건드린다 해도 사실 뒷감당이 안 돼. 아무리 나라도 아주 무서운 언니들이 스펠카드 룰을 무시하고 쪽수로 달려들면 귀찮아. 잡혀서 사토리 언니앞에 대령될게 뻔해."

"텐구들이야 내가 다 쓸어버리면 되지. 난 강하거든."

"언니가 딱 봐도 강해보이긴 하지만 그런 차원이 아냐. 잘못 건드렸다간 아무리 언니라도 환상향에서 '살아남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것만 알려줄게. 나도 최대한 몸사리면서 조금 알려주는 거야."

"뭐? 참, 나같은 대요괴를 너무 우습게 아는것 같은데. 그렇게 겁을 주는건 뭐야?"

"언니 생각보다 여긴 듣는 귀와 보는 눈이 많거든."

누에가 자연스럽게 코이시의 감긴 눈을 슬쩍 쳐다봤다가 다시 마치 텅빈것처럼 싸늘하기 그지없는 코이시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어? 아냐. 있잖아. 그보다 그럼 또 물어볼게 있."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의아함만 가득해진 누에가 말이 빨라지자 코이시가 딱딱 끊어서 템포를 조절하듯 말했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겠지만 난 어떻게든 잡아두려는 언니의 추적을 받고 있어서 말야. 너무 오래있었지 뭐야. 예전에는 무의식을 이용해 사라지면 되지만 요즘은 이게 잘 안 통해서 여간 귀찮은게 아니거든. 지금처럼 아야라는 텐구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건들면서 시간 보내주길 바라. 언니, 그럼 이만 안녕."

멍하니 코이시를 바라던 누에가 그녀를 오래 쳐다보다가 눈의 시점이 잘 안 맞아 상이 겹쳐서 2개가 되었다 정신을 차리듯 고개를 흔들면서 하나의 상으로 맞춰지자, 코이시는 사라지고 길게 하품하는 야마메만 누에의 주변에 존재했다.

"어흠, 잠깐 머리가 띵한 것 같았는데."

슬쩍 멍하니 누에를 바라본 야마메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혹시 내가 실수한거라도 있어? 왜 그리 빤히 바라봐?"

"아냐, 그냥 쳐다본건데."

누에가 눈치로 손을 젓자 야마메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뭐, 아니면 됐고. 근데 생각보다 금방가네. 지저는 옛도시에서 시장이나 온천등 즐길거리도 많은데 말야."

"내가 놀러온게 아니라서 말야."

 

누에가 차분히 말하자 야마메도 깍지 낀 손바닥을을 뒤통수에 붙이고 어깨와 팔을 쭉 펴서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아함, 하긴. 논다고해도 오니같은 다른 요괴들도 득실득실하니까 소란스럽긴 하지. 그럼 다음에.."

 

야마메가 말을 마치기 전, '오니'라는 단어가 뇌리에 박힌 누에가 커진 동공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허겁지겁 말했다. 
"아냐, 네 말대로 즐기고 가는 것도 좋겠다! 오니같은 요괴들 안보려면 어떻해야 해?"

 

 

"그거야 술집이나 음식점같은 소란스러운 장터만 아니면 되겠지. 그새 마음이 바뀌었나봐?"

"알았어. 고마워!"

말을 마친 누에가 허겁지겁 왔던 길을 되돌아가자, 야마메는 현기증이 나는지 뒷목을 주무르며 무엇이라고 해야할지 형용할수 없는 모습으로 바뀐 그녀의 멀어지는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시간이 지나 번화가로 들어선 누에는 최대한 이목을 끌지 않게끔 일반적인 모습으로 요괴들 속에 섞여서 간판이 달린 술집이나 음식점 곳곳을 살피며 뿔달린 요괴들을 찾기 시작했다.

제법 시끄러운 곳에서 잔소리가 들리는 큰 술집에 들어선 누에는 수많은 술병들과 함께 다른 오니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호시구마 유기를 보고 말을 걸었다.

"어이, 저기 오니 씨. 물어볼게 있는 데 말야."

그러자 허허 웃으면서 술잔을 들이키던 유기는 다른 일행과 같이 슬쩍 누에를 바라보고는 술잔의 술을 다 마시고 내려놓으며 말했다.

"뭐야? 여긴 물어볼 오니가 한둘이 아닌데?"

유기의 말에 다른 오니들이 키득키득 웃으며 잔을 들이키자 누에도 차분하게 웃으며 물었다.

"요즘 우리가 진상조사를 하고 있거든, 오니가 인간들을 몰래 습격 한다는데 말야."

그 말에 유기의 주위가 조용해지며 누에를 노려보았지만 유기가 거만한 표정으로 손을 까딱까딱 흔들면서 자제시키고는 다른 술잔에 술을 부우며 누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본론부터 말하는걸 보니 답이 빨리 급한가 본데. 그럴려면 좀 안면도 있고 친목도 다져야 서로 자연스럽게 입을 여는 거야. 더울텐데 한잔 들이켜."

누에가 할 수 없이 술잔을 잡자, 유기도 술잔을 들며 건배를 하고는 서로 술잔을 비웠다.

"자, 그럼 이제."

"목 축인거 가지고 되나. 한잔 더."

유기가 누에가 마신 잔에 술을 따라주고 자신의 잔에도 따르자, 답답한지 누에가 한숨을 살짝 쉬고는 그녀와 건배하며

들이켰다.

"크으. 써. 자 그럼 이제."

"자. 두 잔이나 들이켰는데 지금 기분은 어때?" 유기가 호기넘치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물었다.

"술자리인건 아는데 사정 설명 다했으니까 질문에 대답 좀 해줘. 답답하니까."

"속은 어떤데?" 유기가 피식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이거 가지고 무슨.. 이 속은 괜찮은데. 지금 마음 속이 좀 탄다고."

그러자 유기가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고는 누에가 내려놓은 빈잔을 치우고 누에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그래, 지금 네가 느끼는 그 답답함이 우리들이 너에게 답해줄때 느끼는 감정이란 말야. 이건 호시구마하이(星熊盃) 잔이다. 여기에다 마시면 아주 끝내주니까 들이키면 대답해주지."    

누에가 건네준 잔을 잡고 "쯥."소리를 내며 잔을 입에 대자 유기가 말했다.

"거기 입댄 쪽이야."

살짝 돌려서 잔을 쭉 들이킨 누에는 잔을 내려놓으며 외쳤다.

"와, 한잔만 더 줘도 돼? 캬! 술맛이 기가 막히는데!"

"술을 최고로 맛있게 해주는 잔이지, 빨리 마셔야하지만. 술맛을 즐길줄 알아야 술자리인 법. 이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풀어보자고."

누에가 술자리를 살짝 살펴봤다가 병들과 잔들만 만연한 것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근데 안주는 어딨어?"

그러자 유기를 포함해 다른 오니들이 무심한듯 시크한 표정으로 술병을 들어보이자, 누에의 입에서 '허헣허허'하는 당혹스러운 웃음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술자리에 거추장스러운건 필요없어."

"배고프면 식사를 했겠지."

오니들이 저마다 한소리를 하며 잔을 들이키거나 병나팔을 불자, 유기가 자신의 뿔을 살살만지며 분위기상 잔을 들이키는 누에에게 말했다.

"안 그래도 우리도 그일 때문에 무척 답답하거든. 결론부터 말하지. 우린 안했'었'어 ."

"응? 뭔 소리야? 그 말은 결국 했다는 거잖아." 누에가 날개를 접으며 묻자, 옆에있던 오니가 크게 술잔을 내려놓으며 외쳤다.

"하, 거참. 거보소. 우리가 인간을 습격을 하는건 맞는데. 갑자기 인간이 사라지는거 보고 우리가 했다고 몰아가는데 왜 그런 누명을 쓰고 비난을 받아야 합니까. 예? 진짜로 그랬다면 우리에게 남아 떨어지는 시체라도 있었으니 아쉬울게 없는데 비난밖에 없으니 아쉬운것 투성이잖소! "

"그러니까. 내 말이! 우리가 인간을 털어버리고 싶으면 무녀고 뭐고 대낮에 대놓고 집 부셔서 들어갈텐데 누가 소문대로 편법이나 쓰고 비겁하게 잡아오냐고요! 그런게 오니면 그딴 쫄보 뿔을 떼버려야지!"

"아, 것 때문에 그 시퍼런 무녀가 실상을 밝히고 단죄한다고 난입해서 우리랑 한바탕 하지 않았소. 아이 씨, 진절머리나서 진짜."

오니들의 반발에 주위에 있던 바구니에 담긴 물수건으로 손을 닦던 누에가 '모리야 신사 쪽에서 한바탕 했었구나.'하며 지켜보자, 유기가 차분히 말했다.

"이제 알겠지? 우린 안했는데 말야. 자꾸 우리가 했다고 하더라고. 이해는 못하겠지만 지상에서는 오니가 습격했다는 목격자와 증거도 나오고 말야. 지상애들이 하는 짓을 지저의 우리들이 뭘 알겠어."

"습격을 안 했는데 증거가 나와?"

누에가 의아해하자 유기도 답답한지 술을 들이키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다. 우리도 진짜 그런 자존심없는 오니가 있나하고 내부 단속도 해봤지만 잘 나오진않고 미움받는 지저요괴로 취급 당하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도 생각이 좀 바뀌었지."

"뭐, 나도 지저에서 갇혀있었고. 미움까진 아니더라도 두려움의 대상이긴 했지만.. 그래서?"

"아, 어떻게 보면 지저 출신도 되잖아. 너. 야하핫!"

유기가 웃으면서 누에와 하이파이브를 하자 누에는 지저출신이라기엔 애매하지만 토를 달지 않고 친근해지기 위해 받아준 후, 얼얼한 손을 감쌌다.

"아하핫아흐극." 

"야, 그래서 말야! 우리도 행동이 앞서서 그렇지 생각이라는 걸 하거든. 잘 생각해보니 이왕 미움받는거 우리가 비난받는 식으로 인간을 습격하는게 생각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오니들이 생겨난거야. 뭐만하면 잡아온 인간이 환상향에 대한 경계및 보안을 어겼다라고 핑계만 대면 되거든. 그럼 자신이 선을 넘은거니 무녀든 관리자든 뭐든 아무도 신경을 안 쓰니까. 어차피 요괴는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로 살아가니까 본문에도 맞고. 그래서 소문 그대로 따라하는 오니들이 생겨났고 더 진짜 오니가 습격한 현장 증거들이 생겨난거야. 우리같은 정통 오니들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지."

"암요. 기가 막힙니다. 세상 참 어떻게 되려고 그런지. 자자! 한 잔 더 들이킵시다."

다른 속상한 오니들과 같이 건배하며 술을 마신 누에가 조심스럽게 유기에게 물었다.

"누군가 사주한 거 아닐까?"

"아니라고 볼수는 없겠지만 함부로 의심할 수는 없지. 추측을 아무리 해봤자 물증은 없는 정황증거뿐이니까." 

"싸우거나 원한 산 애들은 없어?"

"예전이라면 진탕 싸웠던 요괴의 산에 지금 있는 텐구들인데. 내가 산의 사천왕이었으니까. 그 콧대높던 녀석들, 달이었나 어디에게 작년에 당하고 나서 태도가 바뀌었어. 이제 우리에게 과거에 대해서 화해하고 자치권이 있으니 산은 못 돌려주지만 언제든 방문해도 되니 같이 잘 지내보자고 술자리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신기한 노릇이지만 나쁠 것 없지. 그러니 나름 존심있는 걔네가 털린지 얼마나 됬다고 지금 우리에게 털릴만한 짓은 안 하겠지. 그리고 솔직히 오니들은 좀 미움 많이 받아서 한 둘이 아냐. 역추적 자체가 힘들단 거야."

유기의 말에 누에가 턱을 괴며 슬슬 입을 여는 오니들을 슬쩍 쳐다보았다.

"그래도 앙금이야 뭐 가시겠습니까. 싫은 소리 안한다고 예전일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참, 이 친구 앞으로 잘해보자는 건데 지금은 뭐 지나간 일 가지고 그래."

"텐구들이야 요즘 야마노자쿠를 잡으러 인간마을을 대놓고 돌아다니던데, 우리가 저지른 일이라면 바로 걸렸겠지. 걔들이 가만이 있을 애들도 아니고."

"아냐, 생각은 안하고 살겠지만 잘 생각해봐. 얘네가 우리탓으로 몰려고 저지른 일이었다면 오히려 이번 일을 꼬투리잡아 종이쪼가리에 우리가 했다고 적어놓고 뿌려대며 대놓고 나쁜 요괴로 몰아가겠지만 잘지내자고 하고 조용하니까 얘들은 아닌거지." 

"씁쓸하구만. 술이나 합시다."

그 말을 들은 누에는 곰곰히 생각해보며 다른 오니들의 푸념을 들으면서 산에서 1년 전 사건과 몇 개월 안된 이 사건이 무슨 연관이 있지 않을까 추리도 해보며 술을 들이켰다.

"인간을 습격하는 이유라도 있어?"

"딱히 이유일것까지야. 우리가 본질이 요괴니 공포스럽고 두려워하게 만들거나 하는게 단데, 다만 내가 경계하고 있는게 있지."

"어떤 건데?"

"인간이나 우리나 이번 일로 점점 적대적으로 강경해지고 있거든. 더 이상 세간 인식이 낙인을 찍으니 거리낄게 없어지는 거야. 의심이 확신이되고 미워할 증거들이 점점 넘쳐나기 시작하게 되는거지. 오해는 풀기 힘드니 다들 단속이나 잘하든가 갈려면 오니답게 대놓고 들어가라고."

"맞습니다. 거기 검은 요괴도 좀 더 잡수시고 돌아가시소. 자, 건배나 하십시다."

다른 오니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술을 들이켰고 누에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유기의 잔으로만 술을 마시다 유기에게 그만 마시라고 한 소리를 들은 후, 술냄새가 나지않게 물로 입울 헹구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인사와 함께 술자리에서 나와 돌아갔다.


 

  1. 流しそうめん 반쪽으로 자른 대나무 속으로 흐르는 물에 띄우고 츠유(조미료를 섞은 간장 액상소스)이나 장국을 부워 먹는 밀가루를 원료로 한 일본 국수요리, 여름철에 주로 먹음 [본문으로]
  2. Sigmund Freud(지그문트 프로이트)1923, 's personality-theory(성격 이론) [본문으로]
  3. 무조건 자극(UCS, Unconditioned Stimulus) 무조건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 [본문으로]
  4. 무조건 반응 (UCS, Unconditioned Response) 생체가 가진 원래 반응 [본문으로]
  5. 조건 자극 (CS, Conditioned Stimulus) 학습,경험, 훈련에 의해 무조건 자극과 연계되어 반응을 일으키는 자극 [본문으로]
  6. 중성 자극(NS, Neutral Stimulus) 학습 되기 전에 유기체가 보이는 특정한 반응과 무관한 자극 [본문으로]
  7. 조건 반응 (CR Conditioned Response) 무조건 자극과 중립자극이 결합해 중립자극만 주어져도 나타나는 반응. [본문으로]
  8. pavlov(파블로프) 1927. classical conditioning(고전적 조건형성) 행동주의 심리학 [본문으로]
  9. 자극 일반화 (유사한 자극에 반응을 일으킴) [본문으로]
  10. Watson&Rayner(왓슨&레이너).1920, 행동주의 S(자극)-R(반응)이론, 공포에 대한 학습 및 비슷한 조건에서 공포의 전이.(고전적 조건형성) [본문으로]
  11.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적 사건(사건,사고등 급작스러운 짧고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는 유형과 학대등 두렵고 공포스러운 사건에 오랜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유형)을 겪고 재경험하거나 이를 회피하고, 외부에 무감각해지거나 극도로 과장하여 경계하는 등, 공포와 불안을 노출하는 정신병리 [본문으로]
Posted by 라쿠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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