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무. 왜 이렇게 소란이니?”
사이교우지 유유코가 마당으로 걸어 나오면서 물어보자 요우무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면서 말했다.
“유유코님. 청소 중에 침입자를 발견해서 쫓아내고 있던 중이었어요.”
방패를 다리에 걸친 뒤, 검을 지팡이처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옆구리를 감싼 모미지와 자신을 보고 인사하는 아야를 살펴본 유유코가 말했다.
“둘 다 이 백옥루엔 무슨 볼일인거지?”
“안녕하세요! 붕붕마루 신문의 깨끗하고 올바른 사메이마루 아야입니다. 봄맞이 특집으로 이 백옥루를 취재하러 왔습니다. 유유코 씨와 요우무씨도 포함해서요.”
“봄이라....... 이 백옥루가 유령들이 가득한 곳이라 그 한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주로 여름에 더 많이 찾아온다는 건 알고 그러는 거지?”
“그럼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봄을 배경으로 찍을 거랍니다.”
야아의 카메라를 한번 흩어본 유유코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신기하네. 대부분 죽어서 오는 곳을 구경오게 하겠다는 것도 그렇고 함부로 촬영하기로 유명한 텐구가 당사자들에게 허락을 다 받고 말이야.”
“슬슬 초상권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거든요.”
아야도 능청스럽게 받아넘기자 모미지와 요우무는 서로 눈치를 보며 상황의 흐름을 살폈다.
“좋아. 일단 내 허기를 건드리지 않고 우리 요우무에게도 폐끼치지 않는 조건에서 찍어가도록 해.”
모미지는 그 말을 듣고 내가 '심기'를 지금 잘못 들었나하는 생각과 이제 아야가 원하는 대로 된 건가 싶어 아야를 살펴보았으나 아야는 여전히 능청맞은 표정으로 바뀜이 없었고 허가로 받아들인 요우무는 다시 검을 검집에 도로 집어넣었다.
“네. 감사합니다! 역시 두터운 신망과 덕이 지극하시고 속이 깊으시니 뭔가를 좀 아시는군요! 사실 이번에는 좀 특별하게 제가 설정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두 분이 모델이 되어 주셨으면 하는데요.”
요우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유유코는 여유로운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흐음. 지금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나?”
“제가 틀을 잡고 그 안에서 두 분이 배경 속에서 주제에 맞게 연출된 모습을 제가 찍는 거죠. 나중에 그걸 기사로 내면 아주 좋은 특집이 완성될 거예요!”
“기자가 사실적이지 않게 상황 그 자체에 개입해도 되는 거였던가?”
아야는 상관없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특집이니까요. 주제는 찍으면서 꽤 바뀌겠지만 일단 핵심은 봄맞이나 배려로 정했습니다!”
“배려라니?”
유유코가 흥미로워 하며 물어보자 아야는 품안에서 요우무가 일하는 모습들로만 가득한 사진들을 꺼내 유유코에게 건네주었고 그것을 본 요우무와 모미지는 합창하듯 동시에 말했다.
“참 많이도 몰래 찍으셨네요.”
“언제 들어오셔서 이렇게 많이 찍으셨어요?”
아야는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어흠, 엄연히 취재한 거예요. 취재!”
유유코가 백옥루 이곳저곳을 청소하고 요리하고 정원을 가꾸거나 칩입자를 퇴치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장면들이 찍힌 사진들을 하나하나 넘기며 살펴보자 아야는 유유코의 표정변화를 주시하며 말했다.
“부하가 이 넒은 정원에서 혼자 얼마나 성실히 임하다 못해 고생을 하면 어린나이에 머리가 다 흰머리가 되어 있겠어요?”
그러자 요우무가 화를 내며 대답했다.
“저기 그런 거 아니거든요!”
유유코는 그 말을 듣고 웃으면서 모미지를 가리켜며 말했다.
“그럼 그쪽 부하는 머리털부터 꼬리털까지 흰색으로 탈색이 되어있는 것을 보면 그곳에서 실컷 고생하고 있나 보구나.”
아야와 모미지가 서로를 번갈아 보며 당황하자 요우무가 알겠다는 듯 맞장구를 치며 외쳤다.
“아! 그래서 메이드장인 사쿠야 씨의 머리색도 희셨던 거군요!”
“아니야!”
황급히 외치는 둘과는 달리 유유코는 사진들을 살펴보다가 갑자기 발끈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사진대로라면 이곳 백옥루의 일을 크게 맡는 우리 요우무에게 내가 전혀 배려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거니?”
순간, 요우무가 난처해하면서 유유코의 반응을 보고 검을 뽑아들자, 모미지도 대응차원에서 검과 방패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사진은 직접 사실 그 장면만을 찍었을 뿐이지만 백옥루 밖의 세간 인식은 이미 다 알아서 그런 이미지로 통하던데요? 기삿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요. 그러니 이번 특집을 통해 주종관계라지만 아마 평소보다는 좀 더 신경을 쓰신다면 아마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 싶네요."
한참 전만 하더라도 임시 주종관계를 통해 자신에게 대했던 태도를 생각한 모미지는 그녀의 취재용 멘트에 그저 코웃음만 쳤고, 요우무는 검을 높이 들면서 말했다.
“유유코님의 위신을 건드리시다니 모시는 사람으로서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업풍신...”
“요우무! 그만두렴!”
유유코가 손을 들어 말리자 베려는 본능대로 검만 허공에 휘두르는 차원에서 멈춘 요우무가 대답했다.
“하,하지만 유유코님.”
“그럼 주위에서 보는 눈이 이렇다는 건 우리 백옥루에 대한 이미지나 다름없잖아! 좋아, 그럼 이번 기회에 내가 얼마나 요우무를 신경 써서 챙겨주고 아껴주는지를 보여주겠어!!”
여전히 발끈한 모습으로 외치는 유유코를 바라보던 모미지는 대체 무슨 상황으로 흘러가는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어서 아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가 미소를 짓는 아야가 주먹진 손과 팔을 뒤쪽으로 한번 힘껏 당기는 제스쳐를 취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묭?!”
요우무는 깜짝 놀라면서 대체 무슨 일을 벌이시려고 저러실까 하는 염려스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유유코를 바라보았다.
“자! 일단 이제 곧 점심이니까 내가 요우무를 위해 점심을 직접 만들어 차려주겠어.”
유유코의 말 한마디에 세 명이 ‘풉’하고 터졌다가 요우무부터 재빨리 표정관리를 하고 자신을 수습하며 말했다.
“죄송해요. 유유코님. 예상 못한 말씀인지라. 아니, 그러니까 일단!!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주 좋아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시는 것에 저는 정말 감복했습니다!! 모미지, 당장 촬영준비 들어가세요!!”
고개를 흔들면서 박수까지 치며 좋아하는 아야와 당혹한 모습 그대로 안절부절 못하는 요우무가 대조를 이루는 사이, 모미지는 이젠 자기도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말 몰라서 달관한 상태로 무심하게 배낭에서 여분의 카메라와 필름을 꺼냈다.
카메라와 필름을 챙긴 모미지와 아야가 뒤에서 따라붙은 채로 부엌으로 들어간 유유코는 앞치마를 둘렀고 요우무는 여전히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옆에 섰다.
“그런데 무슨 요리를 하실 건가요?”
요우무가 묻자 유유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봄이니까 봄에 맞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구나.”
모미지가 건네준 필름을 끼우고 카메라를 점검하던 아야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점심 드신 다음에 밖에서 들려야 할 곳이 많은 점도 생각해주세요.”
“음, 글쎄. 밖으로 나들이 갈겸 도시락을 많이 쌀 거라는 생각은 안했어.”
나머지 3명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가 아야가 문화첩을 꺼내면서 먼저 반응했다.
“와!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그럼 전 기사로 쓰기 좋은 사진을 위해 지금부터 일거수일투족을 찍을게요!”
“사진은 아까부터 찍었잖아요.”
모미지가 핀잔을 주자 아야는 억지로 웃으며 모미지에게 펜을 던졌고, 모미지가 재빨리 방패를 들어 방어에 성공하는 사이, 요우무가 옆에서 노심초사하는 것을 의식한 유유코가 말을 걸었다.
“왜 그러니? 방에서 쉬지 않고.”
“아니, 저기 유유코님은 드시기를 잘하시지 요리를 해보시는 걸 뵌 적이 드문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단 말이에요.”
그러자 유유코는 요우무의 등을 툭툭 두드려주면서 말했다.
“그렇게 염려스러우면 옆에서 도우려무나.”
“네. 유유코님.”
말을 마치고 유유코가 조리도구를 챙기는 사이 요우무가 식칼들을 손질하고 아야는 모미지를 데리고 조수로서 쓰기 위한 교육에 들어갔다.
“자, 모미지! 이거 카메라 잡은 상태에서 뒤로 돌리고.”
모미지가 아야의 말에 따라 카메라를 들어 뒤를 돌렸다.
“이걸 당기면 뚜껑이 열려요. 그리고 안의 필름을 빼고.”
아야가 연결된 필름을 직접 빼서 필름 통에 담는 것까지 모미지가 따라하자, 아야는 새 필름을 통에서 꺼내 보여주었다.
“자, 이 새 필름을 여기 이 부위에 끝부분을 연결하고 필름 자체를 규격에 맞게 끼워요.”
“이렇게 하는 거 맞는 건가요?”
필름 연결을 잘 못하는 것을 본 아야는 답답해져서 직접 모미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요! 이 부분을 이렇게!!”
둔탁한 소리와 함께 필름이 갈아 끼워지자, 흥미롭게 쳐다보는 모미지에게 그녀가 말했다.
“자, 이제 알겠죠! 이제 내가 사진을 찍을 테니 필름을 다 쓴 카메라는 내가 주는 대로 필름을 이렇게 갈아주면 돼요!”
모미지는 직접 자신의 손을 잡고 가르쳐주는 것과 취재대상이 있어서 자신에게도 존댓말을 쓰는 것에 미묘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젠 생각해봐야 피곤하기만 해서 빨리 끝나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시키는 대로 하려는 마음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자, 그럼 교육은 끝냈고 유유코 씨. 봄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해주시면 좋겠네요.”
아야가 사진을 찍을 자세를 취하며 말하자 유유코는 요우무를 돌아보았다.
“그럼, 요우무. 봄이다 보니 봄꽃으로 장식한 음식들로 도시락을 만들어 보자꾸나.”
“앗. 그럼 도시락 통으로 쓸 나무 갑들 꺼내 놓을게요!”
“그러렴, 내가 듣기론 그쪽 텐구가 무척 빠르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하하, 환상향 최속이죠. 그렇게 알아주시다니 이거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그래. 그럼, 몸 둘 필요 없이 좀 갔다오렴.”
“음?! 무슨 말씀이신지?”
머쓱해서 웃던 아야가 뜬금없는 소리에 놀라자 유유코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알다시피 명계보단 밖이 더 재료로 쓸 예쁜 봄꽃들이 많이 피어서 말이야. 너보다 느린 우리가 직접 가는 것 보단 환상향 최속이면 뿌리까지 뽑아서 빨리 가지고 오는 건 일도 아니지 않니? 오늘내로 촬영 마치고 싶다면 말이야.”
“하아, 그럼 하는 수 없군요. 바로 갔다 오죠. 모미지!”
모미지가 아야를 쳐다보자 아야는 모미지에게 카메라의 셔터 부분을 보이면서 말했다.
“이걸 누르면 사진이 찍히고 그다음에는 여기 이 부분을 소리날 때 까지 돌리세요. 내가 금방 갔다 올 때까지 사진 잘 찍고 있어요!”
건네받은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모미지가 고개를 들자 이미 아야는 사라지고 없었고, 그 와중에 유유코가 스스로 밥을 짓고 식칼로 도마 위에 올려놓은 야채를 썰자 요우무가 말리면서 말했다.
“유유코님! 칼은 함부로 다루면 안 되니까 제가 할게요.”
식칼을 받아 든 요우무는 손목을 풀면서 다채롭게 재료를 썰면서 말했다.
“이렇게 베면 반달썰기, 이렇게도 베면 어슷썰기, 또 단순하게 이러면 십자썰기, 이렇게 잔잔하게 썰면 채썰기가 되요.”
“와, 우리 요우무가 칼을 아주 잘 다루는구나.”
유유코의 칭찬 때문인지 단순히 칼을 잡아서 그런지 신나게 칼을 다루는 것을 뒤에서 지켜보던 모미지는 저걸 찍을까 말까하며 생각했다.
‘쟤는 왜 베는 것만 눈에 불을 켜고 하는 거지?’
그리곤 옆으로 다가가 그 둘을 몇 장 찍자마자 뒤에서 자신을 툭툭 치는 느낌이 들어 말했다.
“벌써 왔어요?”
모미지가 뒤를 돌아보니 무수히 많은 꽃들을 뿌리채로 다 뽑아와 두 손으로 움켜쥔 아야가 숨을 헐떡거리며 외쳤다.
“무.. 물 좀! 헉. 헉.”
모미지는 칼질에 빠져 신나하는 요우무 대신 컵을 꺼내 항아리에서 물을 퍼다 주었고 컵을 받자마자 바로 들이킨 아야가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최대한 빨리 갔다 왔는데 이 정도 충분하신가요.”
유유코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야는 재료를 내려놓은 뒤, 사진기를 꺼내 옆에서 사진을 찍었다.
“예쁜 것들로 잘 가지고 왔구나. 이걸로 더 아름답게 꾸밀 수 있겠어.”
썰기를 끝낸 요우무가 삶아놓은 고기를 칼로 다지고 육수를 미리 챙겨놓자, 유유코는 재료들을 살피며 말했다.
“두릅은 튀김으로 하면 괜찮겠고 유채는 나물로 해서 삶아 된장에 무치고 냉이는 초절임으로 하면 되겠구나. 나머지 꽃들은 주먹밥이나 샌드위치, 화과자 주위에 장식하면 되겠어.”
“과연! 요리에서조차 그 관록이 묻어나오는 군요! 봄의 제철음식 기사에 참조하도록 하죠!”
모미지는 탄성을 지르는 아야가 재빠르게 건네주는 카메라의 필름을 갈아 돌려주면서 음식냄새에 입맛을 다셨고 아야는 봄에 어울리는 음식과 둘이서 요리하는 모습이 생각한 만큼 인상적으로 나와서 유유코가 이야기 하는 대로 문화첩에 받아 적고 뭔가 생각대로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희열감에 입맛을 다시며 셔터를 눌러댔다.
다 된 밥을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나 여러 재료를 넣어 꾹꾹 눌러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를 만들어서 들꽃들을 꽃아 장식하고 갑에 차곡차곡 쌓아 도시락을 만들어가는 유유코를 요우무는 끓는 기름에 재료를 넣어 튀김을 만들면서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요우무, 전부터 계속 염려스러운 게 있는가 보구나.”
“아아, 그게 저기 모시는 분께 무례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말을 안했는데요.”
“받아들일 수 있으니 말을 해보려무나. 요리가 걱정이면 지금 잘 되어가고 있지 않니.”
요우무는 머뭇거리다가 유유코의 입을 가리키며 말했다.
“실은, 요리가 만들어지는 게 걱정된 게 아니고요. 지금 완성 되어가는 걸 유유코 님이 다 드셔 버리실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그러자 유유코는 군침을 흘리고 있던 자기 입을 황급히 닦으며 웃었다.
“에이, 그럴 리가 없잖니.”
“하긴 유유코님 식탐에 입에 넣지 않으시고 지금까지 참아 오신 것도 대단하세요.”
요우무가 절레절레 흔들며 말하는 것에 아야는 문화첩에 이걸 고스란히 받아적었다.
“요우무, 기름 몸에 튀지 않게 조심하렴.”
“네, 걱정하지 마세요.”
긴 젓가락으로 익은 튀김을 건져내는 요우무에게 유유코는 옆으로 다가가 말했다.
“생선 손질은 했니?”
“그럼요. 내장을 발라내고 반으로 갈라놨어요. 그런데 유유코님. 여기 가까이 오시면 기름 튈지도 몰라요.”
“망령이 끓는 기름을 무서워하겠니.”
“와! 잠깐만! 유유코씨 좀 더 붙어주세요!”
아야의 요청에 유유코가 요우무한테로 붙자 아야가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지금 요우무 씨가 잡은 젓가락좀 같이 잡아주세요!”
유유코가 시키는대로 요우무의 젓가락을 잡은 손을 잡자 요우무는 표정관리가 안될 정도로 난처해졌고 아야는 아주 흐뭇해져서 말했다.
“자자, 카메라 보지 마시고 표정 자연스럽게! 같이 요리하는 그 포즈 그대로 찍을게요.”
그렇게 몇 장을 더 찍자 요우무는 심적으로 난처해서 얼굴이 붉어지며 아무 말 못하고 두릅을 튀기는 것에 집중했다.
“다 되었니?”
유유코가 묻자 아야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협조를 잘해주셔서 좋은 사진이 많이 나오겠는데요! 봄철의 두릅요리를 설명하는 기사에 같이 실으면 되겠어요!”
“그러렴.”
“근데 진짜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모미지가 꼬리를 흔들면서 카메라를 들고 음식을 향해서만 찍자 아야가 슬쩍 짜증을 부렸다.
“모미지! 필름 낭비하지 말아요!”
그러자 모미지는 바닥을 보이는 재료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다 떨어져 가는데요?”
아야가 깜짝 놀라 살피자 그 말을 들은 요우무는 미안한 표정으로 아야에게 고개를 한번 숙였고 유유코가 웃으며 손짓했다.
“그럼 좀 갔다오렴.”
“아오. 그럼 갔다 올 테니 모미지는 사진 함부로 찍지 말아요!!”
그렇게 아야가 몇 번 왔다 갔다하는 사이, 요우무가 기미스(황신초) 소스를 얹은 생선구이와 삶은 고기들을 썰어 넣고 유유코가 볶은 야채나 과일, 화과자들을 꽃잎으로 장식한 후 여러 봄의 제철 반찬과 음식들을 싸면서 꽤 많은 도시락이 만들어지자 도시락 뚜껑이 닫히기 전, 그 장식된 자태를 필름에 담는 아야와는 달리 이 정도로 많은 양이면 먹다가 배가 터지지 않을까 고민이 든 모미지가 물었다.
“유유코 씨, 도시락을 더 만드실 건가요?”
유유코는 턱을 괴면서 살짝 고민하다가 말했다.
“이 정도면 가서 요기는 될 것 같아. 이제 그만 만들지 뭐.”
“그럼 이제 나머지 음식들은 어떡하실 건가요?”
모미지가 다시 묻자 유유코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여기서 먹지, 뭐.”
“예?! 이걸 다요?”
모미지가 놀라자 나머지 3명은 뭘 당연한 걸 묻냐는 듯이 쳐다보았다.
“아니, 저 도시락도 가서 드실텐데, 미리 배를 채우시겠다고요?”
그러자 요우무가 웃으며 말했다.
“유유코님은 그걸로는 배 안 차세요.”
할말이 없어진 모미지가 아야가 다 쓴 카메라 필름을 다시 갈아 끼웠고 유유코가 요우무를 시켜서 남은 음식들을 조금 나눠주면서 말했다.
“넉넉하게 만들었으니 부담없이 넉넉하게 먹자꾸나. 요우무는 조금 있다 도시락을 같이 먹어야하니 조금만 먹으렴.”
요우무가 고개를 숙이는 걸로 답하고 아야와 모미지도 감사의 인사를 올리면서 식사를 시작했다.
“음식들 마다 맛있네요. 잘 먹도록 하겠습니다.”
맛을 보고 감탄하던 모미지는 입에다 음식을 넣기 바빴고 유유코도 참아왔던 만큼 요우무가 건네주는 대로 먹어치우기 시작했으며 아야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과연 미각이 좋으시다보니 요리도 그만한 맛을 자랑하시는군요!”
아야도 감탄의 말을 하자 요우무는 유유코가 자신을 위해 직접 만든 음식들을 몇 점 먹으면서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에 나오는 미소를 숨기지 못하고 맛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2차 창작 팬픽 > 동방 팬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4계절 특집 동방팬픽] 그 여름날의 연출 -1 (0) | 2015.05.24 |
---|---|
[4계절 특집 동방팬픽] 그 봄날의 연출 - 후기 (6) | 2015.04.06 |
[4계절 특집 동방팬픽] 그 봄날의 연출 -4(Fin) (0) | 2015.04.06 |
[4계절 특집 동방팬픽] 그 봄날의 연출 -3 (0) | 2015.04.06 |
[4계절 특집 동방팬픽] 그 봄날의 연출 -1 (0) | 2015.04.04 |